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포인트를 공략 중인 낚시인.
낚시터 주변에 안개가 짙게 끼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흥양붕어TV 운영자 이민성 씨가 41cm와 36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붕어 두 마리로 1등을 차지했다.
필자는 수년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항상 새로운 낚시터를 찾아다니고 있다. 그만큼 여러 곳의 조황정보를 필요로 하다 보니 늘 많은 낚시인들과 소통하며 지낸다. 그렇게 친분을 이어온 낚시인들을 모아 ‘달빛 서포터즈’라는 작은 모임을 만들어 활발히 교류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함께 모여 낚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총 인원은 총 16명이며 이번에 참석 한 인원은 12명이었다.
포인트가 많고, 낚시인이 안 붐비고, 붕어가 나올만한 출조지를 찾던 중 화순 금전지가 후보로 떠올랐다. 금전지는 현지에서 한천지로도 불리는 14만평 규모의 계곡지다. 수질이 맑고 풍광이 좋아 낚시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곳이다. 상류에 정자 2개와 화장실이 있고 포인트까지 많아 낚시모임에는 딱이었다.
계곡지 특성상 늦가을에 붕어가 나올까 걱정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그러나 회원들의 경험을 종합해 본 결과 이 시기에 붕어를 낚은 회원들이 꽤 많았다. 모임 1주일 전, 김윤건 회원이 확인 차 먼저 들어가 보았다. 1박 낚시를 한 결과 허리급 붕어와 월척붕어를 낚았고 낚시인도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낮에 옥수수를 물고 나온 35cm 월척
출조 전날인 금요일에는 종일 비가 내렸고 토요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아침부터는 날이 개고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등 날씨는 매우 좋았다. 점심때부터 회원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부지런히 대편성을 이어갔다. 그런데 블루길 성화가 너무 심했다. 심지어 빈바늘에도 블루길이 물고 늘어졌을 정도로 금전지 블루길 성화는 극심했다.
바닥도 더러운데 블루길까지 덤비니 모두 주간낚시는 포기. 대편성만 해놓고 회원들 모두 본부석으로 모여 수다를 떨고 있을 때 길을 잘못 들어 뒤늦게 도착한 낚시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남아있는 빈자리에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대편성을 마치고 난 뒤 30분쯤 지났을 때, 이민성 씨 낚싯대가 휘는 것이 멀리 떨어진 본부석에서도 보였다. ‘여전히 블루길이 설치나보다’ 싶었다. 그러나 낚싯대의 휨새와 떨림이 심상치 않았다.
설마하는 마음에 이민성 씨 자리로 뛰어가 보니 얼핏 봐도 월척 이상급의 붕어였다. 필자의 놀라는 소리에 본부석에 있던 회원들도 모두 뛰어와 지켜보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회원들은 “‘우리는 빈바늘에도 블루길이 나오는 데 여기는 대 펴면서 월척급이 나오네? 역시 유튜버구만~ 이 정도 어복은 있어야 유튜버 하지~”라며 부러워했다. 필자가 급히 뜰채를 펴서 수초에 걸려있는 붕어를 떠주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계측해보니 옥수수를 먹고 나온 붕어는 35cm. 뒤에서 구경하던 회원들 모두 경악했다. 대낮에 허리급 붕어가 나오다니! 시끌벅적 이야기꽃이 피었다.
블루길 성화에 낮에는 옥수수, 밤에는 글루텐
이번 달빛 서포터즈 모임에서는 붕어 두 마리 합산 크기 대결로 상품을 걸었다. 천류 천년혼골드 5.2칸, 미라클스토리 전자찌, 갈비세트, 경원글루텐 등등이다. 붕어 한 마리 크기 대결은 운으로 1등 할 수 있지만 두 마리 합산은 노력과 실력으로 결정되고 순위 역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했다.
저녁식사 후 본격적인 밤낚시가 시작되었다. 찌불을 밝히고 1시간 정도 지나니 블루길 성화도 많이 줄어들었다. 금전지는 예전부터 블루길 성화가 심한 곳이라 밤낚시가 필수이다. 주요 미끼는 옥수수이며 밤에는 글루텐에 입질이 활발하다.
초저녁에 7, 8, 9치가 몇 마리 나오더니 이후로는 주종이 월척급과 허리급이었다. 낚시 자리가 가까운 쪽은 육초와 삭은 육초 찌꺼기 탓에 바닥이 더러웠고 멀리 던질수록 바닥이 깔끔했다. 입질 표현은 다양했는데 지저분한 입질과 쭉 밀어 올리는 입질 등 바닥 상태에 따라서 여러 형태로 입질 표현이 됐다.
밤 10시 전까지는 아주 가끔 블루길과 갈겨니가 낚였지만 밤10시가 넘어가자 잡고기 입질은 전혀 없고 붕어만 낚였다. 어느 자리 할거 없이 살이 오른 통통한 가을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동 트기 전까지 이어졌다.
필자는 처음 운영해보는 서포터즈 모임인 탓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그 긴장이 새벽 1시경 풀리며 낚시의자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전까지 35cm 1마리와 33cm 월척 2마리, 준척 여러 마리를 낚아놓고 굉장히 재미있게 낚시하던 터라 너무나 아쉬웠다.
지저분했던 바닥 11월 들어 말끔해져
집계 결과 1등은 순천에서 온 흥양붕어TV 운영자 이민성 씨가 차지했다. 새벽 2시에 올린 41cm와 첫날 올린 36cm가 1등 붕어가 됐다. 부상으로 천류의 고급 낚싯대 천년혼 골드 5.2칸을 수상했다.
2등은 밤 12시에 39cm와 36cm를 낚은 박호성 씨, 3등은 밤 9시와 새벽 4시50분에 37.5, 37cm를 낚은 김현수 씨가 차지했다.
이번에 금전지에서 1박2일 낚시를 해본 결과 금전지 붕어는 평균 씨알이 많이 커져있었다. 대다수 회원이 35cm가 넘는 붕어를 한 마리 이상 낚을 수 있었고 박호성 회원은 허리급 6마리와 월척 3마리를 낚는 등 허리급을 월척급보다 더 많이 낚기도 했다. 붕어들은 모두 통통하니 예쁘게 살이 올랐고 힘도 세서 한 마리 낚을 때마다 손맛이 최고였다. 모두들 정말 재밌게 낚시했다고 입을 모았다.
11월 중순에 접어든 시기의 금전지는 상류 어느 자리에 앉든 깨끗한 바닥에 찌를 세울 수 있다. 그 결과 밤낚시를 하면 월척 이상급 몇 마리는 낚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무주공산의 금전지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내비 입력 전남 화순군 한천면 한계리 715-4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운명 붕어 낚싯대. 가볍고 질겨 대물 승부에 알맞은 낚싯대다.
새벽 4시50분에 올린 37.5cm를 보여주는 광주의 김현수 씨.
밤 12시40분에 37.5cm를 올린 광주의 이상진 씨. 경원 옥수수글루텐을 미끼로 사용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구름이 낮게 깔림 금전지 전경.
대회날 낚인 월척과 허리급 붕어를 자랑하는 회원들.
참가자 대부분이 허리급을 낚았을 정도로 씨알이 굵게 낚였다.
39cm 포함 월척이 가장 많이 낚였던 금전지 좌안 최상류 포인트.
오름수위로 작은 나무들이 수몰된 포인트.
대회 당일 금전지에는 환상적인 포인트가 많았다.
대편성과 동시에 35cm 월척을 낚아 회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이민성 씨.
35cm 월척 계측 장면. 턱걸이보다 허리급이 더 많이 낚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