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에기왕서치 양념피버의 위력입니다.” 한국을 방문해 에깅 강습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와카미 에이스케(야마시타 에깅 마이스터) 씨가 지난 9월 16일 부산 백운포 체육공원 아래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일본 야마시타 한국총판 성광물산상사가 주최해 포항낚시프라자에서 열린 ‘가와카미 에이스케 라이브 에깅 강습회’가 낚시인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래서 성광물산상사는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를 한국으로 다시 초청해 9월 16일 부산, 9월 18일 여수에서 각각 강습회를 실시했다. 기자는 지난 9월 16일 부산에서 열린 강습회를 취재했고 이어진 갯바위 현장 강의를 통해 왜 가와카미 씨가 에깅 마이스터로 불리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 부산 강서구 태극낚시에서 에깅 강습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
부산에서의 강습회는 지난 9월 16일 오후 2시 강서구 구랑동에 있는 태극낚시점에서 열렸다. 선착순 모집에 응모한 낚시인 20명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온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와 기타무라 타로 씨가 강습회를 준비했다. 통역은 강습회를 주최한 성광물산상사 김민성 대리가 맡았다.
▲ 강습회가 열린 태극낚시 입구.
가와카미 씨는 에깅 기초 테크닉으로 ‘에기 속지 컬러 선택’을 먼저 이야기했다. 에기는 속지와 겉지를 포개 2중으로 컬러를 표현하는데, 겉지보다 속지 컬러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속지는 천 타입인 겉지와 달리 반짝이는 기능이 있는 테이프 타입이다. 은색, 금색, 분홍, 빨강, 보라를 사용하며 태양 고도에 따라 속지가 빛을 반사해 플래싱 효과를 발휘해야 액션을 줄 때 어필 효과가 더 커진다고 했다.
은색은 해 뜰 무렵, 금색은 해 질 무렵에 좋고 빨강과 보라는 밤에 효과가 좋다. 속지가 무지개색인 에기도 있는데 무지개색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잘 먹히는 컬러이며 가와카미 씨도 즐겨 사용하는 속지 컬러라고 말했다.
▲ 태양의 고도에 따른 속지 컬러 선택.
▲ 야마시타가 출시하고 있는 에기 컬러 차트.
▲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가 투명 에기에 자외선을 비추어 네온브라이트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의 친필 사인.
무지개색 속지는 보편적으로 잘 먹히는 컬러
기본 테크닉 강의를 마친 후에는 신제품 ‘에기왕 서치’를 소개했다. 에기왕 서치는 기존 에기와는 성격이 조금 달랐다. 가와카미 씨가 설명한 에기왕 서치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에기 등에 스트로브핀이 달려 위글링 액션을 연출한다. 기존 에기왕은 꼬리 하단에 하이드로핀이 장착되어 폴링 시 안정감을 강조한 반면 에기왕 서치는 등에 스트로브핀을 달아 폴링 때 미노우 몸통이 뒤뚱거리는 위글링 액션을 할 수 있다. 그로인해 재킷(에기를 덮고 있는 표피 중 속지)의 반짝임을 극대화해 빛을 발생시켜 오징어의 시각을 강하게 자극한다.
둘째 기존 에기왕과 다르게 보디 옆면을 평평하게 제작했다. 평평한 옆면에 반사판(속지)을 부착해 폴링 시 위글링 액션을 내어 강력한 플래싱 효과를 낸다.
셋째는 래틀이다. 낚시인들은 래틀이라고 하면 에깅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에기왕 서치에 들어 있는 래틀은 다르다. 보통 래틀이라고 하면 단순한 금속 조각 혹은 금속 구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에기왕 서치에 사용한 래틀은 특수 금속이다. 즉 다양한 금속을 합금한 제품으로 래틀이 보디에 부딪힐 때마다 일정한 주파수를 낸다.
야마시타가 무늬오징어를 수족관에서 직접 기르며 실험한 결과, 무늬오징어는 저주파와 고주파의 중간인 600Hz에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이 확임됨에 따라 래틀로 일정하게 600Hz 주파수를 발생하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물색이 탁한 곳, 조류가 빠른 곳, 해초 같은 장애물이 많은 곳 등 시각적인 어필이 어려운 포인트에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
넷째는 좀 더 빨라진 폴링 속도다. 에깅 고수들은 대부분 공감하는 사실로, 넓은 구간을 빠르게 탐색하고 마릿수 조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빠른 침강속도가 필수다. 그래서 2.5호는 1m 가라앉은 데 3.6초, 3호는 3.2초가 걸리게 설계했다. 기존 에기왕 2.5호 노멀 타입의 침강속도가 3.5~4초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작으면서도 더 빨리 가라앉게 만든 것이다.
종합하면 에기왕 서치는 크기는 작지만 빠른 침강속도와 강한 어필력으로 고활성의 무늬오징어를 빨리 유혹하는 에기다.
▲ 태극낚시에서 에깅 강습회에 참석한 낚시인들과 기념 촬영.
▲ 한국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에기왕서치 3호 양념피버 컬러.
강풍 속에 찾은 백운포 체육공원 갯바위
▲ 취재팀이 백운포 갯바위로 진입하고 있다.
강습회는 오후 4시에 종료됐다. 이후 예정대로라면 강습회에 참석한 낚시인들과 함께 부산 기장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함께 에깅을 즐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취재당일은 초속 8m의 강풍이 불어 해안에서 낚시가 불가능한 수준. 그래서 일반 낚시인은 제외하고 가와카미 씨와 루낚 운영자 이승호 씨, 성광물산상사 김민성 대리, 기타무라 씨만 현장에 동행하기로 했다.
▲ 강습회를 마치고 백운포 현장 촬영에 참가한 취재팀. 좌측부터 야마시타 기타무라 타로 씨, 성광물산상사 김민성 대리,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 루낚 운영자 이승호 씨.
이승호 씨의 안내로 도착한 곳은 부산 용호동의 백운포 체육공원. 이곳은 백운포 매립지 옆으로 이어진 얕은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인다고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포인트에 도착하니 강풍이 불어 낚시가 힘들어 보였다. 이승호 씨는 “백운포가 후미진 곳이라 그나마 바람이 덜 부는 것입니다. 지금 용호동 바깥으로 나가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붑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처음 포인트를 접하는 가와카미 씨가 어떤 해결책을 보여줄 것인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그가 선택한 장비는 다이와 스토이스트R 로드에 2508 이그지스트 스피닝릴 그리고 합사는 0.6호, 쇼크리더 3호, 에기는 라이브서치 3호 양념피버 컬러였다.
강풍이 불면 멀리 캐스팅하기 위해 좀 더 무게가 나가는 3.5호 섈로우 타입을 선택하는 것이 상례 아닌가? 게다가 라이브서치 3호는 1m 가라앉는 데 3.2초가 걸리기 때문에 일반 노멀 타입보다 빨리 가라앉는다. 수심 얕은 백운포 갯바위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해 보였다. 실제로 백운포 일대 갯바위는 수심이 4~5m로 얕고 특히 가장자리 구간은 3m 내외라 빨리 가라앉는 에기는 별 쓸모가 없는 곳이었다.
▲ 백운포 현장에서 촬영 중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 현장에서 만난 팬을 위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고활성 가을 무늬에게는 강한 어필이 키포인트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의 움직임은 다른 낚시인과 달랐다. 우리는 관심조차 없는 갯바위 가장자리를 유심히 보더니 에기를 발앞에 툭 던져 넣었다. 현지에 와 있던 한 낚시인이 “좀 더 갯바위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심이 깊고 낚시할 곳이 많다”고 조언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바람이 강하게 불자 사이드 캐스팅을 해 에기를 30m 정도 날렸다. 한국의 낚시인들이 조금이라도 멀리 캐스팅하기 위해 로케티어 채비를 사용하는 것과는 반대로 캐스팅 거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핀포인트를 겨냥해 정확한 곳에 폴링을 시킨 후 입질이 없으면 바로 에기를 회수해 다시 캐스팅했다.
그래서 처음에 우리는 가와카미 씨가 물속 지형을 살피거나 에기의 침강속도를 확인하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딱 캐스팅 3번 만에 무늬오징어를 낚아냈다. 갯바위 안쪽으로 걸어가던 일행이 놀라서 뒤를 돌아봤고 구경하던 현지 낚시인도 놀라는 눈치였다.
우연이겠지 싶었으나 곧바로 한 마리를 더 추가하며 기타무라 타로 씨와 촬영을 이어나갔다. 어떻게 잡았냐고 묻자 “바로 앞에 보이는 수중여와 수중여 사이의 골에 에기를 풀링시켰습니다. 가을에는 작은 무늬오징어가 주로 수중여 주변이나 골창에 숨어 있죠. 이런 날씨에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특히나 지금은 강풍과 파도로 물색이 너무 탁해진 상태인데 이런 경우는 깊은 곳의 물색이 더 탁해 불리합니다. 또 강풍이 불면 에기를 원하는 곳으로 폴링 시키기도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 작은 씨알 한 마리를 추가로 올린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
그렇더라도 에기왕서치의 침강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닐까? 가와카미 씨는 “바람이 불고 원줄이 날리는 상황에서 침강 속도가 느리면 에기가 금방 원하는 곳을 벗어나버립니다. 가을 무늬오징어는 활성이 높다는 것을 명심하고 빠른 탐색으로 정확한 곳을 노리면 쉽게 무늬오징어를 잡을 수 있습니다. 보여드린 테크닉은 가을에 유용하며 봄이나 겨울엔 낚시하는 방식은 다르므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에기왕서치의 활용도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가을 시즌만큼은 굉장히 유용한 아이템이 될 것으로 보였다. 고활성의 무늬오징어에 대응하는 강한 어필력. 그것이 가을 에깅의 키포인트였다.
▲ 에기왕서치 양념피버 컬러에 올라온 무늬오징어.
▲ 함께 갯바위로 출조한 성광물산상사 김민성 대리가 아쉽게 무늬오징어 다리만 올렸다.
▲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의 에깅 장비. 로드는 다이와 스토이스트R, 스피닝릴은 다이와 이그지스트 2508
▲ 가와카미 에이스케 씨의 로드 파지법. 중지와 약지 사이에 스피닝릴 다리를 끼워 로드를 잡는다.
취재협조 성광물산상사, 야마시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