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 : 가을에 대물붕어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즐겨 가는 곳은 갈대가 드문드문 있고 평지형 저수지이며 바닷가와 인접해 있습니다. 상류권 수심은 60~70cm이고 바닥은 깨끗한 편인데, 지난주 낚시에서는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방권 수심은 6m 정도 되는데, 제방권에서 낚시하신 분은 8치 붕어 한 마리와 월척급 붕어 한 마리를 낚으셨습니다.
가을철 첫추위 찬스라고 수온이 낮아지면 물의 대류가 활발히 진행되어 대형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가을낚시에서 대물을 만날 확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낚시터와 포인트 선정, 채비 운용, 미끼 사용 등 전반적인 낚시 요령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질문 2 : 낚싯대 평생 관리 및 올바른 사용 요령이 궁금합니다.
초보 낚시인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낚싯대를 평생 아끼면서 사용하고 싶은데, 사용 시 주의할 점과 낚싯대를 잘 운용하는 요령 그리고 관리 요령에 관해 설명 부탁합니다. 인터넷에
서 겨울철 낚싯대 보관 요령으로 ‘WD-40’으로 닦으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짧은 소견으로WD-40은 기름 성분인데 낚싯대 표면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낚시를 다녀와서는 낚싯대 마디마디를 물로 씻은 후 툭툭 두드려 마디 속 물기를 빼고 완전히 건조를 시킨 후 자동차 코팅제로 관리하기도 한다는데 이 방법은 또 어떤지 궁금합니다.
질문자 : 초짜조사 08.09.26(팬카페 평산가인 질의응답 중)
유사내용 질문 : 붕어사냥 외 27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4년, 팬카페+블로그+SNS)
가을 시즌에 올린 4짜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방치한 참붕어 미끼를 뜯어먹고 있는 새우.
질문 1의 답변: 가을 대물붕어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답변입니다.
여름철 고수온에 활성이 떨어졌던 붕어들이 서늘해진 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때는 수중 먹이사슬뿐 아니라 열매, 씨앗 등 물속으로 흘러드는 유기물 또한 많아지는 계절이어서 물고기들이 살찌는 계절이 됩니다. 곧 저수온이 되는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는 물고기로서는 최대한 먹이를 취하여 미리 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가을을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월척 붕어를 쉽게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에서 3할 타자면 우수한 타자라고 하지요? 우리가 대물낚시를 구사하면서 출조 횟수 대비 월척 타율이 3할이면 아주 우수한 타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을철에 3할의 월척 타율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가을철 월척 붕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낚시를 구사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그 부분을 들추어서 가을철 월척 붕어 타율을 3할까지 높이는 요령을 알아보겠습니다.
내륙이라면 준계곡형의 소형지, 벌판이라면 각지형 저수지나 수로를 찾아라
가을은 큰 붕어들이 연안으로 접근하여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는 계절입니다. 그중에서 흐르는 강물이나 냉수가 흘러들고 그늘이 지는 산간 계곡지 등은 일찍 저수온 영향을 받게 되고 가을이 깊어 갈수록 그 영향은 더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내륙의 준계곡형 저수지는 하류의 깊은 수심대와 상류의 얕은 수심대를 고루 갖추고 있고, 상류는 낮의 일조량에 의해 빠른 수온 상승이 가능합니다.
상류 지역의 이러한 빠른 수온 상승은 붕어의 활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에 야간에는 얕은 상류의 수온이 빠르게 하강하면서 깊은 수심대의 따뜻한 물이 상류와 연안의 얕은 수심으로 밀고 올라오는 대류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그 결과 붕어는 이러한 따뜻한 대류현상을 따라서 연안으로 활발히 접근해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준계곡형 소형지에서는 가을철 서리가 내리는 기간에도 연안에서 월척급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넓은 벌판의 각지형 저수지도 좋은 선택입니다. 전역이 얕고 평평하므로 일조량에 의한 수온 상승이 고릅니다. 하절기 동안 수면을 덮고 있던 수초가 삭아 연안으로 떠밀려오면서 물
벼룩 등의 수서곤충도 같이 밀려옵니다. 연안에 풍부한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것이죠. 그 결과 대형급 붕어들이 연안으로 나와 왕성한 먹이활동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대형 수로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연안의 수초가 삭아 눕는 것 자체만으로 큰 물고기들이 은신하는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가을철 월척 붕어 타율을 높이기 위한 장소를 선정할 때는 준계곡형 소형지와 각지형 저수지, 대형 수로가 우선시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곳을 염두에 두고 출조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마름이 떠밀려 와 침전되고 있는 곳, 적당한 독립 수초가 발달한 곳을 찾아라
위에 설명한 장소를 찾았다면, 타율을 높이기 위한 포인트는 어떤 곳일까요? 당연히 큰 붕어가 상주하는 붕어 아지트나 혹은 수시로 접근하여 먹이를 찾는 장소라야 유리하겠지요?
그렇다면 연안으로 떠밀려 와서 아직도 삭아 내리고 있는 수초 지대 또는 한 곳에 특징적으로 독립 수초가 형성된 곳을 찾으세요. 특히 삭고 남은 마름이 떠밀려 와 일정 공간의 수면을 여전히 덮고 있는 곳이라면 그곳은 무조건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물이 안 보일 정도로 수면을 덮고 있어서 어렵다고요? 아니면 삭은 수초의 가스가 발생할까 봐서 걱정이라고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그 마름은 이미 뿌리와 줄기가 삭았고 남은 잎만 바람에 쏠려 와 수면을 덮고 있지요. 그리고 그 아래의 물은 대류에 의한 환류를 하고 있어 일정 구간에 가스 현상이 발생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고부력 채비로 눈 딱 감고 던져 떨어뜨리면 몇 번 시도 만에 찌가 자리를 잡고 서줍니다. 그런 용기가 있어야 월척 타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약간 확률은 떨어지겠지만 수초 가장자리나 공간을 찾아서 찌를 세우면 됩니다. 아무튼 삭고 남은 마름 등의 수초가 연안으로 밀려와서 침전되고 있는 포인트는 가을철 최고의 포인트입니다.
이곳을 수중카메라로 촬영해 관찰하면 모든 수중 생물이 이곳으로 집중되어 있어 붕어 입장에서는 먹잇감이 아주 풍부한 곳이 됩니다. 실제 육안으로도 종종 붕어 치어를 비롯, 많은 물고기가 떠밀려 온 마름 속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용감하게 공략하세요. 그리고 어렵게 찌를 세웠다면 입질할 때까지 그대로 두고 끈질기게 기다리세요.
또한 사계절 유망하지만, 특히 가을철 포인트로서 위력을 발휘하는 곳이 독립 수초대 입니다. 특히 준계곡형 저수지에서 상류 연안 한 부분에 무더기를 이루어 발달해 있는 부들, 갈대, 뗏장수초 그리고 삭은 연밭의 연안 독립 수초 등은 큰 붕어가 좋아하는 붕어 궁전입니다. 이러한 독립 수초에는 새우나 참붕어를 비롯한 붕어들의 사냥감과 물벼룩을 비롯한 수생곤충들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일교차가 큰 가을밤의 수온 변화도 맹탕 지역의 물에 비해서는 급격히 일어나지 않는 포인트이지요. 즉 먹을 것이 풍부하고 포근한 붕어 아지트가 되는 것입니
다. 따라서 그곳에 큰 붕어가 있게 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곳에 맛있는 먹을거리를 미끼로 달아서 붕어를 유혹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월척 타율이 높아지는 겁니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채비는 튼튼하게, 저부력보다는 고부력 채비가 효과적이다
낚시인들은 말합니다. “나는 1호 원줄로 4짜도 낚았다.” “3호 이상 원줄 사용은 낚시의 맛도 없고 무식한 것이다.”라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무식하다고 흉보는 그 사람을 밀생한 수초밭 포인트에 데려다 놓고 1호 원줄로 월척 붕어를 걸어서 제압, 유도하라고 하면 못합니다. 수초를 벗어난 포인트에서나 유용한 채비지요. 그래서 제가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채비를 튼튼히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채비가 튼튼해야 앞에서 말한 수초 공략을 과감하게 할 수가 있거든요. 이것은 대물낚시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원줄은 최소한 3호 이상은 되어야겠지요.
그리고 찌는 아주 튼튼한 소재의 고부력 찌로서 짧은 것이 좋습니다. 몇 대 정도는 아주 좁은 수초구멍 공략을 위해 관통찌를 채비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고부력찌라서 붕어가 못 들어 올려서 찌맛이 없다? 그것은 떡밥콩알낚시에서나 하는 말이고, 월척 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대물낚시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소립니다.
예를 들면 제가 1997년도에 찌톱까지 원줄이 관통하는 관통찌를 연구 개발하여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았을 때, 제 주변의 모든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찌라고 흉봤었습니다. 붕어가 못 들어 올린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오늘날 제 주변에서 대물낚시를 구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통찌 채비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초 속의 월척도 쑥쑥 뽑아내고요.
이제 이해가 되었다면 과감한 포인트 공략과 월척급 붕어를 제압, 유도하기 위한 채비는 ‘무식하게 튼튼하고, 무식하게 고부력인 채비’라는 게 이해가 되겠지요?
다만 수초를 벗어난 포인트에서 대물낚시를 한다면 가늘고 약한 채비를 사용해서 월척 붕어와의 대결을 즐겨도 됩니다. 요즈음에는 오히려 이러한 약한 채비 위주의 대물낚시가 유행하기도 하지요.
미끼는 가급적 원형대로 사용, 훼손할수록 월척 만나기 힘들어
대물낚시에 입문해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이 입질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건드리는 입질만 이어질 때 꾹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채비를 들어내 미끼가 붙어 있는지를 확인하고는 다시 던져 넣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월척 붕어에게 ‘접근하지 말고 떠나시게~’하는 행동입니다. 큰 붕어가 조심스럽게 접근해 미끼를 취할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버린 셈이니까요.
물론 그 미끼가 물에 떨어지는 파장 소리에 반응하여 붕어가 접근하는 경향도 있겠지만, 그것은 집어를 통해서 중치급 이하 붕어를 마릿수로 낚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월척 붕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민감하다고 봐야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빠른 입질을 유도한답시고 미끼를 의도적으로 훼손하여 넣기도 하지요. 과연 그것이 월척 타율을 높이는데 맞는 행동일까요? 아니지요. 그것은 잡어나 잔챙이들에게 ‘와서 마음껏 깔짝대라고’ 미끼를 다듬어서 내어주는 꼴입니다.
대부분의 잡어나 잔챙이 붕어는 미끼가 크고 싱싱하면 접근을 했다가도 먹기를 포기합니다. 그래서 큰 붕어가 접근하여 먹이로 취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큰 미끼라도 상처가 있으면 잔챙이들도 그 상처 부위를 중심으로 덤벼들어 적극적인 공격행동을 합니다.
간혹 찌가 꿈적거리는 것을 보면서 큰 붕어가 예민하여 한입에 먹지 못하고 깔짝댄다고 생각하여 새우 머리를 까거나 참붕어 머리를 눌러서 먹기 좋게 훼손시켜 넣는 경우가 있는데, 글쎄요, 그 입질 현상은 큰 붕어가 아니고 한 입에 흡입을 못할 만한 작은 것들이겠지요?
실제로 그런 입질 상황에 낚아 올려놓고 보면 잡어이거나 붕어라면 중치급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아주 무겁고 느릿하게 살짝살짝 찌끝이 움직이는 현상은 큰 붕어의 예신 동작임) 따라서 기왕 수초 속에 찌를 새우고 기다리는 대물낚시를 하려 한다면 미끼는 큰 것을 고르되 손상하지 말고 원형대로 사용해야 월척 붕어를 만날 타율을 그만큼 높이는 것입니다.
대물낚시는 하룻밤을 지새우면서 단 한 번의 미동도 없는 찌를 느긋이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은근과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꾸 채비를 들어 미끼를 확인하고, 작은 것으로 바꾸거나 훼손시킨다면 이미 대물낚시꾼이 아니지요.
인터넷 정보 소문에 과민하지 마라, 오히려 생자리 파는 것이 타율을 높여
요즈음은 정보의 홍수 시대입니다. 어느 분야이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실시간으로 정보가 헤엄쳐 다니지요. 낚시 분야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마릿수 낚시를 구사한다면 최근 정보는 아주 유용합니다. 그러나 월척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대물낚시를 구사하고자 한다면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필수 고려사항은 아닙니다. 심지어는 스스로가 작성한 낚시일지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조황까지 전혀 달라지는 것이 붕어낚시의 특성입니다. 더 심한 경우는 어젯밤에 4짜를 포함하여 월척을 10여 수나 낚
은 조우의 연락을 받고 즉각 출조하고 낚싯대 배치와 사용 미끼까지 그대로 인계받아 낚시해도 꽝을 맞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아울러 가능하면 수초는 건드리지 말고 수초직공채비 등 낚시 채비의 변화로만 상황을 극복하려고 하세요. 만약 불가피하다면 오후 이른 시간에 수초 작업을 마치되 최소한으로만 하세요.
혹여 현재 호조황이 진행 중인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참고하여 찾아가되 꼭 자리를 선정할 때는 지금까지 잘 나왔다는 기존의 닦여진 포인트보다는 새로운 생자리를 찾아 스스로 노력하여 대편성을 하는 것이 타율을 높이는 비결입니다.
믿고 기다려라, 그리고 실망하지 말고 재도전하라
대물낚시의 첫 번째 덕목은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어느 시인은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서정윤, 홀로서기)라고 했는데, 얼마
나 간절히 만남을 갈구했으면 이렇게 읊었을까요? 기다림은 만날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만 요망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기다리다 오늘 못 만났다면 포기하지 말고 ‘만남의 목적’(=월척)을 달성하기 위해서 몇 번이고 재도전을 해서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지요.
‘온다. 참고 기다리고 있으면 틀림없이 한 번은 온다’하는 믿음. 이것이 우리가 대물낚시를 하면서 찌를 세워놓고 기다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최고의 정신 덕목입니다.
용기와 투지 그리고 끈기가 있으면 세 번에 한 번은 월척을 만나 기다림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타율 3할은 되지요?
낚싯대 전용 코팅제.
동이 틀 무렵 챔질을 시도하고 있는 필자.
마름으로 덮힌 저수지. 점차 삭아 연안에만 남아있을 때가 대물 찬스다.
질문 2 낚싯대를 잘 관리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답변입니다.
낚싯대를 씻고 닦는 것은 마음을 씻고 닦는 것이다
필자는 20대 때 서예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이때 스승께서는 ‘먹을 가는 것은 마음을 가는 것이요, 붓을 씻는 것은 마음을 씻는 것이다.’라는 말을 항상 강조했었습니다. 실제로 먹을 갈 때 무리하게 힘을 주어서 급하고 무성의하게 갈면 먹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잘 번집니다. 그리고 글씨를 다 쓴 후에 붓을 정성스럽게 씻어두지 않으면 다음에 사용할 때 획이 제대로 그어지지 않고 그 붓의 수명도 짧아지게 됩니다.
우리가 쓰는 낚싯대도 이와 같습니다. 항상 잘 씻고 닦아주어야 평생 곁에 두고 쓸 수 있습니다.
낚싯대를 절대로 바닥에 놓지 마라
초보꾼 중에는 낚싯대를 바닥에 놓고 다른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지요. 낚싯대를 바닥에 놓으면 무심코 돌아서다가 밟아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밟는 순간 이미 낚싯대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지요. 또 낚싯대를 바닥에 놓으면 아무리 조심해도 흙먼지나 모래가 묻기 마련입니다. 이런 흙먼지가 묻은 상태에서 낚싯대를 접으면 마디 내부에 묻어 들어간 이물질 탓에 마디가 잘 빠지지 않습니다. 억지로 빼내려다가는 부러뜨리기 십상이지요. 억지로 마디를 빼내더라도 낚싯대 표면에 생채기가 생겨 결국 그 낚싯
대는 수명이 단축되고 맙니다. 그러니 낚싯대는 항상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어야 합니다. 불가피한 경우라면 차라리 물 위나 수초 더미 등에 얹어 놓는 것이 안전합니다.
펴고 접을 때는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낚싯대를 펼 때는 차분히 첫마디부터 빼되 마디 끝부분에서 힘을 주어 완전히 빼내야 합니다. 조심한다고 힘을 주지 않고 적당히 빼놓으면 낚시할 때 그 마디가 저절로 접혀 흘러내릴 뿐 아니라 마디와 마디 사이에 공간이 생겨 이슬이나 물 등에 의해 수막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큰 붕어를 걸거나 원줄이 수초에 걸려 무리하게 당겨낸 후에는 마디가 접히지 않는 고착이 발생합니다.
낚싯대를 접을 때는 힘이 일직선으로 가해지도록 바르게 잡고 살짝 비틀면서 접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디가 쉽게 들어가지 않으면 낚싯대를 똑바로 세운 후 그 마디 부분을 살짝 들었다가 톡 쳐서 넣으면 됩니다. 그래도 고착돼 들어가지 않으면 뒤마개를 풀어 바닥에 동전이나 깨끗한 돌의 편편한 부분에 낚싯대를 수직으로 세운 후 안 들어 가는 마디를 살짝 들었다가 톡 치면 들어갑니다. 이때도 위의 여러 마디가 동시에 접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초릿대부터 조심해서 다시 뽑은 후 정리해야 마디의 파손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마디를 분리해 씻고 닦고 말려라
하루 낚시를 하고 나면 우리가 모르는 새에 낚싯대에 이물질이 엉겨 붙게 됩니다. 물에 닿은 부분에는 수중의 물때가 엉겨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땅의 이물질 등이 묻어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낚시를 마감할 때는 낚싯대를 접기 전에 물때가 묻은 부분을 물에 담근 후 흔들면서 털어내고 물기를 닦으면서 한 마디씩 접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에는 낚싯대를 가방에서 꺼내어 말립니다. 이때도 여건이 허락한다면 하나하나 마디를 분리해서 닦아 말리면 좋습니다. 그리고 다 말린 다음에는 낚싯대 코팅제를 가지고 마무리 닦음을 해서 보관하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낚싯대 마디를 분해해서 씻은 후에 속에 있는 물기를 턴다고 툭툭 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다가는 낚싯대 마디 안쪽의 접착 부분이 떨어지게 되어 마디가 깨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세워서 내리치면 마디 끝부분이 마모되고요. 낚싯대에 가하는 충격은 어느 경우든 금지 사항입니다.
그리고 질문한 WD-40은 원래는 철제의 녹을 방지하는 목적의 제품이나 윤활제가 포함되어 있고, 소량의 실리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방수제 역할도 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는 오히려 기존의 낚싯대 코팅이 녹아 손상될까 염려돼 WD-40은 사용해 본 적이 없고, 자동차 코팅제도 기존의 코팅 위에 덧칠하는 느낌이 들어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WD-40이나 자동차 코팅제뿐 아니라 우유나 화장품 로션으로 닦는 예도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전용 낚싯대 코팅제를 사용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그냥 부드러운 수건으로만 잘 닦은 후 말려서 보관합니다.
낚싯대 코팅제는 낚싯대를 깨끗이 씻어 말린 후에 부드러운 수건으로 고르게 닦듯이 발라주면 됩니다. 저는 출조 때마다 하지는 않고 비가 오거나 낚싯대가 오염된 출조 이후에 한 번씩 닦아줍니다.
낚싯대라면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 게 좋다
우스갯소리지만 ‘마누라는 빌려줘도 자동차는 못 빌려준다’라는 말이 있지요. 낚싯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낚싯대를 빌려 쓰려는 사람은 보나마나 초보일 것이고, 그런 사람이 아무리 주의를 해도 그 낚싯대는 온전하게 관리받기 힘들 것입니다.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지만, 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빌려줬다가는 나중에 꼭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빌려 쓴 사람이야 조심스럽게 관리했겠지만 나에게 되돌아온 낚싯대는 예전과 같지 않지요. 그러므로 낚싯대는 아예 빌리려고 하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만약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이 빌려 달라고 부탁한다면? 차라리 그 사람의 수준에 맞는 낚싯대 한두 대를 따로 나눠주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낚싯대는 부드럽게 운용해야 무리 가지 않는다
마치 일류 무사가 명검을 쓸 때 몸 전체의 유연한 동작이 큰 힘이 되어 나오는 것처럼, 우리가 낚싯대를 운용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낚싯대를 들고 던지는 것은 팔이지만 팔의 힘만이 아닌 온몸의 동작이 유연하게 이루어져야 낚싯대에 무리 없이 채비가 부드럽게 제 자리에 날아가 안착합니다. 낚싯대를 사용할 때 앞치기로 하든 휘둘러치기로 하든 조용하고 부드러워야 진정한 고수지요. 휙휙! 바람 소리를 내면서 힘으로 하는 것은 고수의 모습이 아니고, 이렇게 하면 낚싯대에 무리가 갑니다. 초보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만 힘을 빼고 운용하는 요령을 숙달해야지요.
영화나 TV에서 보면 칼을 휘두를 때 바람 가르는 소리가 크게 나지요? 그것은 극적 효과음일 뿐 실제로는 명사가 쓰는 명검은 바람 가르는 소리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또 그래야만 베고자 하는 대상을 쉽게 벨 수가 있지요. 결론적으로 낚싯대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평생 사용할 수 있으려면 내 낚싯대를 곧 명필이요, 명검이며, 명품이 되게 관리하고 사용하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