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족류 중 하나인 주꾸미는 생활낚시 열풍을 낚시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시킨 주인공이다. 생활낚시란 바다낚시 상식이 부족한 일반인도 쉽게 입문해 조과를 거둘 수 있는 쉽고 재미난 낚시를 뜻한다.
가을이 되면 일반인들도 주꾸미 배낚시를 하러 바다로 나서고 있다. 주꾸미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요즘은 더 전문성을 띠고 있는 추세다. 주꾸미 낚시인이 늘어나면서 조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조금 더 좋은 장비, 조금 더 좋은 루어를 쓰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시즌과 낚시터
주꾸미는 봄부터 잘 낚인다. 한때 봄에 알이 든 주꾸미를 낚기 위해 출조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주꾸미 금어기가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지정되면서 알주꾸미를 낚을 수는 없고 금어기가 끝나는 9월 이후가 주꾸미 본격 시즌이 되었다.
가을이 되면 봄에 부화한 작은 씨알의 주꾸미가 어느 정도 커져서 루어에 덤벼들기 시작하는데, 9월은 씨알이 잔 편이고 10월이 돼야 만족할 씨알을 만날 수 있다. 시즌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 어느 해는 12월에도 주꾸미가 낚이기도 한다. 대체로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에는 물색이 탁해지고 수온이 떨어지면서 마감기로 접어들게 된다.
주꾸미는 서해와 남해에 고루 서식하지만 서해에 자원이 가장 많고 낚싯배도 또한 가장 많다. 충남 오천항, 홍원항, 대천항, 무창포항, 안면도, 전북 군산상, 격포항이 중심지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한 달가량 이른 10월에 시즌이 마무리된다.
장비
주꾸미낚시는 대부분 배낚시로 이뤄진다. 채비를 내리고 올리는 단순 동작의 연속이어서 베이트릴 장비가 편리하다.
낚싯대
주꾸미 낚싯대는 전용대가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서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대부분의 전용대가 초리는 부드럽고 허리힘은 강하며 휨새는 8:2나 9:1을 유지하고 있다. 낚싯대 길이는 6ft 이하로 더 짧아졌다. 낚싯대가 짧아야 다루기 쉽고 감도도 좋으며 챔질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5ft 이내의 짧은 로드를 선호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초리는 티탄과 같은 금속 재료를 사용해 감도와 유연성을 높인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릴
베이트릴은 저렴한 것을 사용해도 되지만 처음 구입하는 것이면 너무 싼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되는 중급기를 구입하면 주꾸미 외에도 광어, 참돔 등 다른 바다낚시에서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채비를 자주 올리고 내리느냐가 조과를 좌우하는 만큼 소형 전동릴을 사용하는 낚시인도 늘고 있다.
낚싯줄
원줄은 1호 전후 PE라인을 쓴다. PE라인을 쓰는 이유는 조류의 영향을 덜 받아 채비를 내리고 입질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꾸미가 무겁거나 저항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루어의 무게만 버틸 수 있으면 된다.
채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1~3단 주꾸미 전용 채비를 사용하면 되겠다. 가짓줄 대신 스냅도래를 이용해 루어나 봉돌을 단다.
미끼
주꾸미낚시에서 사용하는 루어는 스테라고 부르는 갑오징어용 에기와 애자다. 왕눈이 에기라고 부르는 스테는 무늬오징어 에기와 비교해 크기가 작다. 만듦새가 훌륭하진 못하지만 주꾸미를 낚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자는 어부들이 주꾸미를 잡을 때 사용하던 어구로 이것이 낚시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애자는 20호 정도의 무게를 갖고 있어 채비 하단에 봉돌 대신 달아서 쓰곤 한다. 하지만 애자를 능가하는 쭈꾸미용 루어가 많이 나오다보니 마릿수를 올리기 위해 애자 대신 봉돌을 달고 다른 루어를 덧달아 쓰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짝이는 애자 머리에서 착안해 긴 타원형 반짝이 구슬을 두 개 이어놓고 거기에 에기용 침을 박아 놓은 형태 등이 한 예인데 조과도 탁월해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낚시방법
일단 채비가 조류에 밀리지 않고 수직으로 바닥에 떨어질 수 있도록 봉돌을 준비하는 게 기본이다. 주꾸미는 바닥에 있으므로 채비 역시 조류에 밀리지 않고 바닥에 안착하고 있어야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조류에 밀리면 옆사람과 채비가 엉키는 등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애자 대신 봉돌을 사용하는 낚시인이 늘고 있다보니 주꾸미 전문 선단에서 홈페이지에 출조 당일 물때와 그에 맞는 봉돌 무게를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이에 맞춰서 준비해가면 되겠다.
낚시방법은 채비를 바닥까지 내리고 기다리는 것이다. 주꾸미가 채비에 올라타서 무게감이 느껴질 경우 챔질해야 하지만 낚시 경험이 적을 경우 이를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힘이 들지만 주기적으로 챔질을 해주는 게 조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고패질을 따로 할 필요는 없으며 그대로 둔 채 마음속으로 3초를 센 후 릴을 어깨 정도로 올리는 정도로 빠르게 들어주는 것이다. 주꾸미가 걸리지 않았다면 다시 줄을 풀어 바닥에 내린다. 챔질은 강하게 해주는 것이 바늘을 주꾸미 살에 확실히 박히게 할 수 있어 좋다. 세 번 정도 그렇게 챔질 과정을 이어갔는데 입질이 없다면 채비를 회수했다가 내려준다.
밑걸림 많은 곳에선 애자 대신 봉돌 사용
애자는 주꾸미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지만 가끔 낚싯배가 암초로 흘러들러가는 경우에는 곧바로 밑걸림이 생긴다. 이때는 애자를 떼어내고 봉돌로 교체해야 한다. 애자는 바늘이 크기 때문에 한 번 바닥에 걸리면 쉽게 빠지지 않으므로 십중팔구 채비를 터트려야 하는데, 이때 함께 달려 있는 에기까지 뜯기고 만다. 따라서 암초가 많은 곳이라면 봉돌을 사용한다.
반짝이는 구슬(비드)을 연결해 만든 주꾸미낚시 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