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제주도 넙치농어 호황 그 이후는?
서부권 모슬포~사계리를 주목하라
성상보
4~5월 호조를 보였던 넙치농어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아마도 지속되는 가뭄과 안정되지 않고 있는 수온이 가장 큰 영향이 아닐까 한다. 동부권을 포함해 서귀포 남원, 태흥리 일대에는 확실히 농어들이 연안가까이 붙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수온 불안정에 따른 베이트의 부재로 인해 남부권 포인트에는 극소수의 넙치농어만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제주도 서부권 야간낚시에서 넙치농어를 낚은 최강영씨.
은어에 매치되는 미노우가 잘 먹혀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는 건 최근 서귀포 서부권인 법환리를 시작으로 강정, 대포동, 예례동 외 포인트에서는 조황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부권은 양식장 배출구보다 담수가 내려오는 곳, 은어들이 바다로 내려가는 곳이 최고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으며 은어들이 서식하고 있는 법환리의 속골, 켄싱턴리조트 뒤, 강정해군기지 옆 냇가가 확률 높은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마릿수 조과보다 낱마리일 가능성이 크다.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현재 넙치농어들이 영양상태가 아주 좋아 힘 또한 대단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중순 출조에서도 확인했지만 법환리 일대에서 낚은 넙치농어는 상당히 파이팅이 넘쳤다. 지금 넙치농어 출조할 때 한 가지 알아둬야 할 팁이라면 절대적으로 너울성 파도가 있어야 하며 철저히 수중여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농어들이 발 앞까지 따라와 덮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
또한 베이트가 되고 있는 은어와 흡사한 사이즈의 미노우를 고르고 컬러도 은어에 맞추는 것이 좋다. 지속적인 리트리브보다는 스톱&고 릴링 액션에 반응이 좋다. 너울성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면서 뒤쪽으로 따라오는 파도가 조류에 순간적으로 빨려들어 갈 때 릴링보단 잠깐 멈추는 것이 핵심 테크닉이다.
물때는 초썰물~중썰물이 찬스
제주는 봄농어 시즌과 장마 시즌에 많은 농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사실상 지금이 출조 최적이일 수도 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제주 전역에서 호황을 보이므로 북부, 서부, 동부, 남부권 어디든 물때와 포인트만 잘 파악 한다면 어렵지 않게 농어손맛을 볼 수가 있다. 넙치농어가 아니더라도 농어만 노린다면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추천하는 포인트는 서부권이다. 모슬포 운진항부터 논짓물까지 구간이 가장 안전하게 접근할 수가 있으며 특히 사계리에 있는 사계백사장은 과거 엄청난 마릿수와 참돔, 민어, 양태, 광어 등 다양한 어종이 낚인 곳으로 유명하다. 이 시기의 미노우는 다이와의 쇼어라인샤이나 SL14와 같은 슬림한 롱미노우가 효과가 좋다. 백사장 같은 넓은 포인트는 먼 거리부터 탐색하는 것이 좋으며 개개인의 캐스팅 비거리에 따라 조과가 달라지므로 많은 연습을 하기 바란다.
물때는 초들물이나 초썰물~중썰물일 때 필자는 가장 많은 재미를 보았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포인트들은 무늬오징어들이 잘 들어오기도 하므로 농어루어말고 에깅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곳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조황을 보여준 서귀포 남원의 태흥리 갯바위.
반드시 필요한 안전장비들
농어낚시에 있어서 파도와 조과는 직결된다. 그러나 파도는 위험한 것이 문제다. 초보자들은 ‘파도 정도야 뒤집어쓰면 그만 아닌가’라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초보들을 데리고 포인트로 가보면 갯바위 근처로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상상과 실제는 그만큼 차이가 난다. 그래서 안전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경험이 많은 앵글러들은 파도를 보면서 수중 아래에 있는 수중여를 파악한 후 안전을 고려하며 캐스팅 할 위치를 선정하고 랜딩 시 이동할 방향 등을 한 순간에 결정한다. 그러므로 너울성 파도가 높을 시엔 노련한 앵글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므로 꼭 고수와 동행할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안전장비는 반드시 구비해야 한다. 만만하게 진입했다가 너울성 파도에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므로 배우고자 하는 앵글러나 함께하는 앵글러나 안전에 대해 반드시 숙지를 해야 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안전장비는 다음과 같다.
①고정형 재킷 : 부력이 있으며 물에 빠졌을 경우에 뜬다. 넘어졌을 때도 타박상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대부분 비상용 호루라기 내장되어 있으므로 위험할 때 사용할 수 있으며 낚시용 소품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농어를 노리는 앵글러라면 반드시 준비해야한다.
②장갑 : 제주도는 칼바위 포인트가 의외로 많다. 순간적으로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갯바위를 손으로 잡거나 받치는데 이때 바위에 붙은 따개비나 날카로운 바위에 손을 베일수가 있으므로 장갑 착용은 필수다.
③랜턴 : 밤낚시에 필수다. 더 밝은 LED랜턴을 추천하며 줌으로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랜턴이 좋다. 출조 시 반드시 배터리 잔량을 체크하며 비상용으로 작은 랜턴도 꼭 준비한다. 서로 떨어진 자리에서 랜턴 불빛으로 의사 전달을 할 수가 있으므로 랜턴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④신발 : 갯바위용으로는 밑창이 펠트와 스파이크로 나누어지는데 필자는 펠트에 핀이 박인 핀펠트를 선호한다. 갯바위를 넘나들며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므로 질기고 해수에 강한 핀벨트를 신어야 한다. 시중에는 밑창의 핀벨트를 교환할 수 있는 것이 출시되고 있지만 농어루어 앵글러에겐 고정형이 훨씬 안전하며 오랫동안 신을 수 있다.
⑤낚시복 및 웨이더 : 대부분 낚시복은 고어텍스 재질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방수기능이 있는 섬유로 만들어져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웬만한 아웃도어 의류보다 내구성이나 기능성을 능가한다. 파도가 들이칠 때는 필수. 웨이더는 입고 벗고의 번거로움과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과거 제주의 앵글러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으나 몇 년 전부터는 필수가 되어가는 듯한 분위기이다. 특히 겨울에는 방수력이 좋아 보온 기능이 뛰어나 필수 아이템이다.
⑥랜딩그립, 플라이어 외 기타 : 집게 형태의 랜딩그립과 뜰채식으로 된 랜딩폴이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필자는 작고 가지고 다니기 편한 집게 형태의 랜딩그립을 선호하는 편이다.
플라이어는 농어에 박힌 미노우를 제거하기 위해 쓰인다. 간혹 손으로 대상어에 박힌 미노우를 제거하려는 앵글러들이 있는데 상당히 위험한 짓이다. 손에 미노우 트레블훅이 박힐 수 있으며 미늘이 살 속으로 파고들 때는 병원에서 마취 후 제거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훅은 플라이어로 제거하길 바란다.
여기에 헬멧까지 써 준다면 금상첨화다. 헬멧은 물에 빠졌을 때 파도에 밀려 머리가 바위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해 준다.
필자는 안전장비 구입에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낚싯대와 릴 그리고 소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장비이므로 가급적 성능과 기능 그리고 내구성을 검증받은 제품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