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4일, 한동안 일이 바빠 낚시를 통 못 가다가 휴무날에 맞춰 장태공낚시점 사장님과 범섬으로 출조했다. 당시 범섬은 벵에돔 조황이 좋아 어느 포인트건 발 디딜 틈이 없어 우리는 범섬 동코지로 향했다. 원래는 날물 포인트이나 자리가 없어 들물 물돌이 타이밍을 노려보기로 한 것이다.
오후 출조라 채비를 끝내고 나니 오후 12시. 만조를 3시간 정도 남겨둔 시간이었다. 1.5호대에 원줄 2호, 투제로 기울찌에 1.75호 목줄을 직결했다. 조수고무 밑으로는 G4 봉돌과 벵에돔바늘 7호를 묶었다.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발 앞에 밑밥을 열심히 쳐댔다. 시간은 흐르고, 다른 포인트에서 한두 마리씩 벵에돔이 올라올 즈음 장태공낚시 사장님이 연속으로 30cm 벵에돔을 낚아 올렸다. 사장님의 조언을 들으며 낚시를 이어가던 순간 낚시춘추 어느 기사에서 ‘초저녁 대물은 발 앞에 있다’라는 기사가 떠올랐다.
수면 가까이 떴을 때는 황줄깜정이로 착각
노을이 지는 시점에 발 앞에서 발생한 반탄류에 채비를 흘려보내는 식으로 낚시를 한 지 1시간 여. 구멍찌와 조수고무가 미친 듯한 속도로 동시에 빨려들었고 스풀의 원줄도 정신없이 풀려나갔다.
베일을 닫고 챔질을 하려는데 저항이 너무 세 베일이 두 번 정도 다시 열리는 상황을 맞았지만 재빨리 베일을 다시 닫고 파이팅에 들어갔다. 2분 정도 싸웠을까? 놈이 수면 가까이 왔을 때는 생각보다 하얗게 보였다. 그 바람에 ‘황줄깜정이인가?’ 싶었다.
그러나 녀석을 완전히 수면 위로 띄우자 장태공 낚시점 사장님께서 “대용아 긴꼬리다! 긴꼬리!” 하며 소리를 질렀다. 너무나 흥분이 되고 손이 떨려 더 이상은 낚시가 어려웠다.
낚시점에 도착해 제대로 계측하니 정확하게 50cm가 나왔다. 감사한 마음으로 기념사진 촬영 후 ‘대물을 낚았으니 낚시춘추에 꼭 제보해보라’는 주위 분들의 권유로 조행기를 기고하게됐다. 연초부터 대물을 낚은 터라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범섬 동코지에서 올린 50cm 긴꼬리벵에돔을 자랑하는 필자.
필자가 50cm 긴꼬리벵에돔과 파이팅 벌이는 장면.
장태공낚시에 돌아와 다시 기념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