낚시춘추 2026년 신년호 특집은 ‘감성돔 보물섬 남해도, 5짜 도보 포인트 대공개’였다. 핵심 내용은 12월 말이면 씨알 굵은 감성돔이 낚이기 시작하고 최근에는 영등철까지 시즌을 이어간다는 것. 특집 기사가 나간 뒤 다시 항촌을 취재했고 그곳에서 더 굵어진 감성돔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12월 30일, 남해 항촌 해안의집 펜션 아래 갯바위에서 남해 현지 낚시인 김호준 씨가 발앞에서 입질 받은 감성돔을 뜰채에 담아 올리고 있다.

47cm 감성돔을 보여주는 김호준 씨.
지난 12월 30일, 창원 낚시인 김영규 씨와 부산 가덕도 감성돔 취재를 계획했다. 그런데 출조를 하루 앞두고 가덕도 일원에 뻘물이 들어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때마침 김영규 씨가 “남해도 항촌에 감성돔이 많이 붙은 것 같다”고 말해 2026년 신년호 특집 이후 상황을 확인할 겸 취재길에 올랐다.
30일 새벽 5시. 감성돔이 붙었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판단해 출조를 서둘렀다. 삼천포에서 밑밥을 준비한 후 도착한 곳은 항촌 해안의집 펜션 아래 갯바위. 해가 뜨려면 2시간 정도 남았기에 최대한 진입하기 쉬운 포인트를 골랐다. 그런데 펜션 앞 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주차장이 만원이었던 것. 부랴부랴 빈공터에 주차 후 갯바위로 내려가니 이미 수십 개의 전자찌가 어두운 수면을 가르고 있었다. 가장 명당으로 꼽히는 삼각여 주변에는 8명의 낚시인이 들어가 있어 접근조차 못했고 차선책으로 갯바위 초입에 자리를 잡았다.

김호준 씨가 자립 막대찌 채비를 최대한 원투하고 있다. 전방 50m에 수중여가 있으며 그 주변에서 굵은 감성돔이 낚인다.
해가 뜨기 전부터 출조해 감성돔 선상낚시를 하고 있다.
갯바위에서 바라본 일출. 해가 정면에서 뜨기 때문에 찌톱이 잘 보이는 막대찌를 주로 쓴다.

취재당일 감성돔이 호황을 보인 삼각여(펜션 아래) 일대. 모두 걸어서 진입할 수 있는 자리다.
자립 막대찌 또는 원투 가능한 구멍찌 필수
지난 특집 취재 때 이곳의 정확한 포인트 공략법을 조사했다.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삼각여 주변은 발앞부터 전방 20m를 노리고 갯바위 초입의 경우 전방 50~60m에 떨어져 있는 큰 수중여 주변을 노려야 한다는 것. 원투력이 좋은 자립 막대찌가 이곳에선 필수였다. 김영규 씨는 2호 막대찌로 채비를 했고 나는 막대찌가 없어 구멍찌 중에서도 원투력이 우수한 쯔리켄 듄스(DUNE) 1.5호를 사용했다. 밑밥은 잘 뭉쳐져서 멀리 날아가도록 집어제를 3봉에 크릴의 비중을 높였고 대신 압맥을 적게 사용했다.
채비를 마치니 들물에 수중여 방향(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잘 흘러갔다. 초들물에 승부를 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스름만 깔린 어두운 상황에서 전방 50~60m를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전 7시. 동이 트자 찌가 선명하게 보였고 수중여 주변을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었다. 조류가 약할 때는 채비 수심을 9m 내외에 맞추면 살짝 밑걸림이 생겼으나 조류가 빨라지고 수위가 오르자 채비 수심을 12m까지 올려야 했다.
가장 먼저 입질이 들어온 것은 예상대로 삼각여 주변이었다. 멀리서 촬영했지만 낚시인 1명이 감성돔을 낚아 살림망에 넣는 것이 보였다. 우리도 찬스를 기다렸고 김영규 씨가 첫 입질을 받아 43cm 감성돔을 올릴 수 있었다.
원투력이 뛰어난 쯔리켄 듄스 구멍찌.

항촌 삼각여 일대에서 확인한 현지인의 감성돔 조과. 씨알은 35cm 내외였고 앞으로 씨알이 더욱 굵어질 것으로 보인다.
씨알 굵은 학꽁치를 낚는 현지인. 오전 내내 많은 양을 낚았다.

취재팀이 낚시한 자리. 전방에 큰 수중여가 있으며 발앞에서도 입질이 들어왔다.
활성 좋은 감성돔이 발앞까지 진입
분위기가 좋아 연타를 기대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감성돔이 낚이자 낚시인들이 모여 들었고 해가 완전히 뜨니 학꽁치를 노린 현지 어르신들도 포인트로 들어왔다. 형광등 굵기의 학꽁치가 낚이는 것은 보기 좋았지만 낚시인이 많다는 도보 포인트의 단점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자리를 두고 다투기 보다는 사이좋게 공유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다음 입질을 기다렸다. 오전 11시가 되어 만조에 가까워지자 조류가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그때 막대찌로 발앞을 노리고 있던 김호준 씨의 낚싯대가 포물선을 그리며 고꾸라졌다. 원래 이곳은 먼 수중여를 노려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발밑까지 감성돔이 들어온 것이었다. 김호준 씨는 감성돔의 씨알이 굵다고 생각했는지 낚싯대를 지인에게 넘긴 후 얼른 뜰채를 댔고 노련하게 랜딩을 마무리했다. 밑밥통 줄자로 계측해보니 47cm.
만조가 지나 썰물이 흐르자 발앞은 복어와 망상어가 설쳐 공략이 힘들었고 정석대로 최대한 원투를 해야 했다. 김호준 씨 일행이 멀리서 다시 입질을 받았지만 아쉽게도 바늘이 빠져 버렸고 그 이후에는 복어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잡어 등쌀에 낚시인도 많아져 오후까지 낚시하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 갯바위를 나가기 전에 삼각여의 조황을 확인했는데 한 사람당 살림망을 하나씩 띄워놓은 것이 보였다. 그중 하나를 확인하니 35cm급 감성돔 두마리가 들어 있었고 나머지 낚시인들도 비슷한 조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김영규 씨가 입질을 받아 감성돔을 올리고 있다.
40cm급 감성돔을 낚은 김영규 씨. 살림망에 감성돔을 넣어 두었는데 너울파도에 쓸려 죽어 버렸다.
물색 탁하면 수심 6~8m 얕은 곳 공략
남해 현지 낚시인들이라 한사코 사진 촬영을 거부해 살림망에서 꺼낸 감성돔만 촬영한 것이 아쉬웠으나 항촌 갯바위 전역에 골고루 감성돔이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갯바위낚시가 금지된 가천 일대에서는 해가 뜨기 전부터 감성돔 선상낚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명불허전 감성돔 보물섬임을 새감 실감했다.
현지에서 만난 김호준 씨의 말에 따르면 남해 항촌 감성돔은 1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씨알이 굵어진다고 한다. 의외인 사실은 겨울이라고 해서 깊은 곳을 노리면 십중팔구 ‘꽝’이며 멀리 노리더라도 수중여가 가까워 수심이 얕은 곳, 홈통 자갈밭이나 햇빛이 잘 드는 넓은 갯바위 중에서도 수심이 6~8m인 곳이 명당이라는 것. 2~3일 화창한 날이 이어져 물색이 맑은 날에는 미조권 부속섬의 수심 깊은 곳에서 굵은 씨알이 낚이지만 날궂이 후 2~3일 물색이 탁해지면 얕은 곳이 더 유리하다고 했다.
만약 남해도로 출조한다면 인근 숙소에 하루 머물며 오전, 오후 물때를 모두 노려볼 것을 추천한다. 잡어만 없다면 오후 해질녘에도 씨알 굵은 감성돔이 잘 낚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보 포인트에 낚시인이 많다면 항촌포구에서 출항하는 낚싯배(광명호)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선비는 1인 3만원.
내비 입력 홍현리 1419-2(해안의집 펜션 앞 주차장)
원투력을 높이기 위해 집어제와 크릴의 비중을 높이고 압맥을 적게 섞은 밑밥.
여러 명의 낚시인이 서 있는 삼각여 일대. 포인트 앞에 살림망이 여러 개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