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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_GT PARADISE COMODO 3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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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GT PARADISE COMODO

 

6박7일 원정기

 

몬스터를 향해 쏴라!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팀코리아 정종우(포카라, 좌) 회장과 박정수(박레볼)씨가 원정 마지막 날 동시에 GT를 낚아 사진을 찍었다.

 

1DAY

날아가 버린 소주

 

12월 22일 오전 9시. 빅게임 마니아인 팀코리아(정종우, 김정학, 전형석, 원종홍, 김정환, 박정수, 신형욱) 회원들과 피싱티비 그램퍼스의 김진일, 박명수 PD가 인천국제공항에 모였다. 목적지는 인도네시아 코모도. 목표는 50kg 오버 GT다. 정오에 이륙한 비행기는 7시간을 날아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고 발리 현지에서 다이버 강사를 하고 있는 정광남씨가 우리를 마중 나왔다. 정광남씨는 발리 현지에서 교통편을 제공하고 숙소, 식당 등을 예약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세관을 통과할 때 내가 회원들의 짐을 카트에 싣고 맨 마지막으로 통과했는데 회원들은 미처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공항을 빠져나갔고 나는 검색대에서 소지품 검사를 당했다. 별일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검사 중에 가방에서 회원들이 정광남씨에게 선물로 주려고 가져온 소주가 나왔고 규정보다 많은 양이 나오자 세관이 이를 압수한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함께 있었다면 정량(1인 1리터)을 초과하지 않는 양이지만 가방을 몇 개 집어든 것이 하필 죄다 소주가 든 가방이었던 것이다. 얼른 회원들에게 연락을 했으나 이미 공항 밖에서 차에 짐을 싣고 있었고 결국 세관에 사정해서 소량의 소주만을 되돌려 받고 나머지는 몽땅 압수당하고 말았다. 뒤늦게 공항 밖에서 일행을 만나 다시 세관을 찾아갔지만 벌써 폐기했다는 말만 들었고 그렇게 소주를 날리고 말았다.

공항을 빠져나간 후에는 현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 잠을 자며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발리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로 들어가지만 최근 분화의 조짐을 보인 아궁 화산 때문에 공항과 시내는 한산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참고로 최근 화산에 대한 공포 때문에 발리행 비행기 표가 대폭 할인해서 나오고 있으니 어쩌면 지금이 코모도행 찬스일지도 모른다. 아궁 화산은 덴파사르 공항에서 5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화산이 터져도 직접적인(화산재 등에 의한 피해는 있다) 피해를 입지는 않으며 공항이 폐쇄되는 이유는 화산재가 비행기 운항에 위험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원정을 위협한 발리 아궁 화산.

 

코모도 6박7일 원정을 함께한 팀코리아 회원들. 김진일(그램퍼스 PD), 박주현(그램퍼스 카메라 감독), 김정학, 전형석, 전형석씨 부인, 박정수, 정광남, 김정학, 신형욱, 정종우, 원종홍씨. 좌측부터 시계방향.

 

코모도 서남쪽 일대의 급류. 강한 조류가 만나 소용돌이 치기 때문에 작은 배는 항해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하다.

 

 

2DAY

짐만 빼고 모두 도착

 

둘째 날은 코모도로 가는 7시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침부터 일찍 서둘렀다. 공항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후 비행기에 탑승, 1시간 30분을 날아서 인도네시아 누사틍가라티무르주에 있는 라부안바조 항구로 향했다. 라부안바조까지 가는 비행기는 약 50명 정도 탑승 가능한 소형 비행기.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지만 여기서 또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람은 모두 도착했지만 짐이 거의 도착하지 않은 것. 공항 직원의 말에 의하면 비행기의 짐칸이 모두 차서 일부 짐은 다음 편 비행기(오후 1시)로 도착한다고 했다. 확인해보니 로드 케이스, 릴 케이스는 모두 오지 않았다. 우린 무엇을 위해 아침도 거르며 첫 비행기를 탔는가.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공항에서 라부안바조항까지는 현지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아덱 아메르타씨의 직원들이 픽업을 와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항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해상호텔인 쳉호(CHENG HO)호에 승선했다. 해상호텔은 주로 다이버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라부안바조항에는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해상호텔들이 많은데 3박 혹은 4박 일정으로 해상호텔에 머물고 코모도 주변을 돌며 하루 3~4회 다이빙을 즐긴다. 코모도 주변은 발리에 비해 물색이 맑지는 않지만 다양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다이버들이 몰린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쥐가오리(만타), 개복치가 있으며 다양한 그루퍼와 GT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해상호텔을 이용하면서 낚시도 가능한데 낚싯배가 매일 해상호텔에 픽업을 오고 철수할 때도 항까지 나가지 않고 해상호텔로 오면 되기 때문에 굉장히 편한 것이 장점이다. 라부안바조항에서 코모도 서쪽으로 가려면 적어도 2시간 정도 달려야 하니까 출조와 철수 시간을 합하면 무려 4시간의 여정을 매일 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해상호텔에 승선한 후엔 다이빙과 낚시 일정을 설명하는 브리핑이 잠깐 진행됐고 그 후 곧바로 다이빙과 낚시가 시작되었다. 장비가 없는 탓에 한 팀은 다이빙을, 한 팀은 장비를 대여해서 낚시를 나갔다. 낚싯배는 두 척을 빌렸고 한 배에 5명이 승선했다. 나는 정종우, 원종홍, 김정학, 김정환, 박정수 회원과 함께 첫날 곧바로 낚시를 나갈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코모도의 동쪽에서 멀리 떨어진 세라이 지역. 세라이는 코모도와 파다르섬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이 주변을 돌며 GT를 노렸다. 첫날은 아덱 아메르타씨의 아들 레자의 가이드로 낚시를 시작했다.

포인트는 아주 다양하게 산재해 있었다. 수심 15m 내외의 섈로우, 산호초 지대, 직벽, 조류가 빠른 물골 등 가는 곳마다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포인트들을 볼 수 있었다. 회원들은 130~180g의 포퍼를 사용해 선두, 선미, 보트의 지붕에 자리를 잡고 캐스팅을 시작했다. 낚시를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포핑은 첫째도 둘째도 캐스팅 비거리라는 것을 절감했다. 동승한 박정수씨와 김정환씨는 이번이 포핑 첫 도전이었는데 충분히 연습을 하고 왔다지만 흔들리는 배위에서 과감하게 캐스팅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에 비해 경험이 많은 정종우, 원종홍, 김정학 회원은 어디에서든 호쾌한 캐스팅을 보여주었고 입질도 먼저 받았다.

GT는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출조할 때는 던지면 물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거의 4시간을 캐스팅으로 체력을 허비하고 모두 지쳐갔을 무렵 원종홍씨가 파다르섬 일대에서 20kg 블랙트레발리를 낚을 수 있었다. 첫날의 조과는 그것을 끝으로 출조를 마무리하고 다시 해상호텔로 돌아왔다.

 

정종우 회장의 호쾌한 캐스팅.

 

아덱 선단이 운항하는 두 척의 모터 보트.

 

박정수씨가 큰 사이즈의 블랙트레발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낚시 둘째 날에 35kg이 넘는 대형 GT를 낚은 원종홍씨.

 

 

 

3~5 DAY

출조할 때마다 전원 손맛

 

12월 23일, 항공사에서 모든 짐을 전달받았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고 낚싯배 두 척으로 나눠 타고 본격적으로 코모도 일대를 탐색했다. 딱 한 사람 신형욱씨만 빼고. 신형욱씨는 완도에서 엔조이호를 운항하는 선장이다. 인명구조와 다이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다이버 어드밴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하루 더 다이빙에 도전하기 위해 빠진 것이다.

오전 7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장비를 챙기고 있으니 8시가 되었을 무렵 아덱의 낚싯배 두 척이 해상호텔에 접안, 장비들을 모두 옮겨 싣고 포인트로 나갔다. 둘째 날부터는 아덱 아메르타씨가 직접 가이드에 나섰다. 그는 1993년 인도네시아 록봄 지역에서 처음으로 포핑을 시작한 낚시인으로 코모도의 유명한 낚시 가이드이다. 발리와 코모도에는 잘 알려진 가이드가 3명 있는데 서양인 한 명은 GT를 죽이는 등 스포츠피싱의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 추천하지 않으며, 일본인 가이드와 아덱씨가 주로 코모도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덱씨의 말에 따르면 코모도로 GT원정을 오기 시작한 것은 2000년에 일본인이 먼저 시작했으며 원정을 오는 비율도 일본인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지깅 창시자로 불리는 모기 요이치씨, 다이와의 지깅 마스터 무라카이씨도 가이드한 경험이 있다.

낚싯배는 20분 정도 달려 코모도 서남쪽의 랑코이 지역에 도착했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토로롱코이(torolongkoi)라고 부르는데 코모도 본섬과 떨어진 여 사이로 급류가 흐르고 바닥 지형이 거친 것이 특징이다. 처음 도착했을 무렵에는 조류가 빠르게 흐르지 않았지만 주변을 돌다가 다시 왔을 때에는 거의 강물처럼 조류가 흐르고 있었고 원종홍씨가 연안으로 바짝 포퍼를 던지자 시원하게 GT가 입질했다. 첫날 낚은 것과는 확연히 다른 파워를 보여주는 GT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칫하면 거친 여에 쓸려 쇼크리더가 날아갈 듯했으나 원종홍씨의 파괴력이 결국 GT를 압도하고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올린 녀석은 35kg이 넘는 거구. 참고로 코모도 일대에서 낚인 GT 최대어는 60kg이 넘는 것도 있지만 주로 낚이는 빅사이즈는 40kg 내외라고 한다.

 

원종홍씨의 파이팅 순간. 심해의 괴어와 맞닥뜨린 순간의 희열은 체험해보지 안흔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정종우 회장이 마지막 날에 낚은 대형 GT.

 

 

박정수씨가 GT를 낚은 후 꼭 해보고 싶었다는 포즈.

 

원종홍씨가 마지막날에 낚은 GT.

 

김정환씨는 보기 힘든 빅아이트레발리를 낚았다.

 

 

포핑의 재미는 역시 쏘는 맛

 

오전 10시30분경에 첫 조과가 올라오자 동승한 회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코모도의 날씨는 30도를 웃돌고 햇빛이 따가워서 힘은 들었지만 회원들은 한 번의 입질을 위해 계속해서 캐스팅을 했다. 김정환씨가 이어서 입질을 받았지만 순식간에 쇼크리더가 날아가 버렸다. 쇼크리더가 GT의 이빨에 쓸린 것일 수도 있고 대형 GT가 삽시간에 입질을 하는 바람에 드랙이 순간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쇼크리더가 터진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지루한 캐스팅은 단발의 ‘히트!’ 함성으로 다시 불이 붙는다. 오후 1시가 되어 정종우씨도 기다리던 입질을 받고 20kg GT를 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팀코리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몸무게가 50kg 밖에 나가지 않는 작은 체구지만 빅게임에 빠져서 해외원정을 다니는 진정한 마니아다.

오후 1시에는 점심을 먹은 후 계속 포인트 탐색을 해나갔다. 코모도는 제주도의 5분의 1 크기로 규모는 작지만 조류가 세고 다양한 지형이 있기 때문에 섬 주변을 계속 돌며 캐스팅을 하면 금방 시간이 흘러갔다. 오후 3시에는 마침내 김정환씨가 입질을 받아 생애 첫 GT를 올리는 데 성공했고, 오후 5시에는 박정수씨도 블루핀 트레발리를 낚으며 ‘전원 손맛’을 즐겼다.

다음날인 12월 24일과 25일에도 코모도를 돌며 같은 방식의 낚시를 계속했다. 이틀간의 낚시 중 하이라이트는 둘째 날 원종홍씨가 빅사이즈를 낚은 랑코이에서 터졌다. 마지막 날은 날씨가 나쁘다는 예보로 인해 낚시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상황. 그런데 높은 파도를 헤치고 포인트에 도착했더니 마치 GT가 미친 듯이 수면 위로 튀어 오르며 포퍼를 공격했다. 캐스팅을 하고 포퍼를 착수시킨 후 끌어오면 물 속에서 GT 무리가 포퍼를 쫓고 입질하는 순간까지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거의 한 시간 넘게 그런 상황이 계속되었고 마지막 말에도 모두 손맛을 보는 데 성공했다.

 

 

 

 

4일 동안 코모도에서 함께한 아덱 선장과 헬퍼 그리고 팀코리아 회원들.

 

 

 

6DAY

또 소주가 트러블

 

12월 26일 마지막 날 오전은 휴식을 취했다. 4일 내내 캐스팅을 해댄 회원들은 휴식이 필요했다. 해상호텔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경에 하선해서 공항으로 향했다. 모두 만족한 조행이었다. 다만 낚시 짐이 걱정이 되었는데 돌아갈 때는 연결편 항공으로 모든 짐을 부칠 수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에 짐이 늦게 도착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발리에 도착해서는 정광남씨의 가이드로 삼겹살을 파는 ‘대장금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한식 반찬에 삼겹살. 참고 참았던 소주를 시켰는데 깜짝 놀랐다. 무려 한 병에 2만원. 원종홍씨가 100달러를 쾌척해 구입한 소주는 단 5병. 소주에서 양주 맛이 나는 듯했다. 귀국행 비행기는 발리에서 새벽 1시에 출항, 인천국제공항에는 오전 10시경에 도착하며 7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리브어보드를 떠나며 직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

 

 

 

 

 

더 편안 출조를 위한 선택

 

코모도 리브어보드liveaboard

 

 

4일간 머문 리브어보드. 해상호텔처럼 운용하며 다이빙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이번 원정 때 이용한 해상호텔은 다이버나 낚시인이 이용하는 리브어보드다. 리브어보드란 말 그대로 배에서 살 수 있게 호텔처럼 꾸민 보트를 말한다. 원래는 다이버를 위한 시설이지만 최근에는 낚시도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의 발리, 록봄, 코모도 등지와 태국 푸켓의 시밀란 일대는 많은 다이버와 낚시인들이 찾는 곳인데 이곳에서 리브어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 승선한 리브어보드는 대형 크루즈선으로 만든 해상호텔로 푸켓 등지의 중소형 리브어보드와는 다르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음식은 매일 뷔페로 제공하며 룸은 2인1실, 1인1실을 선택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낚시는 1박 350달러, 다이빙을 하면 400달러를 받으며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대여할 수 있다. 1박에 350달러면 비싼 것 같지만 해상에서 낚싯배로 갈아타며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고, 숙박, 식사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코모도의 높은 물가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실제로 다이버들에게는 리브어보드가 유명한 관광 상품. 보통 3박이나 4박 등의 스케줄로 움직이고 한 번 출항하면 적어도 3일, 길게는 일주일씩 코모도 주변을 항해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정광남씨를 통해 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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