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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태클의 기원(16회) 리어드랙(Rear drag)의 흥망성쇠
202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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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태클의 기원(16회)
리어드랙(Rear drag)의 흥망성쇠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생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스피닝릴에 설치된 기능 중 하나, 가는 낚싯줄로 대어와의 파이팅을 도와주는 기능이 바로 ‘드랙(drag)’이다. 대어가 당기는 힘에 저절로 스풀이 역전하여 낚싯줄이 끊어지는 것을 막고 싸움의 주도권을 계속 앵글러가 쥐고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드랙의 첫 등장은 초기 스피닝릴에서부터였다. 1913년에 특허 등록한 영국의 ‘일링워스-3(Illingworth-3)’ 모델에 이미 설치되어 있던 기능이었다.


1980년에 등장해 리어드랙 스피닝릴 전성시대를 이끈 일본 오모리제작소(大森製作所)가 만든

‘다이아몬드 마이콘(DIAMOND MI-CON)’ 시리즈 스피닝릴



드랙은 보통 스풀을 고정시키는 나사를 조이고 풀어서 스풀의 회전을 빡빡하게 하거나 느슨하게 조절한다. 이런 형태는 초창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드랙을 조이고 푸는 드랙 노브, 즉 손잡이가 릴 몸체의 뒤에 설치된 형태의 스피닝릴이 있었다. 요즘의 최신 스피닝릴에서는 특수한 스피닝릴 이외에 찾아보기 힘들지만, 1980년대에는 드랙이 릴 몸체의 뒤에 부착된 형태가 대세였다. 릴 메이커마다 경쟁적으로 이런 형태의 스피닝릴을 생산하였는데, 이런 형태의 드랙을 ‘리어드랙(Rear drag)’이라고 불렀다. 무엇보다도 리어드랙은 낚시하는 도중에 드랙을 풀고 조이는 조절이 편리하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었다.


드랙 장력 조절이 편리하다는 장점

리어드랙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0년이었다. 스웨덴의 ABU에서 판매하던 ‘레코드500(RECORD500)’이라는 스피닝릴인데 독특한 형태가 인기의 비결이었다. 브랜드는 스웨덴이지만 실체는 스위스의 시그리스트(C.Siegrist)라는 회사에서 OEM 제조한 릴로, 릴 뒷부분에 드랙 다이얼을 설치해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설계를 한 스피닝릴이었다. 당연히 유럽 각국의 특허는 물론 미국 특허를 획득했고, 다른 메이커에서는 이렇게 뒤에 설치하는 드랙의 스피닝릴을 만들 수가 없었다.

이때부터 리어드랙은 스웨덴 ABU에서 만드는 스피닝릴의 전매특허가 되었다. 스위스 제조를 벗어난 첫 스웨덴 자국 생산모델인 ‘ABU444’ 시리즈부터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를 풍미한 ‘카디날’ 시리즈까지, ABU의 스피닝릴 모델에는 모두 리어드랙이 설치되었다. 요즘도 일부에서 인기를 끌며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카디날33(Cardinal33)’이나 ‘카디날3(Cardinal3)’의 복제품을 보면 드랙을 조절하는 노브가 릴 몸체의 뒤편에 있다. 여담이지만, 정작 ABU에서는 이렇게 릴의 뒤에 부착된 형태의 드랙을 가리켜 리어드랙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이 명칭 대신 ABU는 ‘스턴드랙(Stern drag)’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편집자 주, stern : 선미, 고물, 뒤편)


리어드랙, 1950년대부터 스웨덴 ABU가 독점

리어드랙의 최초 특허등록은 ABU가 맞지만, 실은 원조가 따로 있었다. 1935년에 등장한 영국의 무명 브랜드인 ‘엑셀시스(EXCELSIS)’라는 스피닝릴에 최초로 리어드랙이 장치되어 있었다. 당시에 왜 이 릴이 특허출원을 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리어드랙도 스피닝릴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애당초 발명되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스웨덴 ABU의 ‘레코드500’ 스피닝릴이 특허권을 갖고 있게 되었던 것으로만 짐작하고 있다.

이렇듯 ABU가 30년 가까이 독점하던 리어드랙은 1980년에 등장한 릴에 의해 주도권이 넘어갔다. 바로 일본의 오모리제작소(大森製作所)에서 나온 ‘마이콘(MI-CON)’이란 이름의 스피닝릴이었다. 오모리제작소는 다이아몬드(DIAMOND)라는 브랜드로 더 알려진 성능 좋은 스피닝릴을 만들던 회사로, 이미 미국에서도 셰익스피어(Shakespeare) 브랜드로 당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다.

오모리제작소는 ABU가 갖고 있던 리어드랙에 대한 특허 독점이 소멸되는 시점에서 곧바로 리어드랙이 설치된 스피닝릴을 생산하여 대중화에 성공하였다. 1980년대의 루어낚시용 릴이라면 다이아몬드 마이콘이 손꼽히는 기종이었다. 등장과 동시에 미첼이나 ABU 등 유럽제 스피닝릴을 압도하는 성능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이아몬드 마이콘의 등장과 성공으로 인해 수많은 릴 메이커가 리어드랙 스피닝릴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이와, 시마노, 료비 등 1980년대의 주요 릴 메이커는 모두 리어드랙 스피닝릴을 만들 정도였다. 소비자인 낚시인도 당연히 리어드랙이 설치된 스피닝릴을 선택했다. 소형 스피닝릴에만 국한하지도 않았다. 돌돔용이라는 초대형 스피닝릴에도 리어드랙이 설치된 모델이 있을 정도였다.


대중화 성공은 일본 브랜드

리어드랙이 설치된 스피닝릴의 단점은 릴의 몸체가 커지고 무거워진다는 점이었다. 드랙 성능을 높이기 위해 와셔를 여러 장 사용할수록 릴 몸체는 더 커졌고 그만큼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늘어난 무게를 줄이기 위해 부품을 금속 대신 합성수지를 사용하는 일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는 다시 릴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결점을 낳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리어드랙 스피닝릴은 1980년부터 겨우 10여 년간밖에 지속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릴 메이커가 앞다투어 리어드랙이 설치된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릴의 소형화와 무게를 줄이는 데에 한계를 느끼고 말았다고생각한다.

사용의 편리함을 앞세워 인기를 누리던 리어드랙은 현재, 드랙의 정밀함과 파워에 앞선 ‘프론트드랙(front drag)’ 구조에 밀려 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렸다. 구체적으로 말

하자면, 1989년에 등장한 다이와의 금속제 고성능 스피닝릴의 시조인 ‘토너먼트EX’ 시리즈가 발매되면서 리어드랙 구조의 스피닝릴은 사라져갔다.



1950년에 최초로 리어드랙에 대한 특허를 등록한 ABU의 ‘레코드500(RECORD500)’


사이드 커버에 적혀 있는 영국, 독일, 미국, 스위스, 스웨덴, 프랑스 특허. 리어드랙에 대한 특허 표기이다.


리어드랙이 원조라고 여겨지는 영국의 ‘엑셀시스(EXCELSIS)’. 1935년에 등장했지만,

특허등록을 하지 않았다. (The Bail Arm Goes Around The World, 國吉 昌秀, 2008, 釣り人, Japan 발췌)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리어드랙 스피닝릴을 독점했던 스웨덴 ABU의 스피닝릴.

순서대로 ABU444, Cardinal44, Cardinal4X, Cardina54, Cardinal554


1980년대에는 일본의 모든 메이커도 리어드랙 스피닝릴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시마노의 커스텀X 시리즈(좌), 다이와의 SS-RD 시리즈(우)


초대형 스피닝릴에도 리어드랙이 설치된 모델이 생산되었다. 다이와의 ‘밀리온맥스SS9000리어드랙’ 모델의 광고.

부시리, 돌돔용으로 요즘으로 말하면 20000~30000번 사이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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