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갈치와 갑오징어의 고장
여수 돌산도 가을 핫포인트 10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여수시 남산동(좌)과 돌산도를 연결하는 돌산대교. 이 주변에서도 문어, 갑오징어가 잘 낚인다.
돌산도(우)좌 화태도를 연결하는 화태대교. 이 주변도 유명한 문어, 갑오징어 포인트다.
여수시 종화동(좌)과 돌산도를 연결하는 거북선대교. 관광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케이블카를 타고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남 여수에는 배를 타지 않아도 낚시하기 좋은 곳이 많다. 최근에 고흥까지 연결된 화태도, 조발도, 낭도 지역도 좋고 여수 백야도 역시 좋은 낚시터지만 여수라면 뭐니 뭐니 해도 돌산도를 빼놓을 수 없다. 갓김치의 재료인 갓을 비롯해 굴과 가리비가 유명한 돌산도는 낚시뿐 아니라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여름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낚시인들에게 돌산도는 갈치와 갑오징어의 산지로 통한다. 84년에 개통한 돌산대교 덕분에 낚시인들이 드나들면서 감성돔과 볼락을 많이 배출해냈고 루어낚시가 인기를 끈 이후에는 갑오징어와 갈치가 크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갈치는 돌산도 전역이 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많은 양이 낚이고 있는데, 다른 어종은 몰라도 갈치 하나 만큼은 현재진행형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돌산도가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을에 맑은 물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육지에서 많은 양의 토사가 흘러들고 돌산도 주변 연안이 자갈과 뻘로 이뤄진 탓에 항상 탁한 물색이 조과에 악영향을 미쳤는데 최근에는 그런 영향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돌산도의 대율방파제나 항일암방파제에서는 외해에서 낚이는 무늬오징어도 낚을 수 있게 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돌산도에서 유명세를 떨친 감성돔의 조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 하지만 볼락, 농어, 갈치, 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이 돌산도에서 낚이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조과에 부담 없이 포인트를 방문하면 된다.
■어종과 시즌
4월부터 볼락이 낚이기 시작하며 25cm 내외의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 5월에는 큰 씨알의 감성돔이 낚이며 서서히 갑오징어 시즌에 들어간다. 6월이면 감성돔과 갑오징어가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해 큰 씨알이 낚이기 시작하며 7월 장마 때는 대부분의 어종이 소강상태를 보인다. 단, 원투낚시에는 붕장어, 보리멸, 쥐노래미가 잘 낚인다.
8월부터는 돌산도에서 가장 유명한 갈치가 낚이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씨알이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로 매우 작다. 그래서 제대로된 갈치를 만나기 위해서는 8울 중순 이후에 출조하는 것이 좋다.
갈치, 갑오징어, 감성돔의 조과가 가장 좋은 시기는 9월부터 11월까지다. 이때는 한 자리에서 갈치, 갑오징어, 감성돔 등 돌산도의 유명한 어종을 대부분 노리는 것이 가능하다. 조과는 11월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물색이 탁해지는 사리 전후를 피하고 살아나는 물때인 두물부터 출조하면 좋다. 가장 좋은 물때는 9~11물. 가을에는 밤낚시를 하면 좋은데, 갈치가 주로 밤에 낚이다보니 자연스레 돌산도 전역이 밤낚시터로 변하게 된다.
12월부터는 북서풍의 영향과 연안수의 영향으로 인해 물색이 급격하게 탁해지며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큰 씨알의 감성돔과 학꽁치, 볼락이 주종을 이루는데 해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을 노리면 씨알 좋은 볼락을 만날 수 있다.
■장비와 채비
감성돔은 0.5호~1호 구멍찌 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돌산도 주변 연안의 수심이 깊지 않고 멀리 노려도 수심이 7~8m를 유지하기 때문에 구멍찌는 1호 이하를 사용하면 적당하다. 밑밥을 뿌리면 전갱이와 고등어도 곧잘 붙는데 릴찌낚시를 사용하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갈치는 주로 루어낚시로 낚는다. 3g 내외의 지그헤드에 2~3인치 웜을 사용하며 멀리서 입질을 한다면 지그헤드의 무게를 5~6g으로 늘여서 멀리 캐스팅하면 된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갈치의 양이 많고 가로등 불빛에 갈치가 쉽게 모여들기 때문에 간단한 루어낚시가 채비를 운용하기 쉽다. 민장대나 릴찌낚시 채비를 사용할 때는 목줄을 짧게 하면 편하다. 최근에는 낚시점에서 지그헤드와 웜이 결합된 갈치 전용 채비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채비를 구입할 수 있다. 루어대는 볼락 루어대부터 에깅대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갑오징어는 에깅대에 다운샷채비를 사용한다. 다운샷채비에는 5~10g 봉돌을 달아주며 봉돌에서 20cm 정도 위에 갑오징어 전용 수평에기를 한두 개 달아준다. 바닥에서 채비를 살살 끌어주었다 멈추는 식으로 운영하며 밑걸림이 생겼을 땐 봉돌만 떨어져 나가도록 스냅도래를 이용해서 봉돌과 목줄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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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방파제
돌산도 초입에 있는 방파제로 해마다 갈치, 갑오징어, 농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내항에 어선이 많이 정박해 있지만 방파제가 길기 때문에 낚시할 곳이 많다. 수심은 전체적으로 5m 내외. 방파제 초입은 간조 때 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에 방파제 중간부터 콧부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릴찌낚시, 원투낚시, 루어낚시를 모두 할 수 있는데 어선이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원투낚시보다는 루어낚시나 릴찌낚시로 간단하게 낚시를 즐기는 것이 좋다. 밤에 방파제 석축 주변을 노리면 문어도 낚을 수 있다.
돌산읍 평사리 1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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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장방파제
방파제 초입에 굴작업장이 있는 곳으로 그로 인해 다양한 고기가 몰려든다. 예전에는 민장대에도 감성돔이 입질할 정도로 감성돔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 양이 많이 줄었다. 대신 가을에 갈치가 잘 들어오고 방파제 콧부리에서 먼 곳을 노리면 갑오징어도 낚을 수 있다. 겨울에는 방파제 외항으로 해초가 자라는 구간이 있는데 그 주변을 노리면 볼락도 낚을 수 있다. 바닥에 굴껍질 등 이물질이 많기 때문에 바닥을 직접 노리는 낚시는 추천하지 않으며 갈치, 볼락처럼 중상층을 노리는 낚시를 하기 편하다. 초입보다는 콧부리쪽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며 원투낚시로 먼 곳을 노리면 도다리와 보리멸도 낚을 수 있다.
돌산읍 평사로 397-10
3
항대리방파제
항대리방파제 초입에도 가리비, 굴 작업장이 있어서 낚시여건이 모장방파제와 비슷하다. 맞은편 섬목도와 돌산도 사이에 물골이 있는 덕분에 조류 소통이 좋고 바닥에 수중여가 형성되어 있어서 감성돔, 갑오징어, 볼락, 갈치 등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포인트는 외항 전역으로 형성된다. 방파에서 조금 멀리 노리면 수중여가 있으며 그 주변에서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수심은 6~7m이며 조류가 빠를 때는 채비가 빨리 떠내려가기 때문에 비중이 높은 채비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방파제 외항은 T자 형태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원투낚시나 릴찌낚시를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돌산읍 금봉리 1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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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방파제
내외항에 어선이 항상 정박해있고 방파제 바깥에도 굴 작업용 좌대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낚시를 즐기기엔 좋지 않다. 단 가을에 갈치가 들어오면 밤낚시터로 좋으며, 겨울에 해초가 자란 곳에서 볼락을 낚을 수 있다. 낚시를 해보면 연안 곳곳에 좌대와 어선을 연결한 밧줄을 발견할 수 있는데 평소에는 밧줄이 낚시에 거치적거리지만 갈치와 볼락이 붙을 때는 오히려 밧줄 주변을 노리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밧줄 주변으로 해초가 붙어 자리기 때문에 가을 이후에는 한번쯤 들어볼 포인트다.
돌산읍 금봉리 1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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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방파제
돌산항에 닿기 전에 나오는 작은 방파제로 낚시 여건은 돌산항과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수심은 6m 내외를 유지하고 조류 소통이 좋은 편이다. 현재 돌산항 일부 구간이 공사중이라 어선이 복잡하게 정박해 있어 낚시를 하기 어려우므로 돌산항 대신 서외방파제를 찾는 것도 좋다. 방파제 끝부분이 포인트가 되며 주변 수심은 4~6.5m. 콧부리 전면과 왼쪽 코너, 오른쪽 코너가 가장 좋다. 멀리 노리면 감성돔과 갑오징어를 낚을 수 있는데, 먼 곳에 수중여가 드문드문 있으므로 조류가 빠르지 않고 물색이 좋다면 노려볼 만하다. 멀리 물골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류가 잘 흘러서 대상어의 활성도가 높은 편이다. 가을에 조과가 좋지만 겨울까지 시즌을 꾸준히 이어가며 11월 이후에는 농어와 볼락도 잘 낚인다.
돌산읍 군내리 107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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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항
신기항은 주변에 방파제가 연결되어 있고 낚시하기가 편해서 원투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금오도↔신기항을 운항하는 도선들의 선착장이 있어서 배를 기다리는 잠깐 동안에 짬낚시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루어낚시, 릴찌낚시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테트라포드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간조 때도 큰 배들이 오갈 수 있도록 바닥을 준설했기 때문에 수심이 6m 이상으로 깊은 편이며 신기항과 화태도 사이의 물골로 인해 조류 소통도 좋다. 감성돔, 붕장어, 갑오징어, 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신기항도 좋지만 바로 옆 방파제에서는 갈치나 갑오징어와 같은 루어낚시 어종이 잘 낚이며 가을에는 감성돔의 입질도 기대할 수 있다.
돌산읍 신복리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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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항
작금방파제에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항으로 항 외각에 있는 방파제가 포인트가 된다. 방파제 주변은 바닥이 모래라서 보리멸, 도다리, 갑오징어 등을 노리기 좋으며 방파제 초입에 여가 잘 발달해 있어서 갑오징어와 감성돔을 노릴 수 있다. 조류가 흐를 때는 어디에서 낚시를 해도 좋고 조류가 약하다면 콧부리에서 낚시를 한다. 콧부리는 외항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며 내항은 간조 때 수심이 얕아져서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가을에 갈치가 들어오면 호황을 보이며 다른 방파제와는 달리 방파제 초입에 형성되어 있는 여밭 덕분에 겨울에 파도가 높은 날에 감성돔을 만날 확률이 높다. 수중여가 있는 구간은 수심이 3~6m로 수심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밑걸림에 유의해야 한다.
돌산읍 금성리 8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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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방파제
돌산도의 유명한 낚싯배 출항지로 이곳에서 금오도, 안도, 연도까지 출조한다. 방파제는 두 개가 있으며 두 곳 모두 낚시가 잘 된다. 테트라포드가 쌓여 있는 큰 방파제는 외항 전역이 포인트가 되며 특히 콧부리 주변이 좋다. 감성돔, 볼락, 갈치, 갑오징어를 모두 노릴 수 있으며 원투낚시에는 보리멸, 도다리, 매퉁이 등이 낚인다. 테트라포드가 없는 작은 방파제는 주변이 자갈과 모래도 되어 있기 때문에 원투낚시를 하면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보리멸이 잘 낚이며 성대와 양태도 올라온다. 갑오징어는 전역에서 노릴 수 있다. 전체적인 수심은 7m 내외로 다른 곳보다 깊은 편이며 멀리 노리면 9~10m가 나오는 곳도 있다.
돌산읍 금성리 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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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두방파제
돌산도 끝자락에 위치한 성두방파제는 돌산도 방파제 중 가장 낚시가 잘 되는 곳 중에 하나다. 난바다를 바라보는 최남단에 위치해서 수심이 깊고 감성돔, 볼락, 농어, 무늬오징어, 갈치 등 계절마다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돌산도 남쪽에 있기 때문에 주의보가 터져서 낚싯배가 뜨지 못하는 날에 좋은 낚시터가 된다. 가을~겨울 사이에는 감성돔 조황도 좋은 편. 감성돔은 12월 말까지 낚이는데 씨알은 30~35cm가 주종이다. 인근에 향일암이 있어서 관광을 겸해 찾기에도 좋다. 가을에는 비교적 굵은 씨알의 갈치가 낚이며 한때는 갈치루어 낚시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볼락의 경우 겨울과 초봄 시즌에 20cm 전후가 낚이는데, 도보권 치고는 굵은 씨알의 볼락을 만나볼 수 있다. 내항에서는 가을과 봄에 갑오징어도 낚을 수 있다.
돌산읍 금성리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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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방파제
돌산도의 명소인 향일암 바로 아래에 있는 방파제로 현지인들은 향일암방파제로 부르기도 하지만 정식 명칭은 임포방파제다. 성두방파제와 더불어 꾸준한 조황을 보이는 곳으로 항상 낚시인들이 있다. 방파제 외항은 수심이 7m 내외로 깊고 감성돔, 갈치, 갑오징어, 무늬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내항에서도 쥐노래미, 보리멸, 갑오징어, 갈치를 낚을 수 있는데 테트라포드를 타기 어렵다면 내항에 자리를 잡고 테트라포드에 익숙하다면 외항에서 낚시를 해도 된다. 외항은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파도가 높은 날에는 출입을 삼가야 하며 갈치와 갑오징어는 파도가 높은 날에는 조과가 좋지 않다.
돌산읍 율림리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