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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현장] 의성 개천지 가을 월척 미션_연, 자라풀 군락에 수초구멍을 파라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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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현장]

의성 개천지 가을 월척 미션
연, 자라풀 군락에 수초구멍을 파라

박민배 유튜브 보통의 존재, 네이버카페 보통의존재들 운영


▲ 38cm 대물 붕어를 낚은 필자.


10월 4일, 누렇게 일렁이는 가을 들판을 지나 경북 의성에 있는 개천지를 찾았다. 의성군 안계면 봉양리에 있는 개천지는 약 16만평 규모. 배스와 블루길 등의 외래어종이 서식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큰 대물 붕어를 배출하고 있는 의성의 대표 대물터다. 개천지에는 총 4개의 큰 골이 있는데 초봄이나 만수 때는 중간에 위치한 두 군데의 상류 골자리(도덕리, 장씨마을)가 유리하지만 배수가 조금 이뤄진 상태에서는 우안 중류 화장실 앞 골자리에서 좋은 조황을 보인다. 


연잎과 자라풀 어울린 수초구멍에 대편성 

우안 중류에 도착해 ‘보통의존재들’ 카페 회원인 유창우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틀 전에 들어와 2박 낚시를 진행했으며 최대 43cm까지 월척 이상 붕어만 6마리를 낚았다고 했다. 


▲ 유창우 씨가 올린 43cm 대물 붕어.


유창우 씨 자리 주변으로 빈자리가 여러 군데 있었지만 산책로가 시작되는 본인의 자리가 씨알에서 으뜸이라며 낚시하던 자리를 나에게 양보해 주었다. 좋은 자리를 물려받아 붕어를 낚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부담이 되었지만 대물 붕어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마음으로 낚싯대를 펼치기 시작했다.


▲ 유창우 씨가 필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 포인트에서 대편성을 하고 있다.

▲ 연과 자라풀이 멋지게 펼쳐진 필자의 포인트.


포인트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커다란 연잎 사이로 자라풀이 빽빽하게 밀생한 곳인데 전혀 틈이 없는 곳에 수초낫을 이용해 적당한 구멍을 만든 포인트였다. 꾼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수초 포인트! 작은 구멍 사이에 세워둔 찌가 서서히 올라오는 상상을 하니 두근두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수심은 1m 20cm~1m 50cm이고 가끔 연줄기가 바늘에 걸리긴 했지만 바닥은 깨끗한 편이었다. 글루텐으로 모든 붕어를 낚았다는 유창우 씨의 조언을 듣고 어분글루텐을 개어 반복적으로 투척하며 수심을 찾아갔다. 낚싯대는 2.0칸에서 3.4칸까지 편성했고 먼 곳의 자라풀 경계 지점을 공략하여 총 8개의 찌를 세웠다. 8대 모두 2g대의 저부력 찌를 사용했으며 채비 손실에 대비, 편납 홀더에 목줄 하나만 연결하는 외바늘 채비 활용했다.

오후 6시, 수심을 찾으며 글루텐을 반복적으로 투척하는 도중 정면 3.4칸 대에서 입질이 포착되었다. 찌가 몇 차례 좌우로 까딱이더니 이내 사선으로 상승하는 것을 보고 힘껏 챔질 했다. 아쉽게도 어종을 확인하지 못한 채 빈 바늘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후로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초저녁 시간이 지나갔다. 

대편성을 마치면서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땀이 났는데 공기 중 습도가 높게 느껴졌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비가 온다는 소식은 없었다. 


▲ 저부력 찌, 외바늘 채비, 글루텐 미끼로 수초 포인트를 공략했다.


밤 10시~12시 사이를 놓치지 마라 

2시간 정도 지났을까? 간간히 수면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을비, 그것도 밤에 내리는 비는 악재로 작용할 텐데.... 불안감이 엄습했다.

한 시간 정도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이젠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다행히 수초가 바람을 막아주어 입질 파악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배수까지 진행되고 있어 기대감은 점점 떨어졌다. 잠시 후에 어디선가 ‘쉑쉑’ 거리는 울음소리와 함께 수달이 나타났다. 낚시꾼이 익숙한지 수초 구멍을 한 바퀴 휘젓더니 신기한 듯 찌불을 툭툭 치기까지 했다. 모든 상황이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갔다. 

“오늘 입질받기 힘들 것 같은데요?”

불안한 마음에 유창우 씨에게 말을 건네자 “걱정하지 마시고 기다려 보세요. 자정 전에 한 번은 옵니다”라며 나를 안심시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이틀간 낚시하는 동안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꼭 입질이 들어왔다며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 보라’는 말에 나는 모든 악재를 잊어버리고 찌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리고 대화를 주고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창우 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36cm 월척 붕어였다. 


글루텐 미끼에 올라온 38cm 붕어 

밤 11시 48분, 나도 모르게 잠깐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좌측 3.0칸 대의 찌가 약간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잠결에 잘못 봤나 싶어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확인하는데 찌가 정점을 향해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세 마디 정도 올라왔을 때 급하게 챔질하자 묵직한 무게감에 외마디 비명이 절로 나왔다. 비, 바람, 배수, 수달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유창우 씨의 조언대로 밤 12시 전에 입질이 들어왔다. 물속 상황을 생각하기보다 외적인 요인들을 악재로 섣불리 판단하고 낚시를 포기하려고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뜰채에 담긴 녀석은 개천지 특유의 강인한 비늘을 가진 멋진 체형의 38cm 대물 붕어였다. 더 큰 녀석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전체 채비에 글루텐을 다시 달아 던지고 낚시를 이어갔다. 

새벽에 기온이 7도까지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 낮게 느껴졌다. 새벽 5시30분, 강하게 불던 바람이 멈추고 다시 한 번 입질이 찾아왔다. 붕어 입질처럼 찌가 서서히 상승했는데 바늘에 달려 나온 녀석은 블루길이었다.

10월 5일 현재 개천지의 수위는 75% 정도로 우안 중류 골자리의 수심은 80cm~1m50cm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연과 자라풀이 연안을 뒤덮고 있어 낚시자리가 많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수초 작업 후 낚시한다면 멋진 개천지 대물 붕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멋진 체형의 개천지 월척 붕어들.

▲ 2박낚시 동안 마릿수 대물 붕어를 만난 유창우 씨.


내비입력 개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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