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4일 추자도 염섬 선상낚시에서 폽핑으로 172cm 부시리를 낚은 필자. 무게가 36kg에 달해 지게차로 옮겨 기둥에 묶어 기념 촬영을 했다.
지난 9월 4일 오후 5시경 상추자도에서 반도낚시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우 대표가 국내 부시리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172cm를 낚아 화제다. 기존 부시리 기록은 제주 낚시인 김태민 씨가 제주 위미 앞바다에서 릴찌낚시로 낚은 163cm.(제보 당시 기록은 164.7cm였으나 연말 최대어 심사에서 최종 163cm로 공인) 그런데 이번에 김종우 대표가 낚은 172cm 부시리는 계측자가 몸체와 나란하지 않고 뚱뚱한 몸체 위에 올려서 잰 터라 명확한 길이를 산정하기 힘든 상태이다. 이에 따라 좀 더 정확한 길이는 연말 최대어 심사 때 판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과연 연말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종우 씨가 보내온 조행기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9월 4일 오후 1시, 상추자도 대서리 북쪽에 있는 염섬 부근으로 무늬오징어 팁런을 나갔다. 추자도에는 감성돔, 돌돔, 부시리도 많지만 무늬오징어도 아주 많다. 연안에서도 잘 낚이며 팁런을 하면 하루에 수십 마리를 낚는 것도 어렵지 않다.
출조한 당일에도 혼자 팁런으로 100마리가 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고 씨알도 대부분 킬로급이라 만족할 조과였다. 오후 5시가 되어 슬슬 팁런을 마무리하고 귀항하려는 순간 부시리가 수면에 부글거리는 것이 보였다. 부시리가 등장해 무늬오징어 팁런은 더 이상은 ‘물 건너 갔다’고 판단해 낚싯배에 있는 지깅 장비로 부시리를 노리기로 했다.
사용 장비는 다이와의 솔티가SJ 히라마사 지깅대에 18000번 스피닝릴, 10호 8합사, 쇼크리더는 120LB를 사용했다. 지깅대를 꺼냈지만 부시리가 상층에 떠 있어서 200mm 내외 폽퍼와 펜슬베이트로 캐스팅을 했다.
150cm 부시리가 새끼처럼 보여
부시리 보일이 일어나는 곳으로 낚싯배를 몰아 캐스팅하니 부시리가 사정없이 달려들어 문 뒤 전력질주로 도주했다. 추자도에서 살면서 저립, 부시리 등 대형 어종을 많이 낚아봤지만 이 녀석은 힘이 달랐다. 10호 합사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엄청난 힘이었다. 겨우 끌어올린 녀석은 150cm가 넘었다.
이후로도 여전히 부시리 보일이 멈추지 않아 또 다시 캐스팅! 이번에도 엄청난 녀석이 걸려드는 바람에 쇼크리더가 터지고 말았다. 얼른 다시 펜슬베이트를 묶어 캐스팅했으나 이번에도 힘겨루기 끝에 쇼크리더가 터져버렸다.
너무 화가 나 쇼크리더를 통째로 150LB로 교체하고 다시 캐스팅했다. 곧바로 받아먹었는데 이전에 히트한 놈들과는 또 다른 괴력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18000번 스피닝릴이 굉음을 내고 대부시리 전용 로드는 부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겨우 버티며 희미하게 형체를 드러내는 어체를 보니 언뜻 봐도 혼자서 도저히 올릴 만한 씨알이 아니었다, 놈이 힘이 빠지기를 기다리다가 겨우 가프로 찍어 올릴 수 있었다. 녀석을 갑판 위로 올려 놓으니 먼저 올린 150cm 부시리가 새끼처럼 보였다.
얼른 상추자항으로 귀항해 계측하자 172cm가 나왔다. 수협공판장에 있는 저울에 올리니 무게는 무려 36kg! 이런 대부시리는 나도 난생 처음 낚아보는 터라 얼른 지인들에게 연락해 기쁜 소식을 전했다.
▲ 줄자로 잰 172cm 부시리.
▲ 상추자도 수협위판장 저울로 무게를 재니 36kg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