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용왕님이 주신 선물인가?
통영 용초도 선상 찌낚시에 60.5cm 감성돔
김상인 경남 통영
지난 10월 24일 용초도 선상흘림낚시에서 60.5cm 감성돔을 낚은 필자.
지난 10월 24일 목요일, 10여 년 전 통영에서 갯바위 낚싯배를 운영했던 친한 형님, 큰 아들과 함께 오랜만에 감성돔 선상흘림낚시를 하러 통영 용초도로 출조했다. 형님이 선외기 보트가 있어서 근래 무늬오징어를 낚으러 다니다가 이번에는 감성돔 선상흘림낚시를 하러 간 것이다.
용초도는 그대로였다. 한창 갯바위낚시를 할 당시에는 1년에 200일 이상 출조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는데, 갯바위를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돋았다. 하지만 바뀐 어장이 많아 어디로 낚싯배를 정박해야 할 지 고민이었다. 가을 시즌이라 수심 7~8m 여밭에서 낚시하고 싶었지만 형님이 수심 13m 이상 되는 깊은 곳을 포인트로 선정했다.
“감시다~ 빨리 올리라!”
낚싯배를 고정한 후 밑밥을 주고 기대를 잔뜩 품은 첫 캐스팅을 했다. 바닥을 탐색하며 채비를 회수하니 크릴이 그대로 돌아왔다. 크릴을 그대로 두고 채비수심을 70~80cm 더 내려 전방에 있는 큰 수중여를 공략했다.
두어 번 채비를 흘렸을까? 무언가 찌를 건드리는 게 느껴졌다. 뒷줄 견제를 하면서 찌가 들어갈 때 챔질하니 큰 고기가 걸렸는지 ‘덜커덩’했다. ‘아 이건 틀림없는 대물이다!’ 갯바위낚시를 다닐 때 큰 고기를 잡아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채비는 1.5호 막대찌에, 원줄 2.5호, 목줄 1.75호를 썼는데, 채비가 터지지 않을지 조마조마했다. 너무 무거워서 참돔이라 생각했는데, 참돔치고는 내달리는 폼이 감성돔 같았다. 감성돔을 수백 마리 낚았어도 이런 무게감은 처음이었다.
묵직한 손맛에 참돔이 아닐까 고민하고 있으니 형님이 “감시다~ 빨리 올리라!”라고 말했다. 역시 선장 눈썰미는 다른 모양이었다. 힘들게 파이팅하다 수면에 어체가 어른거리니 진짜 감성돔이었다. 내 감성돔 최고 기록이 용초도 고동바위 뒤편에서 낚은 53cm인데, 수면으로 올라온 놈은 한눈에도 그 놈보다 커 보였다.
용초도에 6짜 감성돔이 산다는 건 사진으로만 보고 이야기로만 들었지 낚싯배를 13년간했었던 형님도 못보고 나도 한 번도 본적 없다. 그런데 기쁜 마음에 릴링을 하다가 그만 목줄이 닻줄에 걸리고 말았다. 1.75 목줄이 쓸리면 바로 끊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때 형님이 닻줄을 살짝 들어 올리니 목줄이 빠져 올릴 수 있었다. 뜰채도 큰 게 없어서 작은 것으로 힘들게 건져냈다. 올린 감성돔을 줄자로 재보니 60.5cm!
바다란 참 신기한 것 같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 용초도를 다녔지만 이런 대물은 구경하지 못했는데, 10년 만에 만난 형님과 큰 아들과 왔다가 이런 대물을 낚으니 마치 용왕님에게 선물이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3일 뒤가 큰 아들 생일이고 5일 뒤가 사랑하는 아내 생일이라서 정말 선물을 해준 것일까? 용왕님 그리고 이날 용초도로 안내해준 형님과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낚은 직후 줄자를 대니 60.5cm가 나왔다.
큰 뜰채가 없어 어창용 작은 뜰채로 겨우 올렸다.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하고 있다. 처음엔 참돔인줄 알았다.
살림망에 담은 6짜 감성돔. 옆에 있는 4짜 감성돔이 새끼처럼 보인다.
출조한 날에는 6짜 외에도 40cm 내외의 감성돔을 여러마리 낚았다.
철수해서 6짜 감성돔 무게를 재니 4kg이 넘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