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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현장] 부산 가덕도 조황은 원도 뺨치네!
202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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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현장]

부산 가덕도
조황은 원도 뺨치네!

이영규 기자

올 겨울 부산 앞바다는 유례없는 초등감성돔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부산 시내 낚시터라고 할 수 있는 태종대권은 물론 가덕도에서도 풍족한 조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동네 낚시터’로 취급받던 가덕도에서 혼자 하루에 10마리 이상도 낚아내자 오히려 원도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종호 씨가 가덕도의 인기 포인트 중 한 곳인 바둑판자리에서 감성돔을 걸었다. 전방 40m까지 원투한 채비로 수중여를 공략해 입질을 받아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원도 취재 계획을 세운다. 초등감성돔이 가장 빨리 붙는 홍도로 갈지, 낚시인이 덜 몰려 한가한 낚시가 가능한 중태도로 갈지를 고민하던 중 기술자 김종호 프로가 의외의 장소를 제안했다. 그곳은 다름 아닌 가덕도. 구멍찌낚시 입문 초기, 두세 명 내리면 알맞은 자리에 열 명 이상을 쏟아놓는 ‘대환장쇼’를 경험한 이후 한 번도 찾지 않던 섬이었다. 나의 떨떠름한 표정에 김종호 씨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원도요? 지금은 가덕도가 훨씬 낫습니다. 그저께도 후배가 혼자들어가 5짜 1마리랑 4짜 2마리를 낚아 나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덕도만큼 조황 좋은 곳은 없습니다.”

나는 여러 SNS 채널을 통해 부산권 감성돔 조황이 유례없이 좋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특히 올해는 부산 앞바다 수온이 매우 높아 초등철인 12월 초순 수온이 15도에 달했는데도 호황이었다. 낚시인들은 늘 ‘적어도 12도까지는 내려가야 겨울 감성돔이 제대로 붙는다’고 말해왔지 않는가? 올해 ‘고수온 감성돔 호황’은 어찌된 일인지 혼란스러웠다.


초대박 호황에 새벽 1시 출조도 붐벼

올 초등철 가덕도 감성돔 호황 구간은 섬 동쪽 연안인 세바지항~아동섬 구간이다. 이 구간에 12월 초부터 연인 떼감성돔이 쏟아지자 새벽부터 낚시인들이 몰렸다.

1항차 출조가 새벽 1시, 2항차가 새벽 4시인데 세바지항은 밤 10시부터 이미 북적였다. 알고 보니 새벽 1시에 출발하는 1항차 낚싯배를 타려면 밤 10시까지 낚시점에 도착해 승선명부를 적어야 했기 때문이다. 낚시 짐만 갖다 놓는 방식으로 우선 탑승자를 정할 경우 전날 오후에 짐만 갖다 놓는 얌체족들이 생겨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 승선명부 적는 것도 순서가 있기에 초저녁부터 낚시점 앞에 도착해 줄을 서는 해프닝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가덕도를 찾았던 12월 15일은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몰아칠 때로, 부산 지역 기온도 영하 5도에 달했다. 여기에 바람까지 부니 체감 온도는 영하 7~8도에 달했다. 우리는 아무리 손맛이 중요해도 새벽 1시 출항은 무리라고 여겨 새벽 4시에 출발하는 2항차 낚싯배를 타고 나섰다.

세바지항을 벗어나 낚싯배가 방파제를 돌아서자마자 갯바위 곳곳에서 랜턴 불빛이 번쩍였다. 초입 갯바위에서부터 만원이었고 30평 남짓한 여에 10명이 넘게 내린 곳도 있었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낚시가 가능할까?’ 싶었으나 선장님은 “어제도 이 많은 낚시인이 모두 감성돔을 낚았다”며 하선을 주저하는 낚시인들을 다그쳤다.

이날 김종호 씨는 개인 유튜브 촬영이, 나 또한 취재가 목적이기에 조황이 좋아도 낚시인이 많이 내린 자리는 피하고 덜 붐비는 자리를 찾았다. 그 결과 최근 조황이 좋았다는 소위 ‘핫라인’의 맨 끝자락인 아동섬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첫날은 전체적으로 조황이 좋지 못했다. 이틀 전부터 불어 닥친 강풍과 추위 탓에 수온이 갑자기 내려갔다는 게 낚시인들의 분석이었다.

결국 우리는 이튿날 다시 도전하기로 했고 또 다시 새벽 4시 2항차 낚싯배를 타고 포인트로 들어갔다. 둘째 날은 운 좋게 일명 째진자리로 불리는 여밭에 내렸고 그 자리에서 김종호 씨가 6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냈다. 씨알은 최대 45cm 나머지는 30~40cm까지 다양했다. 째진자리는 배 대는 자리 전방 10m 지점에 3개의 간출여가 자리해 ‘배질’을 여간 잘하는 선장이 아니면 상륙이 쉽지 않은 자리다. 내려 보니 여와 여 사이의 골창 수심이 9m에 달했고 멀리 치니 12m까지도 나왔다.

사실 이날 나는 김종호 씨의 원투 찌낚시를 새롭게 분석하는 기사를 만들 생각이었으나 예상 못한 포인트 여건에 ‘근투 찌낚시’를 촬영해야만 했다. 거리가 불과 5m 정도 밖에 안 되는 좌우 간출여 탓에 원투 찌낚시로 감성돔을 걸었어도 끌어내다 모두 놓칠 여건이었다. 노련한 김종호 씨는 반유동과 전유동을 고루 가미해가며 감성돔을 뽑아냈다.


고수온 겨울 근해낚시 호황 매년 반복될 듯

둘째 날 조황 역시 나흘 전 대호황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선비 2만5천원짜리 포인트에서 30~45cm 감성돔 6마리를 혼자 낚았다는 점만으로 가덕도가 현재 전국 최고의 가성비 낚시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건 왜 평년보다 3도 높은 고수온인데도 겨울 감성돔이 호황을 보이느냐는 점이다. 이런 경향은 비단 부산 앞바다만 그런 게 아니다. 고흥권 초도, 장도, 손죽도 등지에서도 12월 내내 감성돔이 호황을 보였다. 손죽도의 경우 늦가을까지는 제법 감성돔이 올라와도 겨울에 접어들면 조황이 꺾이는 게 상례인데 올해는 한 달 이상이나 시즌이 지속됐다. 이에 대해 김종호 씨는 “과거에는 수온이 안 떨어져 감성돔이 늦게 붙는다고 불평했으나 최근에는 수온이 높아도 감성돔이 잘 낚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수온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근해권을 덮고 있는 조류의 성질이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고수온이라도 감성돔이 좋아하는 조류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죠. 제 예상에는 당분간 이러한 패턴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경우 비용 때문에 원도권 출조가 부담스러웠던 근해권 출조 낚시인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입니다”라고 예상했다.

초겨울 복어, 쥐치 등의 득세 속에서 근해권 겨울 감성돔 호황이 매년 반복될 여지는 커 보인다. 이에 맞춰 낚시인들의 시즌 대처에도 좀 더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 낚시인들의 조언이다.


문의 세바지항 세바지낚시 0507-1407-5477, 부산시 강서구 대항동 10


부산에서 온 김동천 씨가 바둑판자리에서 올린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김종호 씨가 째진바위에서 복어를 피해 감성돔을 낚을 때 사용한 엑스경단.


세바지항에서 가까운 포인트에서도 감성돔이 잘 낚여 철수 때까지도 많은 낚시인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부산에서 온 김형근 씨가 바둑판자리에서 낚은 43cm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호 씨의 밑밥 레시피. 잘 녹인 크릴에 원투력 강한 루나히사노사의 집어제를 배합했다.


낚시점에 붙어있는 가덕도 포인트 안내도.


“이 정도면 굳이 원도 갈 일 없겠죠?”취재 이틀째 째진바위에서 올린 감성돔을 자랑하는 김종호 씨.


김종호 씨가 째진바위에서 감성돔을 끌어내고 있다. 좌우에 간출여가 있어 입질을 받아도 큰 고기는 많이 놓치는 포인트다.


세바지낚시의 세바지호가 낚시인을 작은 여에 내려놓고 있다. 뒤로 보이는 끝자락 섬이 아동섬이다.


첫날 오후에 바둑판자리로 포인트를 옮겨 감성돔을 끌어낸 김종호 씨.


아동섬에서 맞는 일출. 멀리 보이는 밝은 불빛이 반짝이는 곳은 부산시 사하구 다대포 일대다.


가덕도 세바지방파제. 이곳에서도 감성돔이 곧잘 올라온다.


세바지항에서 새벽부터 낚싯배를 기다리는 낚시인들.


발판이 높고 넓어 가덕도의 인기 포인트 중 한 곳인 미끄럼바위.


바둑판자리에서 감성돔을 끌어내는 낚시인들. 오후 늦은 해창 무렵에 입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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