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잠긴 나무를 공략하는 낚시인. 커버는 종류가 다양하고 커버의 특성에 따라 공략하는 방법도 다르다.
올해 봄은 참으로 변덕스러운 날씨로 기억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배스낚시가 빨리 시작한 곳은 어느 봄보다 배스가 빨리 움직였으나 늦게 시작한 지역은 하루걸러 하루 불던 차가운 바람과 비로 인해 활성이 엉망이었다. 봄은 기상의 의외성이 커서 조황이 오락가락 한다지만 올봄은 유독 힘들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한 마리는 잡게 해주던 패턴, 특히 수위가 높을 때 저수지 버드나무 아래나 빨리 오른 수온에 그득해진 수생식물이 만들어낸 은신처는 늘 ‘한방’을 안겨주었다. 여름처럼 마릿수 대박은 없지만 장애물 속에 숨어있는 빅배스 한방을 노리고 접근하는 커버피싱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자.
다양한 커버 종류
커버는 장애물이라는 뜻으로 낚시에 사용된다. 그런데 장애물이란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잔가지가 많은 나무(Bush), 육상식물의 고사체(Brush), 물속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수생식물(Grass), 각종 부유물로 뒤덮인 수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폐그물 등 물 위에서 통상적인 낚시를 방해하는 요소를 모두 다 장애물이라고 부른다.
지금 이시기(4월) 배스 포지션
본격적인 산란이 이루어지는 지금 이 시기 배스는 어디 있을까? 바로 으슥하며 얕은 곳에서 산란 중이거나 얕은 곳과 바로 연결되는 곳 그리고 이른 산란 후 휴식을 위해 쉽게 숨을 수 있는 곳이다. 이렇듯 5월부터 배스는 매우 다양한 포지션을 가지며 이동하게 되는데 그중 주요 포인트가 되는 것이 바로 커버(Cover, 장애물)다.
일단 커버는 배스가 은신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다. 자신을 숨길 수 있고 외부의 요인과 차단되어 조용히 휴식과 먹이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5월부터 가장 배스를 만나기 쉬운 곳이 바로 이러한 커버(장애물)가 그득한 지역이다.
저수지와 대형호의 커버들
▲ 연안 가까이 형성된 고사목 커버. 물에 오래 잠겨 잔가지가 적고 가지가 쉽게 부러져 채비가 걸려도 쉽게 빼낼 수 있다.
봄의 경우 통상적으로 커버낚시가 많이 이루어지는 여름에 비해 다양한 장애물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커버로 지칭되는 식물류가 여름, 가을에 비해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크게 자라는 관목류나 물에 잠긴 고사목 주변, 고수위에 잠긴 버드나무류, 작년 봄에 수변부에서 자라다가 물에 잠겨 죽은 육상식물의 고사체가 봄철 커버피싱의 대표적인 포인트다.
이러한 지역은 강계보다는 저수지나 대형 호수에서 주로 나타난다. 특히 봄에 안정적인 수위를 보이는 관리형저수지나 낚시터의 경우 이러한 커버피싱이 주를 이룬다. 수도권의 유명낚시터인 송전저수지나 고삼저수지가 그 대표적인 관리형낚시터라 할 수 있다.
또한 겨우내 발전방류를 더디게 하거나 강 하류 공사가 있는 지역에 속해있는 대형호의 경우 물을 많이 방류하지 않고 가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대형호 역시 높은 수위로 인해 육상식물이 잠기고 수변부의 버드나무가 잠기는 등 예기치 못한 커버가 생기곤 한다. 이러한 지역은 농번기가 시작되기까지 고수위를 유지하는 곳이 많아 커버낚시가 주 패턴이 되는 지역이다.
강과 하천에 빠르게 자라난 수생식물 군락
저수지와 대형호 등 높은 수위로 잠겨버린 나무들이 봄철 주 커버 포인트가 된다면 강계와 하천의 경우 저수위로 인해 빨리 오른 수온으로 무성히 자란 수생식물이 주 커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높은 수위의 저수지와 대형 호수의 경우 수량이 많은 관계로 수생식물이 충분히 자랄 일조량과 수온이 형성되지 못한 반면 저수위의 강계는 수량이 적어 수온이 빨리 오른다. 따라서 수생식물의 생육이 상대적으로 빨라 배스가 충분히 은신할 수 있는 그늘과 은신처를 만들어준다.
물론 4대 강으로 불리는 대형 강이나 수많은 보로 이루어진 하천의 경우 수량이 많아 유량이 적은 하천보다는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린다. 하지만 수위가 낮은 하천의 경우 충분히 수생식물군락이 주 커버 포인트가 된다.
커버피싱의 꽃 수생식물 공략
수생식물은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정수식물로 불리는 줄, 부들류 그리고 부엽식물로 불리는 마름, 연꽃류. 마지막으로 침수식물로 불리는 붕어마름, 말즘류를 들 수 있으며 이 3가지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기법과 사용하는 루어가 달라진다.
●정수식물(물억새, 달뿌리풀, 줄, 부들류) 공략
연안을 따라 자라나는 식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갈대와 부들류다. 하지만 갈대는 염생식물(Halophyte), 즉 바닷가나 기수지역에서 자라나는 식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을 만큼 염분을 좋아하여 주로 간척지나 큰 강의 하구 기수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민물낚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갈대가 아니라 바로 달뿌리풀이나 물억새, 줄, 그리고 부들류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물억새와 달뿌리풀, 줄과 부들의 경우 수심 1m 내외 연안에서 주로 생육하는데 이러한 정수식물 사이사이는 배스를 비롯한 수많은 어류의 은신처가 되어준다. 이런 지역을 공략할 때는 러버지그가 제격이다.
러버지그는 종류가 많지만 솔(Brush)이 헤드에 붙어있으며 헤드 모양이 삼각형을 띄고 있는 아키 타입의 러버지그가 매우 유리하다. 줄과 부들의 몸체는 억세지가 않아 러버지그에 노출된 바늘에 걸려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으며 빠르고 과감하게 줄군락 사이사이를 공략하기에 제격이다.
러버지그 외에도 러버지그와 유사하지만 헤드가 작고 가벼운 커버지그도 최근에 많이 사용한다. 텍사스리그(또는 플로리다리그)를 고무스토퍼로 고정하여 커버낚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부엽식물(마름, 연꽃류) 공략
▲ 대표적인 부엽수초인 마름. 수초의 빈 틈에 루어를 집어 넣는다.
줄, 부들류 공략의 난이도가 하쯤 된다면 마름, 연꽃, 자라풀류는 난이도 상에 속한다. 흔히 말하는 ‘빡센’ 커버피싱 중 하나가 바로 이 부엽식물이기 때문이다. 부엽식물은 말 그대로 잎만 물 위에 떠 있고 줄기는 물속에 그물처럼 얽혀있어서 부엽식물 아래에서 고기가 입질을 한다 해도 줄기를 감아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커버피싱보다 힘이 든다.
특히 부엽식물 중 좋은 포인트 중 하나로 마름을 들 수 있다. 마름모꼴의 잎을 가졌다고 하여 마름으로 불리는 이 식물은 생육수심이 3m 내외로 그 이상의 수심에선 자라기 힘들다. 줄기에는 특유의 미세한 털이 많고 그 털에 각종 유기물이 달라붙어 수서곤충이나 작은 어류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배스는 그것을 먹기 위해 마름군락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완벽한 먹이사슬이 구축된 하나의 소생태계라 불릴 만하다.
마름, 연군락에서 가장 좋은 루어는 바로 펀치리그, 헤비텍사스리그 같이 강제로 가라앉혀 그 아래 은신해 있는 배스를 유혹하는 루어다.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마름과 연 줄기가 굵어지고 왕성히 자라나게 되는데 여름에 밀생한 마름군락의 경우 20g 내외의 싱커로는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두텁게 자란다. 하지만 5월의 마름군락은 연하고 이제 자라나는 경우가 많아 아주 무거운 싱커를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기법은 간단하다. 왕성히 자라나고 있는 마름, 연꽃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구멍 사이사이에 채비를 집어넣는 것이다. 이때 바로 반응하는 배스들이 있긴 하지만 빽빽하고 탁한 물속에서 루어를 인지하지 못하는 배스도 있다. 그렇기에 바로 입질해주는 환경이라면 상관없지만 분명히 배스가 있는데 입질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호핑 액션을 한자리에서 오래 해줄 것을 추천한다. 물 속 복잡한 줄기에서 반복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루어의 움직임과 소리를 파악한 배스가 멀리서 다가와서 물 시간을 주는 것이다.
●침수식물(붕어마름, 말즘류) 공략
침수식물은 여러 수생식물 중 가장 연약하다. 그 이유는 지지, 즉 다른 육상식물처럼 곧게 설 이유가 없고 물속에서 흐르는 유속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수식물, 부엽식물과는 공략 방법이 달라진다. 또한 정수식물과 부엽식물을 중심으로 하는 커버피싱은 타겟이 확연히 눈에 보이지만 침수식물은 범위가 넓고 눈에 대부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점의 낚시가 아닌 선의 낚시가 빠르고 유리하다.
대한민국 필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침수식물은 바로 붕어마름, 말즘류다. 지역에 따라 강계의 경우 나사말, 간척지에서는 이삭물수세미 등을 더 쉽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저수지나 강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은 바로 붕어마름과 말즘으로 낚시인에게는 흔히 말풀로 불리고 있다.
앞서 말한 정수식물과 부엽식물은 러버지그나 펀치리그처럼 특정지점을 타겟 삼아 뚫거나 구멍에 넣지만 침수식물은 스쳐 넘거나, 부드럽게 통과시키거나, 또는 강제로 수생식물을 찢어버리는 경우가 유리하다. 이럴 때는 언더스핀, 또는 채터베이트가 유리하다.
▲ 헤비커버를 뚫는 데 효과적인 채터베이트.
●관목류(버드나무류) 공략
▲ 고수위에 물에 잠긴 나무. 나무 그늘 아래도 좋은 커버가 된다.
대형 호와 고수위의 저수지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커버종류 중 하나가 바로 버드나무류, 족제비싸리 등의 관목이다. 특히 선버들, 내버들, 왕버들 등 버드나무류는 원래 물가를 좋아하여 물가주변에서 주로 자라며 족제비싸리는 저수지나 대형 호수, 강계 주변에 사방용으로 많이 심어놓은 식물이다. 이러한 식물들이 장마나 홍수에 갑자기 수위가 올라 잠겨버리면 대형 호수에서 최고의 커버로 변모한다.
이러한 관목(bush)은 잔가지가 매우 많고 주로 살아있는 나무가 잠기는지라, 줄기가 억세서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관목도 물에 오래 잠겨 죽으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는데 살아있는 나무와 죽어있는 나무의 공략법이 약간 다르다.
살아있는 관목의 경우 줄기가 질기고 이파리가 많아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합사를 사용해야 한다. 아무리 20lb, 25lb의 카본라인이 튼튼하다 해도 잎도 무성하고 가지도 억센 살아있는 나무 깊숙한 데서 배스를 꺼내기 힘들다. 십중팔구 커버에 감기고 억지로 꺼내려면 라인이 터지기 십상. 합사를 무조건 사용해야 하며 최소 30lb 이상이 필요하다.
바늘 역시 마찬가지로 강하고 쉽게 부러지거나 휘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강한 라인과 강한 바늘로 구성한 텍사스리그로 나무의 경계 라인이나 나무 깊숙이 쑤셔 넣고 조금이라도 입질의 느낌이 전해지면 강하게 챔질한다.
죽은 나무의 경우 훨씬 수월하다. 이파리가 다 떨어져 공략할 지점도 잘 보이고 설사 루어가 가지에 걸린다고 해도 마르고 연약한 가지가 많아 잘 부러져서 빠져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관목의 경우 대부분 배스는 그 관목에 떠있거나 관목의 중앙에 주로 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복잡한 관목 속에서 배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소리가 난다던지 싱커를 조금 가볍게 하여 느리게 폴링시켜 오랫동안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는 싱커는 무겁지만 스커트가 달려있어 화려하고 느리게 폴링하는 루어를 달아 관목류의 구멍 사이사이로 집어넣는 것이 좋다.
●육상식물(Brush) 공략
앞서 말한 대로 대형 호나 저수지의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게 되면 가장 먼저 잠기는 것이 바로 호수의 주변부에 주로 자라던 일년생 또는 다년생 초본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뚝새풀이나 도꼬마리류 그리고 왕달맞이꽃, 망초, 큰망초, 족제비쑥 같은 외래식물이다. 이러한 식물들은 수생식물이 아닌 엄연히 육상식물이고 물을 좋아해서 물가에 자라는 게 아니라 나지, 즉 비어있는 땅에 먼저 가입되는 종이기 때문에 물이 차고 빠짐이 흔한 대형 호 주변 나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수생식물이 아닌 육상식물이기 때문에 매우 질긴 줄기를 가지고 있다. 육상식물은 식물이 곧게 설 수 있도록 줄기가 단단하도록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수생식물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이렇게 단단한 줄기를 가진 육상식물이 오름수위에 물에 잠기게 되면 배스가 매우 좋아할 만한 커버로 형성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커버를 주로 브러시(Brush)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브러시는 물에 잠긴 지 얼마나 되었느냐가 바로 공략기법의 키가 된다. 잠긴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분명히 질긴 섬유 성분이 그대로 남아있어 쉽지 않은 공략이 된다. 봄철 대부분 고수위 저수지나 대형 호의 경우 가을, 겨울 동안 저수온으로 많이 삭지 않아 대부분 질긴 섬유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물에 잠긴 지 오래되면 저수지의 브러시나 물 속 질긴 줄기도 서서히 삭아 들어가게 된다. 주로 작년 여름부터 고수위를 유지한 대형 호가 그런데 여름 고수온에 의해 육상식물 사체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활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봄철 질긴 섬유가 남아있는 브러시는 무거운 싱커를 이용해 뚫는 펀칭 기법이 제일 유리하다. 워낙에 강하게 커버가 형성되어 있기에 다른 루어로는 공략이 힘들다. 만약 물속에 잠긴지 오래되어 대부분 삭은 육상식물의 커버인 경우 밑걸림의 공포 없이 구석구석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바닥을 찬찬히 공략할 수 있는 텍사스리그나 프리리그 또는 노싱커리그가 좋은 선택이 된다.
▲ 텍사스리그. 관목류, 부엽수초, 수몰나무 등 다양한 커버를 공략할 수 있다.
●또 다른 커버 부유물 공략
부유물은 인위적 또는 자연적인 요소로 인해 부득이하게 수면이 다른 어떠한 물질로 덮인 것을 뜻한다. 낚시에서 이 부유물이란 단어가 가지는 뜻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봄철 배스낚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부유물이라고 하면 봄철 송화가루나 큰비로 인한 쓰레기 가지더미 또는 바람에 날린 아카시아꽃잎이 대표적이다.
특히 봄에 뜻하지 않게 그늘이 형성되면서 갑자기 커버피싱이 시작될 때가 있는데 바로 봄에 송화가루나 떨어진 벛꽃잎, 아카시아잎이 물에 떨어져 그늘을 형성할 때다. 이때 커버는 그리 강하지 않아 무겁거나 헤비한 채비는 필요 없다. 다만 유의해야 하는 점이 바로 어프로치 즉 접근의 방법이다.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말 그대로 커버가 두텁지 않고 약하기 때문이며 그 얕은 커버로 인해 그 밑에 숨어있는 배스가 내가 다가옴을 느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내가 쿵쿵거리며 포인트로 들어온다면 이미 배스는 도망갈 준비부터 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봄에 많은 비로 인해 유입된 쓰레기와 나무더미로 인해 많은 커버들이 수면에 형성이 될 때가 있는데 이때 바로 이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표층 아래에 배스가 숨어 있기도 하다. 이때는 적극적으로 뚫어야 한다. 1온스는 고사하고 2온스까지 준비하고 일반적인 플리핑이나 피칭캐스팅이 아닌 공중으로 고각 캐스팅을 하여 가속도를 더해 커버를 강제로 뚫고 배스가 있는 곳까지 집어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