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DITION|EGING PEAK
통영
9월엔 캐스팅! 10월엔 팁런!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통영은 에깅 초장기부터 명소로 꼽히던 곳이다. 욕지도, 매물도, 연화도 등 에깅으로 유명한 섬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통영 매물도의 경우 에깅 선상낚시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고 언론에 보도된 곳이기도 하다. 욕지도는 섬 연안에 도보 포인트가 많아서 워킹 낚시인들의 성지로 꼽힐 정도로 유명했다. 최근에는 이곳이 선상낚시 포인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통영의 많은 낚싯배들이 에깅 시즌이 되면 선상낚시 출조를 시작해 낚시인들을 모으고 있으며 자원의 고갈 없이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
마산에서 출조한 최용석(좌), 최용선씨가 철수 직전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동시에 히트했다
화끈한 한방이 있는 곳
지난 8월 26일 창원의 진승준씨와 함께 통영 욕지도로 에깅 선상낚시를 나갔다. 한국프로낚시연맹에서 활동하는 진승준씨는 최근 아프리카방송BJ로 활동영역을 넓혔는데, 낚시터 현장에서 생중계로 인터넷 방송을 한다. 원도 갯바위뿐 아니라 루어낚시 등 전 장르의 낚시를 방송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에깅 시즌을 맞아 욕지도 에깅 선상낚시를 방송하기로 했다.
오전 3시경, 통영 산양읍 풍화리에서 6명의 낚시인들과 윤진욱 선장의 두모호를 타고 욕지도로 출항했다. 1시간을 달려 포인트에 도착하니 어스름이 걷히고 있었고 욕지도 남서쪽 유동등대 주변의 본섬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선두에 선 낚시인들은 3.5호 노멀 타입의 에기를 사용해 연안으로 힘껏 캐스팅을 시도했고, 낚싯배 가운데나 후미에 선 낚시인들은 3.5호 에기에 15g 내외의 싱커를 물리고 살짝 캐스팅해서 바닥을 노리는 낚시를 했다.
에깅 선상낚시는 예전에는 대부분 캐스팅 게임을 했으나 최근에는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연안을 공략하기 쉬운 쪽에 있는 낚시인들은 에기를 가볍게 사용해서 얕은 연안을 노리고, 연안 반대쪽에 서거나 위치가 어중간한 낚시인들은 연안을 노리지 않고 바닥을 노리는 식이다. 바닥을 노리는 점에서 팁런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보니 낚시인들은 일반 에기에 싱커를 따로 준비해서 포인트에 접안할 때마다 에기를 교체해 가며 낚시한다. 이렇게 낚시하는 것이 훨씬 조과도 좋고 다양한 액션을 주며 낚시할 수 있어서 재미도 있다.
욕지도 검등여 앞에서 에깅을 시도하고 있는 낚시인들
조류에 낚싯배 흘리는 팁런 시도
오전에 낚시한 남서쪽 유동등대 아래에서는 500g 내외의 무늬오징어가 낚였다. 깊은 곳을 노린 낚시인들은 그것보다 조금 큰 600~700g 무늬오징어도 낚을 수 있었는데, 여름이라 큰 무늬오징어들이 깊은 곳으로 몰린 듯했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호황을 보이지는 않았다. 연안에는 300g 내외의 잔챙이 무늬오징어가 많았고 비가 온 직후라서 그런지 물색이 탁해서 다양한 컬러의 에기가 먹히지 않고 특정 컬러에만 입질을 하는 현상을 보였다. 취재 당일에는 유독 금색 베이스의 내추럴 컬러에 무늬오징어들이 많이 입질했는데, 진승준씨는 금색 에기를 사용해 연타를 이어나갔다.
조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윤진욱 선장은 연안에 배를 고정하지 않고 조류에 흘리며 팁런을 시도했다. 연안 캐스팅 게임과 팁런은 닻을 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서 차이가 난다. 연안 캐스팅 게임의 경우 연안 가까운 곳에 배를 정박해 닻을 내려 낚싯배를 고정한 상태로 낚시하는 것이며 이와 비교해 팁런은 조류에 배를 흘리며 에기를 수직으로 내린다. 최근에는 캐스팅 게임과 팁런을 병행하는 선장들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두모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은 팁런 전용대를 준비한 것을 볼 수 있었다. 팁런을 할 때는 팁런 전용 에기를 쓰거나 일반 에기에 15g 내외의 싱커를 달아서 사용하는데, 강한 조류에도 수직을 유지할 정도의 무게가 되어야 하고 바닥을 빠르게 찍을 수 있어야 한다. 보통 에기의 무게와 합해 40g 내외면 충분하고 국도 등 통영 외해의 섬에서는 50g 내외를 사용하기도 한다.
팁런은 욕지도의 부속섬 검등여 주변에서 했다. 검등여 주변으로 흐르는 강한 물살에 낚싯배를 흘려주며 낚시인들은 에기를 수직으로 내린다. 그리고 에기로 바닥을 찍은 후 곧바로 두어 바퀴 릴링을 해서 에기를 띄우고 가만히 있는데, 팁런은 낚싯배가 움직이며 에기도 움직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입질이 들어온다. 입질은 초리가 쭉 당겨지는 느낌이다.
입질은 선두에서부터 오기 시작했는데, 낚이는 씨알이 700g 내외로 컸다. 역시 강한 조류가 흐르고 수심이 깊은 곳에 더 큰 무늬오징어가 숨어 있었다. 팁런은 낚싯배를 어느 정도 흘린 후엔 다시 포인트가 될 만한 곳으로 이동한 후 흘리기를 반복해야 하는데, 검등여에서 시작한 팁런은 연화도로까지 이어졌다. 주로 수심 20m 내외를 노렸고 깊은 곳은 30m가 넘는 곳도 있었다.
금색 컬러 에기로 무늬오징어를 낚은 진승준 프로
씨알에서 압도하는 팁런의 매력
팁런은 연안낚시와 같이 잔챙이의 자잘한 입질을 자주 받을 수는 없지만, 한 마리를 걸어도 큰 무늬오징어가 올라왔다. 진승준씨는 “지금은 여름이라 씨알이 700g 내외로 작지만 가을이나 초겨울로 접어들어 더 깊은 곳을 공략하면 대부분 1kg이 넘습니다. 작년에는 국도에서 10월부터 팁런이 성행했는데, 대부분 1~2kg 무늬오징어가 올라왔고 마릿수 조과도 훌륭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욕지도 조행은 오후 3시경 강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올여름은 계속 무더웠다가 중순이 지나면서 폭풍이 불기 시작해 8월 이후로는 출조가 상당히 어렵게 되었는데, 낚시인들은 어차피 9월 이후 가을 시즌을 더 기대하고 있으니 현재의 조황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철수하기 전에 낚은 조과를 모두 모아보니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10마리 내외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것을 확인했다. 마릿수는 좋았지만 씨알이 500g 내외라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두모호 윤진수 선장은 “사실 에깅 시즌 중 가장 낚시하기 어려운 시기가 8월 말과 9월 초입니다. 날씨가 나쁘고 무늬오징어들이 산란 후 깊은 곳으로 숨기 때문이죠. 추석이 지날 무렵이면 가까운 연안에서부터 활성 좋은 무늬오징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팁런을 하지 않고 연안 가까운 곳에서 캐스팅 게임을 즐기며 팁런은 10월 이후 깊은 곳을 노릴 때 시작합니다”라고 말했다.
■출조문의 통영 두모호 010-4585-7360
통영 산양읍 풍화리 선착장에서 두모호에 승선해 출항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낚시도 생방송 시대 ---소
아프리카방송BJ 진승준 프로 ----중
최근 인터넷에서는 개인 방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경우 아프리카TV가 대표적인 사이트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개인이 직접 BJ가 되어 방송을 한다. 가장 흔한 주제로 ‘먹방’이 있는데, BJ가 나와서 온갖 음식을 먹으며 관람객과 대화를 한다. 진승준씨는 낚시를 주제로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고 있는데, 가거도, 추자도, 매물도 등 유명 갯바위를 찾아가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도 기존에 보기 힘든 낚시를 주제로한 콘텐츠가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낚시 관련 BJ들도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낚시터 현장을 생생한 라이브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진승준 프로의 방송은 아프리카TV에 접속, ‘JP진프로’를 검색하면 지난 방송과 라이브를 시청할 수 있다. 시청은 무료.
아프리카TV를 생중계하고 있는 진승준 프로
팁런!
베이트릴 에깅 장비에 30~50g 에기 사용
1 팁런의 기본자세. 채비를 내린 후 낚싯대를 수평으로 유지하고 입질을 기다린다. 수직 액션을 가끔 주기도 하며, 수직 액션을 줄 때 감도를 높이기 위해 베이트릴 장비를 사용한다.
2 팁런 전용대. 초리가 가늘고 예민하며 작은 가이드가 많이 붙어 있어 감도가 뛰어나다. 초리가 흰색으로 칠해져 눈으로도 입질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3 팁런 전용 에기. 바닥을 노리는 팁런 전용 에기는 물고기가 아니라 갑각류에 가깝게 제작되어 있으며 무게는 30g이 넘는다. 갑오징어용으로도 즐겨 사용한다.
4 일반 에기에 싱커를 부착했다. 굳이 팁런 전용 에기가 아니더라도 기존 3.5호 노멀 타입의 에기에 싱커를 부착해서 팁런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