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으로 촬영한 독동수로. 수로라기보다는 큰 둠벙 형태다. 동쪽과 남쪽으로 열린 물길로 낙동강 본류에서 붕어가 유입된다.
우선 먼저 소개하는 독동수로는 낙동강 구미보에서 2km 상류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마다 수많은 4짜 대물 붕어를 쏟아내는 낙동강 최고의 대물 포인트이다. 수로라기보다는 둠벙 형태에 가까운 곳으로, 2만평 정도의 큰 규모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연이 번지고 있어 낚시할 수 있는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독동수로 전역에는 수몰나무가 산재해 있고 연, 부들, 마름 등의 수초가 발달해 있다. 남쪽과 동쪽으로 열린 물길을 따라 낙동강 본류에서 수시로 대물 어자원이 유입되는 곳이다. 독동수로가 처음 알려졌던 때만 해도 주로 봄 산란기에 많은 낚시인이 몰렸지만 지금은 사철낚시터로 변모한 상황이다.
연밭보다 수몰나무 포인트가 좋았던 독동수로
지난 10월 초, 필자는 가을 대물을 노리기 위해 독동수로를 찾았다. 여름 내내 수면을 뒤덮고 있던 마름이 삭아 물색이 미역국처럼 뿌연 색을 띠고 수면 위로 대물 붕어가 노는 모습이 보여 기대감이 들었다. 주말임에도 생각보다 낚시인이 없어 여러 포인트를 둘러보다가 심사숙고 끝에 연밭 포인트에 낚싯대를 펼쳤다.
SNS를 통해 필자가 독동수로에서 낚시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자 ‘보통의존재들’ 카페 회원인 김성민 씨가 합류해 필자의 추천에 따라 수몰나무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그 자리는 원래 필자가 앉을까 고민했던 자리인데 포인트에 따른 조황 차를 비교해보기 위해 그 자리를 추천한 것이다. 결과는 수몰나무 포인트의 압도적 승리였다. 필자는 밤새 커야 9치급 작은 붕어 몇 마리를 낚았지만 김성민 씨는 39, 35cm 월척 두수를 포함해 총 6수의 붕어를 올렸다.
일주일 후, 김성민 씨가 앉았던 자리에서 꼭 낚시해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독동수로를 찾았다. 둑길로 들어서자 멀리 차량 몇 대가 주차된 것이 보였다. 아뿔싸! 내가 원하던 포인트는 벌써 다른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하나 남은 빈자리에 대편성을 시작했는데 첫 낚싯대를 펼치며 왜 이 자리가 비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무분별한 작업으로 수몰나무가 너무 멀리 형성되어 있어 긴 대로만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였던 것이다. 서둘러 4.4칸부터 7.0칸까지 총 8대를 편성해 낚시를 시작했다. 수온이 떨어지는 시기임을 감안, 봉돌을 띄운 쌍바늘 슬로프 채비에 옥수수와 글루텐을 미끼로 사용했다.
첫 붕어는 생각보다 빨리 얼굴을 보여주었다. 오후 7시쯤 글루텐을 먹고 7치 붕어가 올라왔다. 이후 심심할 틈 없이 입질이 이어졌다. 양바늘 모두 글루텐을 사용하니 작은 붕어부터 35cm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내가 신나게 붕어를 잡아내고 있는 반면 주변에선 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주변 낚시인들의 채비 안착 모습을 보니 찌맞춤이 무거워 보였다. 확실히 예민한 채비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았다.
밤이 깊어가자 주변 낚시인들이 하나둘 철수해 홀로 밤낚시를 이어갔다. 초저녁부터 새벽 1시까지는 입질이 좋았으며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후 동이 틀 때부터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출근을 위해 새벽 6시 쯤 철수 준비를 했는데 철수할 때까지 입질이 들어와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 필자가 독동수로 출조 첫날에 앉았던 연밭 포인트.
▲ 어둠이 내린 독동수로 수몰나무 포인트.
▲ 보통의존재들 카페 회원 김성민 씨가 수몰나무 포인트에서 올린 조과.
▲ 독동수로에서 만난 35cm 월척 붕어.
강풍 피해 독동수로 대신 찾아간 신기리수로의 대박
10월 13일, 보통의존재들 카페 회원인 문종철 씨가 출조지 추천을 부탁하기에 독동수로를 강력히 추천했다. 김성민 씨가 앉았던 포인트를 항공지도에 표시해주면서 ‘연밭보다는 수몰나무 포인트에서 더 큰 붕어가 낚이며 글루텐 미끼에 조황이 좋았다’고 알려주었다. 주로 동이 틀 때 입질이 활발히 이어지니 오전 시간을 놓치지 말라고도 일러두었다.
다음날 아침, 문종철 씨가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45cm에 육박하는 대물 붕어 사진이었다. 나는 카메라를 챙겨 들고 독동수로로 향했다. 밤새 입질이 없다가 오전 8시30분에 글루텐 미끼로 첫 입질을 받았는데 걸자마자 냅다 옆으로 박아버려 잉어인 줄 알았다고. 계측자에 올려보니 지느러미 끝이 45.3cm를 가리켰고 체고가 엄청나 마치 항공모함을 연상케 했다.
▲ 필자의 추천으로 독동수로 출조한 문종철 씨가 수몰나무 포인트에서 올린 4짜 붕어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문종철 씨가 올린 45.3cm 대물 붕어. 체고가 엄청났다.
▲ 문종철 씨가 사용한 채비. 봉돌을 분할 해 예민함을 추구했다. 미끼는 글루텐.
10월 20일, 계속된 독동수로 호황에 ‘한 번 더 독동수로에 도전해 볼까?’ 하다가 강한 바람에 낚시가 어려울 것 같아 신기리수로로 발길을 돌렸다. 신기리수로는 구미보에서 8km 상류에 있으며 낙동강 본류로부터 양수장까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물길이 붕어가 회유하는 좋은 포인트 역할을 하는 곳이다. 수로 폭이 10~20m 정도로 좁아 짧은 대로 공략할 수 있으며 산란철과 가을철에 많은 4짜 붕어를 배출해 많은 낚시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신기리수로에 도착해 보니 마치 2주 전의 독동수로를 보는 것처럼 좋은 물색을 띄고 있었다. 이날은 낚시하는 당일 낮부터 큰 나무가 휠 정도로 강풍이 불었는데 다행히 이곳은 수로 폭이 좁아 짧은 대로 공략이 가능하고, 낚시 자리 부근의 지대가 높아 바람 영향을 적게 받는 장점이 있었다.
폭이 13m 정도로 적당하고 삭고 난 마름 줄기가 듬성듬성 남아 있는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 낚시한 흔적이 없는 자리라 개척기로 주변 풀을 정리하고 2.6칸부터 4.8칸까지 14대의 낚싯대를 편성했다. 수심은 60cm에서 1m 10cm 정도를 나타냈으며 우측에서 좌측으로 갈수록 깊어지는 지형이었다.
▲ 드론으로 촬영한 신기리수로. 양수장을 향해 난 물길을 따라 낚시인들이 자리 잡고 있다.
▲ 신기리수로에서 필자가 낚시한 포인트. 폭이 좁아 짧은 낚싯대로 공략이 가능하다.
▲ 필자가 신기리수로에서 사용한 채비. 봉돌은 띄우고 두 바늘이 바닥에 닿는 슬로프 채비를 사용했다.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
새벽 배수 전가지 44cm 외 월척만 4마리
오후 7시에 첫 입질이 들어왔다. 글루텐 미끼를 탐한 31cm 월척 붕어였다. 수로 폭이 좁아 낚싯대의 절반은 반대편 직벽 구간을 공략하고 나머지는 직벽에서 2~3m 띄워 찌를 세웠는데 직벽에서 가장 먼 곳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붕어들이 직벽보다는 수로 가운데를 통해 회유하다 먹이활동 한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낚싯대를 조금 짧은 대로 교체하며 대편성을 수정했다.
약 30분 후, 4.0칸 낚싯대를 3.6칸으로 교체한 곳에서 두 번째 입질이 들어왔다.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35cm 월척이 큰 물파장을 일으키며 뜰채에 담겼다. 강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입질이 이어졌다. 이후 월척 1수와 준척 2수를 추가했다.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던 새벽 2시30분, 두 번째 붕어를 낚았던 3.6칸 대의 찌가 스르륵 잠기더니 측면으로 이동하는 게 보였다. 챔질 후 이전과는 다른 무게감이 느껴졌다. 언뜻 보기에도 4짜는 훌쩍 넘어보였다. 한참의 힘겨루기 끝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44cm에 가까운 멋진 대물 붕어였다.
이후 새벽 3시에 월척 붕어 한 마리를 추가했으나 곧바로 배수가 시작됐다. 동이 트며 바람은 잠잠해졌지만 서리가 내릴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뚝 떨어진 기온에 배수라는 악재까지 겹쳐 더 이상의 입질은 받지 못했다. 아침까지 준척 2수, 월척 4수 그리고 4짜 붕어까지 총 7수의 붕어를 낚으며 초대박 조과로 낚시를 마무리했다.
낙동강 구미보 상류 서편에 위치한 독동수로와 신기리수로는 수심대가 적당하고 수초여건이 좋아 본류대에 머물던 대물 붕어들이 수시로 유입된다. 4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꾸준히 대물 붕어를 배출하지만 봄과 가을철에 특히 씨알 좋은 붕어가 낚인다.
▲ 신기리수로를 찾았을 때는 서리가 내릴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아침에는 입질이 전혀 없었다.
▲ 신기리수로에서 올린 44cm 붕어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필자.
▲ 필자가 신기리수로에서 올린 4짜와 월척 붕어들.
내비 입력 독동수로-경북 구미시 선산읍 생곡리 567-1, 신기리수로-경북 구미시 선산읍 신기리 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