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1일, 거제 구조라에서 세일호를 타고 등여 일대로 출조한 낚시인들이 부시리를 노리고 캐스팅을 하고 있다.
조류가 잘 가는 물때인 추석 연휴 찬스를 놓칠 수 없어 한 달 전부터 예약을 잡고 빅게임을 준비했다. 남해동부의 경우 5물부터 12물까지가 조류의 흐름이 대체적으로 좋다. 이곳은 특히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해류의 영향으로 들물보다 날물이 더 강한 날이 많다. 그래서 살아나는 물때인 5물부터 8물까지, 오전 해 뜰 때 만조 후 날물이 진행되는 시간이 맞아 떨어질 때를 최고로 꼽는다.
상승조류를 만나야 하는 이유
특히 조류가 빠른 물때를 맞춰 움직이면 빠른 조류로 인해 하강조류와 상승조류를 자주 만날 수 있고 지속시간도 길어진다. 특히 상승 조류가 발생되면 100전 100승의 조과를 보여줄 정도로 조과가 좋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참고로 하강조류(Decent Current)와 상승조류(Ascent Current)는 낚시에서 정식으로 명칭된 것은 없다. 다이버들 사이에서 나온 단어인 듯하다. 이 조류가 발생이 되는 것을 낚시에 대입해 본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생각해보고 다이버들에게 자문을 구해 보았다.
버티컬 지깅이나 에깅을 하다보면 지그나 에기를 쳐올리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아래로 강하게 누르는 현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하강조류가 발생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강조류 현상이 발생하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둘째 치고 조황이 좋지 못하다.
하강조류 현상이 일어날 때의 바닷 속 상황을 다이버들에게 물어보면 물고기 한 마리를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차가운 상태가 많고 수중에 생명체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이버들도 선호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상승조류(Ascent Current)는 반대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가 된다고 한다. 상승조류가 생겨 플랑크톤이 용승하면 여러 물고기들이 모여 활동성이 올라가고 먹이사슬에 따라 큰 물고기 까지 모여든다고. 상승조류가 없다면 물고기도 없다는 것이 다이빙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끔 낚시를 하다보면 물밑에서 비늘이 막 떠오르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때가 상승조류가 발생한 것이다. 플랑크톤이 움직이고 물고기의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엄청난 먹성을 보이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낚시하면 거의 1타1수의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로 지그를 내리면 경쾌하게 저킹이 되고 톱워터에도 반응이 좋다. 이런 두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은 해류나 조류가 벽 형태의 지형에 부딪히며 생기거나 성격이 다른 두 조류가 만나 반대 방향으로 스치면서 형성된다고 한다. 결론은 낚시할 때 하강조류는 피하고 상승조류를 찾아 다녀야한다는 것이다. 평소 조류가 힘차게 가는 곳은 조류의 힘이 죽을 때 상승조류가 잘 발생하고 반대로 조류가 움직이지 않는 곳은 사리물때 전후 본류의 흐름이 강할 때 상승조류가 잘 발생한다.
▲ 가을에 대부시리가 자주 출현하는 구을비도 해상.
대구을비도엔 작은 부시리가 득시글
지난 10월 1일 새벽 4시30분, 거제 구조라항에서 세일호를 타고 부시리 빅게임을 나갔다. 세일호는 거제 유어선 중 최고의 빅게임 조황을 보여주는 배라고 할 수 있으며 그만큼 선장님의 실력이 좋다.
첫 포인트로 매물도 앞에 있는 등여로 갔다. 곧바로 구을비도로 갈 수 있었지만 이날은 평소와 다르게 들물도 매우 강하게 흘렀기 때문에 들물이 바로 받는 자리인 등여 쪽을 먼저 탐색하기로 한 것이다.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이라 일단 폽퍼로 캐스팅을 시작했다. 처음 배가 흐르는 동안에는 캐스팅에 반응이 없었다. 얕은 곳에는 아직 반응이 없는 것을 보아 바로 구을비도로 이동했다.
대구을비도로 먼저 들어가 수중여가 있는 곳을 탐색했다. 수중여 부근에 배가 정박하고 있었지만 낚시를 하는 배가 아니었다. 그래서 배 주위로 캐스팅을 해보았다.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르고 물색도 맑은 편이라 폽퍼의 강력한 진동과 소리가 방해가 될 거 같아 다이빙펜슬로 교체했다.
바로 반응이 왔다. 캐스팅 후 몇 번의 체이스가 있었고 씨알이 잘아서 그런지 펜슬베이트에 잘 걸리지 않았다. 일단 반응이 좋아 이동하지 않고 이 부근에서 계속 낚시를 했다.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드디어 첫 고기가 나왔다. 80cm 정도인 알부시리. 다른 일행들도 체이스를 받았으나 훅업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아마도 씨알이 작아서 그런 것 같았다. 몇 번 캐스팅 후에도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큰 씨알이 없다고 판단하고 소구을비도로 이동했다.
▲ 소구을비도로 향하고 있는 세일호.
지깅에는 ‘1타1수’
소구을비도에 도착하자 이곳저곳에서 라이징을 목격했다. 어탐기를 보니 어군이 매우 컸다. 조류의 속도도 1.5노트가 넘어갔다. 물의 흐름을 보니 변화지점이 보였다. 머리가 조금 큰 200mm 다이빙 펜슬을 세팅하고 조류가 변화는 곳에 착수 시켜 끌고 오자 큰 물보라가 일어났다.
정말 부시리다운 체이스가 발생했고 이내 랜딩에 성공했다. 그 후로도 어느 곳이든 펜슬베이트를 던지면 반응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소구을비도 부시리는 펜슬베이트를 조금 가려가며 입질했다. 머리가 좁은 것보다는 머리가 크고 다이빙 시 거품이 넓게 퍼지는 타입의 펜슬에 입질이 더 많았다. 지깅에는 1타1수 수준으로 계속 잡혀 올라왔다.
▲ 부시리를 히트해 손맛을 즐기고 있는 낚시인.
세일호에 탄 다른 낚시인들은 슈퍼라이트지깅, 버티컬 지깅을 둘 다 했는데 메탈지그가 내려가면 그냥 물고 늘어졌다. 톱워터와 지깅으로 2시간 동안 한바탕 소동이 있고 난 후에 조용해졌다. 들물이 다 끝나고 더 이상 조류의 흐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 배 후미에서 부시리를 노리고 있는 필자.
펜슬베이트 하나에 ‘쌍걸이’만 열 번
날물이 다시 흐르기까지 기다리며 점심을 먹고 정비시간을 가졌다. 날물이 조금 더 빠른 등여로 먼저 이동했다. 날물이 흐르는 시간이 되었지만 힘이 약했다. 원하는 만큼의 유속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라이징을 목격했는데 부시리의 활성도는 좋은 듯했다. 씨알은 작지만 펜슬베이트 하나에 두 마리가 입질하는 ‘쌍걸이’가 자주 되었다. 펜슬 하나에 두 마리가 올라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날은 열 번 이상 목격이 되었다.
▲ 펜슬베이트 하나에 두 마리가 동시에 입질하는 진풍경이 여러 번 펼쳐졌다.
조류의 힘이 살아나자 큰 놈들의 움직임도 보였다. 120cm가 넘는 대형은 없었지만 큰 놈을 걸면 110cm 전후로 씨알이 나쁘지 않았다. 전원 캐스팅으로 미터 오버급 부시리 손맛을 볼 수 있었다.
▲ 주둥이에 걸린 펜슬베이트를 제거하고 있다.
마지막 포인트인 대구을비도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날물이 약해 선장님이 바로 소구을비도로 이동했다. 소구을비도에 도착하니 날물이 강하게 흘렀다. 대구을비도와 소구을비도가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지만 조류의 흐름이 정말 달랐다.
여기저기에서 라이징이 목격되었고 바람이 조금 불어주고 너울이 발생된 상황이라 다이빙이 잘 되는 펜슬베이트로 바꾸었다. 역시나 판단은 맞았다. 배를 한 번 흘릴 때마다 씨알 좋은 부시리가 올라왔다. 날물의 힘이 약해질 때까지 꾸준히 110cm가 넘는 부시리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이날 함께 출조한 일행들 포함해 110cm가 넘는 부시리를 10마리 이상 낚았고 그 외 부시리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양을 낚을 수 있었다.
▲ 필자가 소구을비도에서 낚은 111cm 부시를 보여주고 있다.
▲ 필자가 소구을비도에서 펜슬베이트로 낚은 111cm 부시리.
문의 거제 세일호 010-8540-7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