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우봉소류지
3년 전 물 뺐지만 마릿수는 넘사벽
정국원 객원기자, 로즈피싱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피싱트랜드 영업이사
물 맑은 청정계곡지인 우봉소류지. 청량한 경치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취재일 우봉소류지에서 올라온 붕어들. 21~25cm급들이 주종이었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시작된 가운데 2주 전 답사 차 다녀온 곳으로 출조 하고 싶어 몇몇 회원들에게 연락을 하였다. 그곳은 진주시 금곡면에 있는 우봉소류지. 이 시기에는 전역이 마름으로 뒤덮여 낚시가 불가능한 곳인데, 다행히 올해 여름에는 낚시자리 몇 자리가 확보되어 있었다.
우봉소류지는 1천800여평의 준계곡지다. 좌, 우 상류 골자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만수 시 5~6m를 보일 정도로 급경사. 수심이 깊다보니 한 번 걸면 손맛이 당차 나름 메리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수형저수지임에도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은 곳이며 붕어 외에 마자, 새우, 참붕어, 다슬기, 거머리 등도 서식하는 1급수를 자랑한다.
입질은 잦은데 씨알이…
지난 7월 27일 오후 3시쯤 근무를 마무리 한 뒤 우봉소류지로 향했다. 폭염 주의보 탓인지 의외로 고속도로에 차량이 적었다. 오후 4시쯤 저수지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한 로즈피싱 회원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낚싯대 편성을 끝낸 후였다.
좌측 골자리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뗏장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으로 새우 미끼가 잘 먹히는 구간이다. 대편성 하는 동안 온 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고진감래라고, ‘이 폭염 속에 왜 낚시를 왔을까?’ 라는 회의감도 들었지만 고생한 만큼 밤낚시에 붕어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에 이 정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해가 서산으로 서서히 넘어 갈 즈음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은 뒤 시원한 커피 한 잔 씩 나누어 마시고 각자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필자는 준비한 새우가 없어 옥수수 미끼로 붕어를 유혹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도무지 입질이 없었다.
‘왜 이럴까?’ 많은 고심을 하는데 건너편 우측골 상류 자리에서 챔질 소리와 동시에 물파장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정문식 회원이었는데 운 나쁘게도 랜딩 도중 바늘이 빠져 놓치고 말았다. 미끼는 새우. 옥수수에는 입질이 없어 채집망을 급히 펼쳐 새우를 잡아 꿰었다고 한다.
밤 9시가 되자 이곳저곳에서 계속 입질이 들어왔다. 그런데 사이즈가 아쉬운 20~ 24cm급이 주종이었다. 회원들 대다수가 손맛만 본 뒤 20cm 미만급 잔챙이들은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필자는 내일 사진 촬영을 위해 21cm 이상부터는 보관하라고 말했다.
3년 전에 물을 뺐다구요?
밤 늦게 야식 시간을 가진 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대물을 노려보기로 했다. 그러나 별다른 입질이 없어 깜빡 잠이 들었다가 오전 6시가 되어 눈을 떴다. 다른 회원들은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방 좌측에 자리했던 이창호 회원이 28cm급 붕어를 걸어냈다. 동시에 제방 우측에 앉았던 김여정 회원이 연신 붕어를 낚아냈는데 아쉽게도 18~20cm급이었다. 씨알은 잘았지만 나름 손맛을 안겨준 붕어라 웃음을 자아 내었다.
오전 7시. 해가 떠올라 무더위 속에서의 낚시는 더 이상 무리일 것 같아 철수를 결정하였다. 각자 낚시장비를 정리한 후 본부석에 모여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다. 그때 동네 낚시인 세 분이 오시더니 “3년 전 종대수리 공사때 물을 다 뺀 뒤 그물을 사용해 5짜급 붕어 40마리 이상, 월척급만 100마리 이상 건져낸 터라 지금은 고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시는 게 아닌가. 동네 분들의 말씀이니 진짜인 것 같았다.
어쩐지….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월척 한두 마리씩은 꼭 낚던 곳인데 잔챙이 성화만 심한 걸 보니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이미 버스는 떠나고 없는데 손을 흔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래도 땅 속 깊이 박힌 대물 붕어는 많이 살아남았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오는 가을에 또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매번 당부 드리지만 출조 시에는 반드시 쓰레기봉투를 지참할 것을 부탁드린다.
내비 입력 진주시 금곡면 가봉리 39
씨알은 잘지만 당길힘이 당찼던 우봉소류지 붕어. 때깔도 좋았다
잔챙이 붕어로 손맛을 즐기는 김병성 회원.
제방 좌안에서 8치급 붕어로 손맛을 본 이창호 회원.
본부석에 앉아 야식을 즐기는 촬영팀.
제방 우안에 좌대를 편 김병성 회원이 방금 올린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낚시를 마친 회원들이 저수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유명 식당에서 콩국수를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