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도와 더불어 완도권의 가을 감성돔 명소인 갈마도.
9월로 접어들면서 시즌 초반 가을 감성돔 사냥을 위해 완도 내만권으로 출조지를 선정했다. 완도 신지도 해변낚시 남철수 선장에게 조황을 물으니 최근 감성돔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9월 22일 저녁, 1물때를 맞아 남양주에 있는 서울월드피싱 회원 18명과 완도로 향했다.
새벽 1시경 목포 신안낚시에서 밑밥을 개고 대략 2시간을 더 달려 새벽 3시경 신지도 동고리선착장에 도착. 10분 거리의 혈도와 갈마도 위주로 회원들을 하선시키고 필자는 후배 김순원 씨와 함께 맨 마지막에 혈도 등대자리에 내렸다.
참고로 신지도에서 출항하는 해변호는 주변 부속섬인 혈도, 갈마도, 소등도는 물론 좀 더 멀리 나가면 모항도, 생일도까지 운항한다. 가까운 곳은 3만원, 생일도와 모항도는 4만원의 선비를 받는다. 배를 운영하는 낚시점에서 밑밥도 판매하지만 배만 이용해도 무방하다.
▲ 완도 해변낚시의 해변호. 완도 근해권 감성돔 포인트를 전문 출조한다.
▲ 가을 시즌에 인기가 좋은 혈도 끝바리 포인트.
▲ 혈도 끝바리에 내린 장진수 회원이 제법 굵직한 가을 감성돔을 뜰채에 담았다.
▲ 새벽에 혈도 등대자리에 내린 낚시인.
고수온 감안, 수심 깊은 등대 포인트 공략
최근 완도권 조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느끼는 점은 올해는 유난히 더웠던 탓에 해수면 수온도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이었다. 그 바람에 반짝 조황이 잦았고 여름 참돔낚시와 벵에돔낚시에도 악영향을 주었다. 예년 이 시기면 완도 내만에서 많은 감성돔을 쉽게 낚을 수 있었으나 올해는 ‘추석 제숫고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즌이 늦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매년 이시기에 신지도나 완도 내만권을 자주 찾는데 감성돔 개체수가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고수온 영향으로 예년처럼 마릿수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매주 낚시를 다니는 필자는 풍성한 조과도 좋지만 그저 바다로 나서는 게 좋다. 마치 계절에 맞는 과실을 수확하듯 계절에 맞는 대상어를 노리는데 이번 가을 감성돔을 사냥을 시작으로 내년 영등철까지는 감성돔을 타깃으로 출조할 예정이다.
물때가 1물이라 조류 소통도 미약하고 물색이 맑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의외로 물색이 좋고 조류 소통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올해 고수온의 영향으로 표층 수온이 아직 24~25도를 찍고 있어 감성돔낚시를 하기엔 여전히 높은 수온이라는 것. 그래서 수심 깊은 포인트를 노리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김순원 씨가 2주 전 출조 때 등대자리에서 사이즈 좋은 참돔을 4마리나 낚아내고 몇 방 터진 경험이 있어 수심 깊은 혈도 등대자리를 선택한 것이다.
김순원 씨는 지난번 낚시했던 ‘배댄자리’에, 필자는 좌측 깊은 수심과 얕은 수심의 경계 지점을 노려보기로 했다. 대략 오전 9시가 간조라 아직은 썰물 조류가 제법 빠르게 우측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곳은 정면 약산도를 바라보고 낚시하는데 발판도 좋고 발밑 수심이 좋아 가까운 지점에서 입질이 오기에 낚시가 그리 어렵지 않은 곳이다. 11월로 접어들면 4짜를 마릿수로 배출해내는 혈도의 명포인트이며 수심이 깊어 조류가 약한 상황에서도 사이즈 좋은 참돔이 곧잘 낚인다.
▲ 혈도 등대자리에서 굵은 참돔을 올린 김순원 회원.
14m 수심에서 솟구치는 가을 감생이
새벽에 회원들을 하선시키는데 갯바위 주변으로 멸치 떼가 라이징하는 것을 보였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 시간에 동생이 작은 깔따구급 농어를 한 마리 올리더니 곧이어 붉바리도 한 마리 낚아냈다. 잡어 성화도 없고 시원한 가을 바람과 청명한 날씨까지, 여기에 뭐라도 나와 주니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그런데 중썰물 조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낚시자리 주변으로 쓰레기와 해초 부유물들이 함께 떠내려 오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채비가 걸려 내려가지도 않을 뿐더러 채비 회수 때마다 바늘에 쓰레기들이 걸려 올라왔다. 이른 아침 피딩 타임에 던질 곳이 없는 난감한 상황이 두 시간 정도 이어져 낚시를 포기. 아침 8시경이 되서야 조류가 점차 죽으며 주변 정리가 되는 듯 했다.
8시가 넘어서자 우측으로 빠르게 움직이던 썰물 조류가 힘을 잃어가고 갯바위 발밑으로 부딪힌 뒤 좌우 가장자리를 타고 갈라졌다. 물색도 좋고 조류의 흐름으로 보아 왠지 한 마리 나와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비를 원투한 뒤 뒷줄을 잡고 있으니 찌가 점점 갯바위 근처로 다가왔다. 늘어진 원줄을 감아 들이고 팽팽하게 잡자 찌와 함께 초릿대를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이 찾아왔다. 김순원 씨에게 앞서 ‘8시부터 집중하라’고 했는데 예측대로 8시가 넘은 간조 무렵에 준수한 녀석들이 올라왔다. 계측을 해보니 40cm에 약간 못 미치는 녀석이었다. 14m권에서 입질을 받아 낸 것이라 고기를 만져보니 시원함이 느껴졌다.
들물로 돌아서자 조류 방향이 좌측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자리를 배댄자리 우측으로 이동하여 발밑에 밑밥을 주고 흘리자 수심이 깊어지는 경계면에서 찌가 슬그머니 잠겼다. 베일을 닫고 원줄을 감아 들이며 로드를 살짝 들자 묵직하게 초릿대를 가져갔다. 대를 세우자 몇 차례 꾸욱- 꾸욱- 하더니 1.5호 목줄이 버티질 못하고 여에 쓸려 나가버렸다. 채비를 약하게 쓴 탓에 녀석에게 당하고 말았다. 확인은 못해 알 수는 없었지만 로드로 전해지는 느낌으로는 대형급 붙박이 감성돔이 아닌가 싶었다.
무척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무조건 잡고자 하면 강하게 쓸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대상어와의 게임에서 녀석에게도 살 수 있는 정도의 공정한(?) 여지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가급적 라이트한 채비와 장비를 선호하는 필자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이런 뜻밖의 입질을 받아냈다는 것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 필자가 혈도에서 올린 감성돔과 테크니션 소프트타입 헤드라인 목줄.
▲ 39cm 감성돔. 가을 감성돔치고는 준수한 씨알이다.
▲ 찌낚시에 올라온 붉바리.
FISHING GUIDE
전유동 맞조류 공략법
발밑으로 밀려오는 맞조류에서 전유동 낚시할 때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일단 찌가 발 앞으로 밀려와도 실제 밑채비는 찌보다 훨씬 뒤에서 따라오기 때문에 발밑으로 찌가 붙어도 채비를 바로 회수하지 말고 원줄을 긴장감 있게 유지해준다.
높은 발편에서 채비 입수각이 보인다면 밑채비 각을 유심히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구멍찌 뒤쪽으로 사선이 져있던 원줄이 거의 일직선이 되었을 때 채비를 회수해도 늦지 않다. 초보자들은 밀려오는 조류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감성돔 낚시에서 밀려오는 조류는 전유동낚시뿐 아니라 반유동낚시에서도 좋은 조건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특히 맞조류 상황에서는 원줄의 슬랙현상 즉 처짐현상이 생기는데, 이때는 원줄 관리를 잘 해주면서 발밑에서 점차 수심이 얕아진다면 로드를 들어 감는 동작(루어의 리트리브 동작과 유사)을 반복하며 밑걸림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이 동작은 견제와 유인 동작을 겸하기 때문에 대상어의 입질을 빠르게 받아 낼 수도 있다.
맞조류 상황에서는 가급적 캐스팅은 멀리하고 밑밥은 찌보다 멀리 주어도 상관없다. 공략 시에는 낚시자리로부터 수직선으로 세 포인트 정도로 나누어 더듬어 오는 것도 효과적이다.
▲ 전유동으로 감성돔을 올린 필자.
▲ 낚시를 마친 서울월드피싱 회원들이 저녁식사를 위해 들른 마량의 남양식당.
문의 남양주 서울월드피싱 010-9055-7699, 완도 신지항 해변호 010-8808-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