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조금리 갈대 연안을 스피너베이트로 노려 52cm 배스를 낚은 필자.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는 요즘, 출조 때마다 산란에 임박한 배스들이 서서히 연안으로 붙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입질 빈도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스 포인트는 충남 당진의 대호만. 런커급 배스들을 매일 배출하고 있으며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낚시춘추 5월호에 대호만 배스 소식을 싣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4월호 취재 마감 이후 꾸준히 대호만으로 출조해 상황을 체크했고 마지막 답사에서 스피너베이트에 반응이 좋은 것을 확인했다. 이제 스피너베이트의 계절이 온 것이다. 그렇게 5월호 취재는 스피너베이트를 기반으로 대호만에서 진행하게 되었고 김연욱 팀원과 함께 했다.
적서리 가지수로에서 마수걸이
특정 포인트가 인기 있다는 것은 조황이 좋다는 뜻이지만 피싱 프레셔가 높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럴 땐 접근이 편한 곳보다는 어려운 곳으로 가야 나은 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첫 포인트를 어디로 선정할지 더 고민이 되었다. 지난 3월 30일 오전 6시 반. 접근이 편하고 최근 조황이 좋았던 적서리 가지수로(대호지면 적서리 1724)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준비를 마치고 수로로 들어서니 배스가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기대감이 크게 상승. 스피너베이트로 주변을 천천히 탐색했다. 하지만 배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갈대와 부들 군락 주변으로 프리리그 피칭을 반복했지만 역시 배스의 반응이 없었다. 수로를 따라 내려가며 본류와 만나는 지점까지 탐색했지만 반응을 얻지 못하고 첫 지점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아쉬움에 배스가 사냥하던 그 지점을 스피너베이트로 계속 탐색했는데 회수하기 직전 갈대 앞에서 ‘퍽!’하며 배스가 반응해주었다. 4짜급 배스였다. 시계를 보니 오전 8시45분. 2시간 넘게 적서리 가지수로에 있었지만 한 지점을 반복 탐색해서 겨우 한 번의 입질을 받은 게 조과의 전부였다. 결국 수로보다는 본류가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본류로 이동하기 전에 잠깐 들른 사성수로에서는 입질도 받지 못했고 심지어 물색도 맑은 편이라 결국 조금리 본류 쪽을 정조준하게 되었다.
바람 불 때 더 위력적인 스피너베이트
적서리에서 사성리를 거쳐 조금리(조금리 568)에 도착하니 구름이 짙어지고 본류에서 연안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꽤강한 바람이라 후드를 쓰지 않으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찼다.
바람이 연안으로 불면 베이트피시들은 연안으로 붙게 되고, 배스 역시 연안으로 들어온다. 이때는 물속이 조용하지 않기 때문에 파장으로 어필하는 크랭크베이트, 채터베이트, 스피너베이트가 유리하다.
나는 마수걸이를 기록한 스피너베이트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갈대 주변에서 운용한 스피너베이트에 ‘퍽!’하는 두 번째 입질을 받아냈다. 발앞에서 받은 입질이라 배스가 보였는데, 체고가 엄청나게 컸다. 가까스로 랜딩에 성공 후 빠르게 달려와 준 김연욱 팀원의 도움을 받아 계측하니 52cm 런커였다.
52cm 배스를 견인한 로드는 바낙스 에스파다 나노 C70MHG. 모델명 뒤에 붙은 G가 붙은 것은 글라스 로드라는 뜻으로 팁이 글라스 소재로 만들어져 부드럽게 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스피너베이트나 크랭크베이트와 같은 무빙 계열의 루어를 쓰다 입질을 받으면 팁이 뻣뻣한 경우 배스가 루어를 쉽게 흡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초리가 글라스인 경우 부드럽게 휘어져 흡입이 쉽게 된다. 그래서 한 번 받은 입질을 조과로 연결하는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로드의 코드 네임인 ‘FRAGARACH’는 켈트 신화에 나오는 광
명의 신 ‘루 라와더(Lugh Lámhfhata)’의 검으로 절대 빗나가지 않는다는 검이다.
로드, 루어, 라인 삼박자가 척척
내가 먼저 두 마리를 낚았으니 김연욱 팀원이 낚을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또 나에게 먼저 입질이 왔다. 이번에도 발앞 갈대에서 입질이 왔고 좀 전에 랜딩한 런커보다 더 힘을 쓰는 것이 느껴졌다. 갈대로 파고드는 것을 겨우 제압해서 랜딩에 성공하니 54cm 배스였다. 스피너베이트에 런커가 연속으로 나오는 상황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조금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다. 시작부터 ‘BKK 매드 맥스 1/2oz’ 스피너베이트(텐덤 블레이드)로 꾸준한 반응을 얻어내었고 런커 2마리 외에 덩치 큰 40cm급 배스 4마리를 더 낚을 수 있었다. 모두 스피너베이트로 낚았고 훅셋 미스 없이 100% 랜딩을 기록했다. 오늘 사용한 로드 외에 스피너베이트와 14lb 카본 라인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 김연욱 팀원은 조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스피너베이트 운용 경험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분명히 입질을 받았을 텐데 수초로 오인해서 놓쳤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철수 직전, 아쉽고 미안한 마음에 내가 사용한 제품과 같은 스피너베이트를 선물로 주었다. 다음 취재 땐 김연욱 팀원이 더 좋은 조과를 얻길 바라며 5월호 현장 답사기를 줄인다.
필자의 장비와 채비
채비 : 스피너 베이트 (BKK - MAD MAX 1/2oz #001 컬러)
라인 : Amigo - Test Line 14lb (플로로카본)
릴 : Banax - Apollo SV 111GL
로드 : Banax - Espada Nano C70MHG (코드 네임: FRAGARACH)
어탐기 : Deeper - Chirp +2
김연욱 씨가 대호 적서리 가지수로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다.
갈대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 사용한 노싱커리그.
필자가 대호 조금리 갈대 연안에서 낚은 52cm 배스.
스피너베이트를 입에 물고 나왔다.
김연욱 씨가 준비한 간식.
대호에서 주력으로 사용한 노싱커리그(좌)와 스피너베이트 채비.
대호 답사 출조 때 사용한 플로리다리그.
김연욱 씨가 채비를 세팅하고 있다.
조금리 가지수로에서 스피너베이트로 5짜 런커를 올리고 있는 필자.
스피너베이트로 낚은 52cm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취재 때 사용한 채비와 라인.
대호로 취재를 나선 필자(좌)와 김연욱 씨.
조금리 가지수로에서 두 번째로 올린 54cm 배스와 필자의 장비.
54cm 배스를 들고 기념 촬영.
54cm 배스 계측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