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연휴를 앞두고 출조한 서울의 서정호, 김민정 부부가 공현진 앞바다에서 올린 대구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올 가을에는 50~60cm급이 주종으로 낚이는 양상이다.
강원도 고성군 공현진 앞바다 대구 지깅낚시가 절정을 맞고 있다. 가을은 겨울에 비해 대구 씨알은 뒤지지만 씨알이 50~70cm급으로 탄탄하고 마릿수 조과까지 가능해 연중 최고의 시즌으로 꼽힌다. 올해도 어김없이 쿨러 조과가 속출하고 있다.
▲ 낚은 대구를 배 위로 끌어낸 낚시인.
강원도 앞바다에서 큰 고기를 가장 쉽게, 많이 낚을 수 있는 낚시는 단연 대구 지깅이다. 보통 지깅이라고 하면 기법이 어렵고, 전문가들만 즐기는 하이레벨 장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구 지깅은 정 반대의 낚시라고 할 수 있다. 즉 말이 지깅이지 마치 우럭낚시 하듯 열심히 고패질만 해대면 누구나 쉽게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단 루어인 메탈지그를 400g 이상짜리를 사용하고, 이 채비를 수심 100m까지 내려 고패질해야 해 다소 힘이 들긴 한다. 그러나 유일한 테크닉이 ‘바닥 찍고 다시 쳐올리는 단순 조작’이다보니 여성 낚시인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대구는 고성보다 남쪽인 임원 앞바다에서도 낚이지만 초반 시즌에는 공현진, 아야진 등의 북쪽 바다의 마릿수가 좋아 가을에는 이 지역이 주 출조권이 된다. 이후 수온이 내려가 12월을 넘기면 점차 임원 앞바다에서 미터급에 육박하는 대형급이 올라오는 게 상례다.
▲ 공현진낚시마트의 낚싯배. 공현진낚시마트는 돌핀1, 2, 3호와 장명호 등 현재 총 4척의 낚싯배를 운영 중이다.
▲ 대구 배낚시를 매일 출조하는 공현진낚시마트의 돌핀3호.
날씨만 좋으면 쿨러 조과 보장
올해 공현진에서는 지난 9월 초순부터 대구낚시가 시작됐다. 초반부터 마릿수 조과가 쏟아지면서 많은 낚시인이 몰렸고 씨알도 탄탄했다. 평균 50~70cm급이 주류를 이뤘고 간혹 80~90cm가 섞이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9월 중순으로 접어들자 잠시 기복이 심해졌다. 때 아닌 가을장마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100m 물속을 공략하는 낚시임에도 흐린 날씨와 낮아진 염분 농도는 조황에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1인당 10마리도 못 낚는 날도 속출했다.
열흘 가까이 이어진 조황 부진은 9월 말로 접어들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인당 평균 20수가 넘는 조과가 빈번했고 낚시인에 따라서는 40리터짜리 쿨러를 가득 채우는 경우도 자주 생겼다.
10월로 접어들면서 대구 출조 인구는 급격히 늘고 있다. 10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는 대문어(피문어, 대왕문어) 금어기에 돌입하기 때문인데, 대문어는 공식적인 금어기는 없고 포획 금지 무게(600g 이하)만 적용되지만 고성군낚시연합회와 현지 어선들 간 협의를 통해 자체적인 금어기를 실시 중이다. 이에 따라 9월 말까지는 문어와 대구를 반반 수준으로 출조했지만 10월부터는 100% 대구 출조만 이루어지고 있다.
▲ 수면으로 솟구친 대구. 50~70cm급 대구는 라이트급 장비로도 쉽게 제압할 수 있다.
▲ 50cm급 대구를 들어뽕 하는 낚시인.
▲ 추석연휴에 출조한 이계근 씨가 70cm가 넘는 왕대구를 자랑하고 있다.
▲ 낚시 후 쿨러 조과를 자랑하는 서정호, 김민정 부부.
우럭낚시보다 쉽고 조과는 더 출중한 낚시
대구 지깅낚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배낚시 중 비용과 노력 대비 가장 쉽게 큰 고기를 낚을 수 있는 낚시다. 초보자가 유일하게 걱정할 것은 옆 사람과의 채비 엉킴 정도인데, 보통은 배에 함께 탄 낚시인들이 동일 무게 메탈지그(또는 봉메탈이라고 불리는 단순 구조 메탈지그)를 쓰기 때문에 걸림이 자주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우럭낚시와 외수질낚시 처럼 채비는 뒤늦게 내리거나 원줄을 혼자만 가늘게 또는 굵게 쓸 때 채비 걸림이 발생할 수 있다. 낚시인 간 채비 엉킴이 생겨도 크게 겁낼 필요는 없다. 대구 지깅 채비는 낚시줄이 굵고 약간 투박해(?) 침착하게 정리하다보면 쉽게 풀리기 때문이다.
기본 채비는 다음과 같다. 일단 핵심 루어인 메탈지그(또는 봉메탈)는 400g짜리를 표준으로 쓴다. 보통은 메탈지그에 어시스트훅이라는 바늘만 달아 쓰지만 강원도 대구지깅에서는 마릿수 조과를 위해 가지바늘채비를 덧달아 쓴다. 현지 낚시점에 가면 바늘이 큰 대구낚시 전용 어피바늘채비를 파는데 보통 6개의 바늘이 달려있다.
이 어피바늘채비의 맨 아래에 메탈지그를 달고 어피바늘 각각에는 웜을 꿰어 사용한다. 이렇게 쓰면 맨 아래 다는 메탈지그 외에 어피바늘에도 대구가 물기 때문에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단 어피바늘 6개짜리 채비를 그냥 쓰면 마릿수 확률은 높지만 채비가 너무 길고 한 번 엉키면 풀기가 힘들다. 그대서 대다수 낚시인이 어피바늘채비의 중간을 잘라 ‘메탈지그+어피바늘 3개짜리 채비’로 낚시를 하고 있다. 실제로 낚시해보면 어피바늘 6개에 모두 대구가 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많아야 두세 마리가 걸려든다.
▲ 대구 지깅낚시 기본 채비. 맨 아래에 메탈지그(또는 봉메탈)를 달고 그 위에 바늘에 웜을 꿴 카드채비를 연결한다.
▲ 대구 지깅 기본 채비. 왼쪽부터 카드 채비, 카드 채비 바늘에 다는 웜, 메탈지그 위에 다는 꼴뚜기 루어, 봉메탈과 메탈지그다.
▲ 대구 지깅용 소품들. 사진은 하프루어의 더블온 PE라인과 다솔라이징 타이라바, 지그력 메탈지그다. 모두 다솔낚시마트 브랜드로 대구 지깅은 의외로 채비 손실이 많아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게 경제적이다.
▲ 채비 한 벌로 4마리의 대구를 올린 백현열 씨. 메탈지그에 여러 개의 바늘이 달린 카드채비를 연결해 낚시했다.
▲ 메탈지그만 사용해 대구를 올린 속초의 장세준 씨.
▲ 대구 지깅에 적합한 바낙스사의 전동릴. 왼쪽은 타이라바에 적당한 카이젠Z 150W, 오른쪽은 무거운 메탈지그를 사용할 때 알맞은 카이젠300C 모델이다.
▲ 봉메탈에 달린 꼴뚜기 루어에 낚인 대구.
▲ NS의 베스트셀러 우럭낚싯대 베이 사이드. 무거운 메탈지그를 사용한 대구 지깅에도 인기가 높다.
선비+장비 대여+채비 구입까지 15만원이면 즐길 수 있어
참고로 위에 설명한 채비를 써보면 메탈지그보다는 웜을 꿴 어피바늘에 더 잦은 입질이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확실히 대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살아있는 듯한 웜에 더 잘 반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피바늘에 꿰는 웜은 필수이며 현지 선장들은 ‘웜을 달지 않은 어피바늘은 의미가 없다. 웜을 달지 않을 경우 메탈지그만 쓰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할 정도다. 웜은 꼬리 부분이 살랑살랑 움직이는 형태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는데 평소 배스낚시나 광어 다운샷낚시 때 쓰고 남은 웜도 무방하다.
현지 낚시점에서 초보자를 위해 전동릴 장비 대여는 물론 채비 일체를 모두 팔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는 몸만 가면 된다. 선비는 1인당 10만원, 장비 대여와 채비 구입비용까지를 모두 합하면 대략 15만원 정도가 든다.
가지채비와 타이라바 조과 비교
짧은 피딩타임 때 다수확 확률은 가지채비가 높다
▲ 대구 지깅낚시에 사용한 라이트급 장비. 릴은 바낙스의 카이젠Z 150W, 낚싯대는 NS의 갈치 텐야 전용대인 HAIRTAIL TENYA로 가볍고 허리힘이 좋아 라이트 지깅용으로도 적합하다. 타이라바 사용을 감안해 전동릴에는 1호 PE라인을 감았다.
최근 대구낚시에서도 타이라바로 좋은 조과를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타이라바는 메탈지그와 어피바늘을 단 일명 ‘가지채비’보다 채비 무게가 가볍고 간편해 힘이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조과도 가지채비만큼 출중해 타이라바로만 대구를 노리는 낚시인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타이라바가 가지채비를 대체할 만큼 위력적이라고 까지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단골 낚시인들은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조황이 보통일 때는 가지채비와 타이라바가 비슷한 조과를 거두거나 오히려 타이라바에 잦은 입질이 오는 때가 있지만, 입질이 폭발적일 때는 마릿수에서 가지채비를 이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지채비에는 한 번에 두세 마리 많게는 서너 마리 씩 대구가 올라오기 때문에 한 번에 한 마리씩만 낚이는 타이라바와는 마릿수 차가 크다. 특히 모든 낚시가 마찬가지인 것처럼, 폭발적 입질은 하루 종일 오는 게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므로 짧은 시간에 다수확을 거두기에도 바늘이 많이 달린 가지채비가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타이라바를 쓸 때는 채비도 달라져야 한다. 일단 원줄이 가장 중요한데 타이라바를 쓸 때는 PE라인을 1호 정도로 가늘게 써줘야 400g짜리 메탈지그와 PE라인 5호를 사용하는 가지채비와 동일한 채비 내림 속도를 낼 수 있고 그래야 채비끼리 물속에서 엉키지 않는다. 타이라바를 애용하는 낚시인들은 덩치 큰 대구 무게와 저항 그리고 가지채비와의 엉킴 방지를 고루 감안했을 때 PE라인은 최소 1호, 타이라바는 150g짜리가 최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 대구낚시에 사용하는 타이라바. 150g짜리를 주로 사용한다.
문의 공현진낚시마트 010-3352-6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