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문 해송마을 갯바위에서 다금바리를 노리다 78cm 갈돔을 낚은 필자.
지난 7월 24일, 지긋지긋한 장맛비가 그친다는 예보에 서귀포 대포동에 있는 해송횟집 아래 갯바위로 다금바리 출조를 나갔다. 해송횟집은 서귀포 일대에서도 유명한 갯바위 포인트로 다금바리를 비롯해 돌돔, 벵에돔, 무늬오징어 낚시가 연중 계속되는 곳이다.
24일 오후 5시. 다금바리 전용대 2대를 준비하고 30호 합사 원줄에 20호 와이어 목줄, 바늘은 26호를 묶었다. 미끼는 화순항에서 낚은 고등어를 사용했는데 출조한 날은 큰 고등어가 낚이지 않아 담뱃갑만 한 고등어를 미끼로 사용했다.
괴력에 부러진 2번대
해창(해질녘) 무렵 먼저 들어왔던 벵에돔 낚시인들이 철수하자 갯바위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들물에 물이 차오를 수 있어 직벽 높은 자리에 낚싯대 두 대를 설치하고 입질을 기다렸다.
오후 7시. 중들물이 한창 진행되어 ‘잘 하면 큰 놈이 입질하겠다’고 생각한 찰나, 꽂기식 다금바리 전용대의 초리가 고꾸라지는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제대로 걸렸구나’ 생각하고 로드를 붙들고 당겼으나 막강한 힘을 내뿜으며 좀처럼 제압이 되지 않았다. 혼자 출조한 터라 도움을 구할 사람이 없어 로드를 들고 갯바위에 거의 드러누워 놈을 제압해 나갔다. 그런데 힘을 이기지 못한 로드는 2번대가 부러지고 말았고 남아 있는 3~4번대로 겨우 버티고 있었다. 다행히 합사 30호가 터지지 않아 조금씩 릴을 감았다. 조금씩 끌려오는 녀석이 거의 발 앞까지 온 순간 다금바리 특유의 처박는 느낌은 없고 옆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참돔인가?’
겨우 줄을 발 앞으로 끌어와 랜턴을 비추니 이게 웬일인가? 노란 갈돔이 사력을 다하고 드러누워 바다에 둥둥 떠 있었다. 올려보니 생전 처음 보는 대형 갈돔이라 기념사진을 남기고 지인을 통해 낚시춘추에 제보하게 되었다. 갈돔이 생고등어를 물고 나올 것이라 생각지도 못해 놀라운 경험이었다.
▲ 필자가 현장에서 갈돔의 길이를 재고 있다.
☞갈돔 부문 최대 기록은 제주 낚시인 전재현 씨가 지난 2013년 7월 10일 제주 남원 흥리갯바위에서 낚은 75cm입니다. 기록 경신 여부는 오는 12월에 열리는 낚시춘추 최대어 심사에서 최종 판가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