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동해남부 농어 루어 ‘역대급’ 호황
일반 농어 씨알 커지고 넙치농어 비율 증가
박상욱 라팔라 필드스탭
최근 5년 동안 농어 호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부산 영도 반도보라아파트 해안산책로(절영해안산책로) 연안.
조류 소통이 좋고 연안이 얕은 여밭이라 70~90cm 농어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낚이고 있다.
지난 7월 18일에 영도 하리굿당으로 출조해 70cm 농어를 낚은 필자.
동해남부권 농어루어 조항은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호황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마릿수와 씨알면에서도 ‘역대급’을 자랑하는 듯하다. 동해남부와 부산권에서 20년 정도 농어 루어낚시를 해왔지만 근래 5년간 호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처음이며, 특히 올해는 지난 5년 중에서도 최고 호황을 보이고 있다. 수온의 변화나 베이트피시의 유입으로 1~2주 반짝 조황을 보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매번 물때가 진행됨에 따라 계속 꾸준히 좋은 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농어는 계절을 타는 어종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최근 5년 동안은 언제나 출조해도 잡을 수 있는 붙박이 대상어처럼 느껴지며 올해도 3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낚이다. 기수역뿐 아니라 갯바위, 방파제 등 농어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라면 어디든 이런 조황을 보여주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런 호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일본처럼 도시 근교 농어 루어낚시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지메기’는 보기 힘들고 걸면 70cm 오버
부산권에서 장마 기간은 농어 루어낚시의 최적기라고 알려져 있다. 비단 부산뿐 아니라 많은 비가 내려 연안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장마철에는 남해, 동해, 서해를 가라지 않고 대체적으로 호황을 보인다. 크기는 작지만이 마릿수 조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초보자들이 처음 농어 루어낚시를 시도하기에도 적합한 시기다. 하지만 올해 장마 기간에는 부산권 농어루어 조황이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40cm 내외의 ‘가지메기’ 씨알이 아닌 70cm 이상의 씨알 굵은 농어가 마릿수로 나와 주었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70cm 이상 크면 90cm가 넘는 농어들이 낚였다. 체고도 높아져 70cm 농어의 무게가 3kg이 넘는 것도 있다.
특이한 점은 또 있다. 제주도에서 잡힌다고 알려진 넙치농어가 동해남부권에 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매우 보기 힘들었고 1년에 한두 마리 수준. 게다가 직접 낚았다는 것보다 ‘잡혔더라’는 소문으로 간간히 들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넙치농어를 직접 낚은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 부산 나무섬 농어 선상낚시에서는 일반농어와 넙치농어의 비율이 8:2 정도로 그 양이 많아졌다. 예전에 98:2였던 비율에 비하면 거의 10배 이상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더구나 파도가 높은 날이면 어김없이 넙치농어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다만 부산권에서 낚이는 넙치농어는 70cm가 넘지 않고 대부분 50cm 이하의 작은 씨알이 대부분이다.
만조 때 조류 잘 흐르는 여밭 공략
지난 7월 18일에 찾아간 부산 영도구 반도보라아파트 해안산책로(정식 명칭은 절영해안산책로)는 부산 갯바위 농어 포인트 중 최고로 꼽는 곳이다. 필자뿐 아니라 부산 근교에서 농어 루어낚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찾는 포인트다. 공략법만 알면 쉽게 조과를 거둘 수 있는 곳으로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영도 일대는 5물부터 조류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농어는 만조 전후에 붙는다. 해가 질 무렵이나 해가 뜰 때가 좋으며 간조 전후에 진입하면 수심이 얕아 낚시할 곳이 없으니 반드시 만조 전후를 노린다.
산책로를 따라 해안선에서부터 100m 전방은 모두 여밭으로 이뤄져 있다. 해안 군데군데 승용차 크기만 한 여가 박혀 있어 농어 은신처가 많다. 캐스팅 비거리가 길면 아무래도 멀리 떨어진 수중여를 공략하기 유리하기 때문에 9.7ft 이상의 농어 전용 낚싯대와 4000XG릴을 쓰고 라인은 가늘수록 좋다. 라팔라 서픽스 131라인 0.6호를 사용하며 쇼크리더는 카본 5호 2미터로 채비했다.
가로등 시설이 잘되어 있어 베이트피시가 불빛에 자연적으로 모이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반면 농어는 너무 밝은 곳으로 접근하기 않기 때문에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 생기는 어두운 곳에서 낚시한다.
나는 산책로 초입에서 130mm 싱킹 펜슬을 캐스팅, 세 번째 캐스팅에 농어를 걸어 랜딩에 성공했다. 첫 수에 50cm 씨알의 넙치농어를 올렸고 5번 정도 더 캐스팅하니 70cm 농어가 올라왔다. 이후 자리를 옮기며 2시간 정도 더 캐스팅해서 총 5마리를 낚았다.
영도 연안 곳곳에서 70~80cm 농어 히트
7월 20일에는 영도 75광장 갯바위로 출조했다. 7물에 만조 전후에 맞추어 나갔으며 영도 산책로와 마찬가지로 멀리 떨어진 수중여를 공략했다. 75광장은 반도보라아파트 산책로와 이어져 있으며 영도 서쪽 가운데에 위치해 들물이 받히는 지점이라 조류소통이 좋다.
산책로 포인트와 차이점이 있다면 산책로 연안의 수중여는 대부분 물에 잠겨 있지만 75광장 연안에는 간출여가 군데군데 솟아 있다는 것이다. 간출여가 보여 포인트를 찾기는 쉽지만 밑걸림에 유의해야 하며 간출여가 완전히 드러나는 간조 전후에는 낚시할 곳이 거의 없는 것이 단점이다.
가장 공략하기 쉬운 곳은 갯바위 콧부리 지형으로 콧부리 끝에 서서 주변 간출여를 노리는 것이다. 120mm 미노우로 간출여와 간출여 사이 혹은 수중여 주변을 노리는데, 나는 첫 캐스팅에 바로 입질을 받았지만 간출여 뒤로 내달리는 농어를 빨리 제압하지 못해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 가까스로 머리를 돌려 콧부리 앞으로 끌어왔고 80cm 농어를 올릴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영도 하리굿당. 해가 진 후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 다른 곳은 낚시가 불가능해 찾은 곳으로 평소에는 웨이더를 입고 발목 수심까지 걸어 들어가 포인트를 잡지만 출조 당일에는 갯바위에 서서 연안을 노렸다. 함께 간 일행이 60cm 농어를 낚았으며 그 이후에는 해무가 짙게 끼어 철수했다.
해운대~기장권에서도 마릿수 폭발
7월 20일 이후에는 해운대 동백섬과 기장 거북바위 일대로 출조했다. 해운대 동백섬 주변에서는 50cm 내외의 농어가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으며 기장 거북바위는 최근에 마릿수 조과가 터져 관심을 모았다. 농어 선상낚시를 하면 서너 명이 출조해 하루 50마리 이상 낚기도 했는데, 연안에서는 60~90cm 씨알이 두세 마리씩 낚이고 있다.
7월 23일 이후에는 남해 전역으로 냉수대가 들어와 조과가 좋지 않았지만 곧 비가 한두 차례 더 내리고 기온이 상승한 이후로는 조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당분간 동해남부권 농어 호황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오징어나 갈치 새끼 등 농어의 베이트피시가 증가하면 더 큰 씨알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절영해안산책로 안내판.
동해남부권에서 잘 먹히는 분홍색 컬러 미노우.
부산 나무섬에서 낚인 50cm 넙치농어.
영도 해안산책로에서 낚은 70cm 농어.
필자가 즐겨 쓰는 컬러의 미노우. 농어의 공격으로 칠이 대부분 벗겨졌다.
부산 해운대 동백섬 앞바다. 50cm 내외의 농어가 1년 내내 낚이고 있다.
부산 수영강에서 미터급 농어를 낚은 낚시인.
해운대 동백섬에서 70cm가 넘는 농어를 낚은 최문기 씨.
부산 나무섬에서 거둔 농어 조과. 모두 50cm급 넙치농어다.
부산 영도 해안산책로에서 필자가 낚은 80cm 농어.
최근 농어가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는 부산 기장 거북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