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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대마도 무늬오징어 에깅_대박은 옛 이야기? 이제는 무명 방파제로 가보세요
202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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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낚시]

대마도 무늬오징어 에깅

대박은 옛 이야기?
이제는 무명 방파제로 가보세요

김진현 기자




대마도 북서쪽 미소마을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김현태 씨. 동이 틀 무렵부터 무늬오징어가 입질했다.




올해 가을은 태풍으로 인해 대마도와 제주도 같은 원정 낚시터의 조황이 상당히 저조했다. 출조 자체를 못하는 날이 많았고 현장에 가더라도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낚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10월에 일찌감치 대마도로 출조해 무늬오징어 취재를 계획했지만 태풍으로 무산됐고 11월 역시 아슬아슬하게 태풍을 피해 취재에 나설 수 있었다.


15도 일교차에 해무까지 가득

대마도의 가을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 11월 25일 바다루어클럽 김현태 회원과 함께 대마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가을 대마도의 매력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마릿수 조과에 있다. 운이 따르면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조과를 만날 수 있다. 조금 과장하면 500g 내외의 무늬오징어가 마치 호래기처럼 달려드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런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대마도 내 유명 방파제 중 일부가 출입금지, 낚시금지로 막힌 데다가 대마도 어부들이 무늬오징어를 잡아 일본 큐슈 지역으로 판매하다보니 예전과 달리 어자원이 감소한 것이 조황 부진의 원인이라고 한다.

25일 오전 8시경에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니나호를 타고 대마도 북쪽 히타카츠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 출발할 때부터 하늘이 거뭇해지더니 히타카츠에 도착한 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보통 가을비는 그 양이 많지 않지만 출조 당일에는 마치 장맛비처럼 주르륵주르륵 내렸다. 예약한 렌터카를 수령했지만 비가 오는 통에 낚시는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예약한 숙소로 들어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는 해가 질 무렵에 그쳤다. 수온이 떨어졌을 것이라 예상하고 김현태 씨와 나는 대마도 서쪽의 미네만으로 이동했다. 미네만 초입 방파제 곳곳에 무늬오징어 먹물자국이 있어 제대로 포인트를 찍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밤이 되니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매우 추웠다. 일교차로 인해 해무가 생겼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기온을 확인하니 영상 4도. 낮 기온과 비교하면 무려 15도 이상 차이가 났다. 다른 포인트를 찾아 이동했지만 곳곳에 해무가 잔뜩 끼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첫날 밤낚시를 포기하고 다음날 아침을 기대하기로 했다.


미소마을 방파제에서 마릿수 조과

다음날 아침이 되니 상황이 좋아졌다. 아침 피딩을 노리고 대마도 북서쪽 미소 마을에 도착, 동이 트니 화창한 날씨에 물색은 아주 맑았다. 미소마을은 대마도 산길을 다니다보면 가끔 나타나는 작은 마을로 낚시인이 거의 없는 곳이다. 이곳은 김현태 씨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대형 방파권은 조황이 좋지 않고 낚시가 금지된 곳이 많아 작은 마을을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는 무지개 속지에 분홍 컬러 에기로 채비하고 방파제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첫 캐스팅에 히트. ‘운이 좋으면 마릿수 조과를 거두겠다’ 생각했는데, 정말로 연이어 무늬오징어가 입질했다. 강한 액션을 주면 멀리서 무늬오징어가 서너 마리씩 에기를 따라오는 것이 목격되었다.

씨알은 대부분 500g이 넘었고 큰 것은 1.2kg정도였다. 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 6마리를 낚은 후 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로 진입. 갯바위 곳곳에서도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갯바위에서는 방파제보다 조금 큰 씨알이 낚였고 얕은 곳과 깊은 곳을 가리지 않고 입질했다.


믿었던 아소만에서의 참패

오전 10시 정도 되니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람을 덜 타는 아소만의 에깅 포인트로 이동했다. 아소만의 장점이라면 바람을 피해 낚시할 자리가 많고 사계절 내내 조과가 꾸준하다는 것. 그러나 포인트가 너무 잘 알려져 낚시인이 많은 것이 흠이며 가끔 한국 낚시인의 출입을 막아 현지인과 마찰이 일어나는 것도 단점이다. 그런 이유로 아소만을 즐겨 찾지 않지만 강풍이 불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아소만 북쪽 끝에 있는 마와리마을. 방파제 곳곳에 먹물 자국이 있어 기대에 부풀었다. 얼른 에기를 던졌지만 무늬오징어는 낚이지 않았다. 물때가 간조 무렵이라 애매하긴 했지만 오전과는 너무 다른 상황. 결국 입질이 없어 자동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이곳 역시 방파제에는 먹물 자국이 많았지만 입질이 없었다.

아소만을 벗어나 철수 전에 다시 미소마을로 가보았다. 그랬더니 무늬오징어가 입질했다. 괜히 아소만을 찾아서 헛수고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라색 계열의 에기가 잘 먹혔고 수심이 깊더라도 천천히 가라앉는 섈로우 타입 에기가 효과적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아소만을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들러볼만한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이었고 어느 정도 조황이 나왔다면 궂은 날씨 때문이라도 계속 머물 생각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아소만에 머물렀다면 어땠을까? 아마 대마도까지 와서 꽝을 치는 경험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최근 대마도 에깅 조과는 포인트에 따라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곳을 찾으면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반면, 예전에 유명한 자리만 찾다보면 헛물을 켜기 일쑤다.

우리는 무늬오징어 몇 마리를 더 낚은 후 다시 히타카츠항으로 돌아갔다. 오후 3시50분에 부산으로 출항하지만 적어도 2시간 전에 항에 도착해야 렌터카를 반납하고 짐 정리도 쉬엄쉬엄 할 수 있어 서둘렀다.

초겨울 대마도 원정을 준비하는 낚시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과의 성패는 날씨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취재 당시와 달리 11월 말 현재 대마도 날씨는 낮에 10도, 밤에 6~8도를 유지한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지 않은 이유는 대마난류의 영향이며, 12월에도 일교차가 크지 않다면 어종을 가리지 않고 호황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무늬오징어의 활성이 좋아 에기를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



대마도 도착 첫날. 히타카츠에서 출발해 이즈하라 시내에 도착한 이후에도 계속 비가 내렸다.


무늬오징어가 잘 낚인 미소마을


미소마을 방파제 앞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색이 맑았다.


갯바위로 나가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김현태 씨.


미소마을 방파제에서 거둔 무늬오징어 조과. 대부분 500g 내외다.


미소마을 방파제에서 낚은 무늬오징어를 보여주는 김현태 씨.


분홍색 에기에 걸려 나오는 무늬오징어.


김현태 씨의 에깅 장비. 대마도는 발판이 높은 방파제가 많아

무거운 무늬오징어를 올리기 위해 뜰채가 필수다.





쓰시마렌터카 폐업

현지 렌터카 업체에 접속해 직접 예약해야 30년 넘게 히타카츠에서 영업한 쓰시마렌터카가 지난 10월에 폐업했다. 한국인 대표가 가족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많은 한국인들이 이용했지만

대표의 건강악화와 경영난으로 폐업했다고 한다. 그래서 루어낚시인들이 렌터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제 일본 업체에 바로 예약해야 한다.

히타카츠에는 버젯, 히토츠바타고, 유유 렌터카 등이 있는데 낚시용 차량을 렌트하는 업체는 버젯 렌터카와 히토츠바타고 두 곳이다. 한국 렌터카 대여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지만 차량 수배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본 예약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당 렌터카 업체의 사이트에 접속(야후재팬 등 포털 사이트에서 영어로 budget, hitotsubatago로 검색)해 대마도 지역을 선택하면 업체 예약 사이트를 찾을 수 있으며, 번역 기능을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다. 단, 낚시용 차량이 많지 않으므로 적어도 한 달 전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즈라하에서는 도요다 렌터카 사이트에 접속해 예약할 수 있다.



대마도 히타카츠 항 바로 앞에 있는 히토츠바타고 사무실. 낚시용 차량을 대여하고 있다.




대마도 내 낚시금지 확대

대마도는 고령화로 인해 해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현재 2만7천명 내외이며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이다. 코로나19 전에는 대마도 인구 60%가 서비스업에 종사했지만 코로나19 때 젊은 층이 대거 일본 본토로 이주하며 산업구조도 바뀌었다. 현재는 다시 어업이 활발해져 대마도 내에서도 각 지역 어업협동조합이 어자원 보호를 이유로 연안낚시를 금지하는 곳이 늘었다. 사진은 대마도 미우라 지역 내 낚시금지 표지판인데, 이렇게 무늬오징어나 전갱이 등 어업에 관련된 어종이 잘 낚이는 방파제는 낚시를 금지하는 곳이 많다. 이즈하라 일대는 무늬오징어 산란기인 4월부터 9월까지 낚시를 금지하고 있어 앞으로 낚시여행객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우라 지역 방파제에 붙은 낚시금지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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