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을 대표하는 월척터 백곡지가 떼월척 사태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백곡지는 지난 3년 간 저수위를 유지하다가 올해 처음 만수위가 됐다. 그에 맞춰 중하류권에 있던 월척들이 떼로 올라붙어 큰 호황을 보였다.
멀리 경산에서 온 이도헌 마그마보트 필드스탭이
백곡지 상류 수초밭을 공략하고 있다.
백곡지 상송교 보트 론칭장 앞 연안에서 낚시한
대한민국 환경낚시연합 윤준근 회원이 준척급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SNS로 호황 소식 듣고 온 보트들로 장사진
지난 10월 말, 마그마보트 동호회와 보트낚시 취재를 약속했던 장소가 충남 강경에서 충북 진천으로 급하게 변동됐다. 주말을 맞아 금강 강경권 포인트마다 보트가 북적대 어쩔 수 없이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바뀐 장소인 백곡지도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유명 보트낚시 유튜버가 올린 대박 영상이 퍼진 지 며칠 안 된 터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보트낚시인들의 출조가 집중됐다.
당시 호황을 보였던 곳은 상류권인 상송교 일대. 백곡천이 흘러드는 곳으로 골자리에 수몰나무 지대가 많은 곳이다. 상송교에서부터 하류로 약 300m 구간이 주요 포인트이다. 수몰나무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어 어디를 노려도 월척이 솟구칠 것 같은 여건이었지만 보트가 한꺼번에 몰리자 조황은 급락했다. 하룻밤에 많아야 3~4마리를 낚을 수 있었고 꽝을 맞은 보트도 많았다. 10대 정도 들어가면 충분한 공간에 40대 가까이 들어갔으니 놀란 붕어가 입을 닫았을 확률이 높았다.
아무튼 바뀐 장소에 도착한 마그마보트 동호회는 금요일 오후부터 백곡지로 진입했고 금요일 밤에는 그런대로 조황이 나왔다. 마그마보트 표기홍 상무가 35cm와 턱걸이 월척 2마리, 멀리 경산에서 올라온 이도헌 필드스탭도 월척 1마리와 중치급 서너 마리를 낚은 것이다. 그러나 토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는 조황이 더욱 급락했다. 주말을 맞은 터러 혼잡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번 백곡지 반짝 호황은 낚시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일단 출조지 선정에 있어 빠른 출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웠고, 무작정 소문만 듣고 출조하는 ‘막차’ 출조의 위험성을 또 다시 입증했기 때문이다.
사실 보트낚시는 연안 낚시보다 공략할 곳이 많아 훨씬 유리한 여건에서 낚시하기에 조황도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보트낚시인들은 이런 강력한 무기를 갖고도 포인트 개발, 개척 의지를 보이지 않고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 조황 속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가을에는 만수위를 보이는 곳이 수도 없이 많을 터임에도 말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한 보트낚시인은 “한마디로 모험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기왕이면 조황이 검증된 곳에서 낚시하고픈 게 낚시인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나도 유튜브 영상을 보고 왔지만 이렇게 많은 보트가 뜰 줄은 예상 못했다. 앞으로는 이번처럼 막차를 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포인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서리 붕어’ 시즌에 또 한 번 기회 온다
백곡지는 69만6천평이나 되는 대형지지만 최근에는 상류 상송교 일대 정도만이 연안과 보트낚시 모두 여건이 좋은 상황이다. 과거 낚시인들이 몰렸던 중류 건송교 일대는 낚시인의 출입을 막는 펜스가 설치돼 있고 나머지 구간들도 낚시를 제한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상송교 일대도 이번처럼 만수가 되지 않으면 낚시 여건이 나빠지기 때문에 출조일 잡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이번 깜짝 호황은 11월 초를 기해 빠르게 꺾였지만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았다는 게 낚시인들의 분석. 일명 ‘서리 붕어’ 시즌으로 불리는 때로, 밤새 서리가 하얗게 내릴 정도로 강추위가 찾아오는 날 또 한 번 큰 붕어들이 왕성한 입질을 해주기 때문이다. 강추위를 경험한 붕어들이 직감적으로 본격 겨울 돌입을 앞두고 왕성한 먹이 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때가 중부권 대물 붕어낚시의 끝물로 보면 된다.
참고로 백곡지는 상류 상송교 초입에 보트를 내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편리하다. 주차도 6대 정도는 할 수 있다. 만약 이곳이 번잡하다면 다리 건너편에서 내릴 수도 있다. 다리 옆 공터에 주차하고 보트만 날라야해 약간 불편하지만 이동 거리가 짧아 이곳에서도 많이 보트를 내린다. 하류 100m 지점에도 내릴만한 곳이 있지만 늘 연안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어 불편하다.
아울러 상송교가 있는 백곡삼거리에는 식당, 편의점, 주유소 등 편의시설이 집중돼 있다. 모두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므로 별도의 식사 준비는 안 해도 될 정도다.
허리급 월척을 보여주는 마그마보트 이도헌 필드스탭.
지난 11월 초 만수위를 기록한 백곡지 상류. 여건이 좋아지면서 연안에도
좋은 포인트가 많이 생겨났다
상송교 위에서 바라본 보트 론칭장.
백곡지 상송교 부근 수몰나무 포인트에 떠있는 보트
들. 주말에 많은 보트가 몰리면서 조황이 부진했다.
식당, 마트, 주유소들이 몰려있는 백곡삼거리.
문형철 씨가 월척 붕어를 끌어내는 순간. 문형철 씨
가 탄 보트는 2000×2400짜리 상판을 올린 대형 보트이다.
마그마보트 표기홍 상무도 허리급 월척으로 손맛을 봤다.
턱걸이와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는 문형철 씨.
취재일 월척 조과를 자랑하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문형철, 곽영갑(마그마레저 대표), 윤기호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