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해창지 양수장 수로 입구에서 배스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김연욱 씨. 수로 주변에서 35cm 내외 배스를 낚았다.
야마센코 3인치 프리리그로 씨알 굵은 배스는 낚은 김연욱 씨.
24절기 중 소설 다음 날인 11월 23일. 낚시춘추 1월호 취재를 위해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개인 일정으로 인해 사전답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출조였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면꽝’하는 게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있던 터라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빅배스 보다는 마릿수 조과에 목표를 두는 게 좋을 듯했다. 빅배스를 목표로 하면 입질 한 번 받기 어려운 포인트가 많기에 마릿수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고심 끝에 출조한 곳은 대호 상류에 있는 해창지와 삼봉지. 이곳은 대호 상류에 제방을 쌓아 만든 저수지로 수면적이 넓고 연안에 갈대가 많아 예전부터 저수온기 때 마릿수를 보여준 곳이라 조과가 기대되었다.
삼봉지 상류의 무시무시한 살치 떼
23일 오전 7시에 김연욱, 정수민 씨와 해창지 상류에서 만났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오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한 장소에 오래 있지 않을 것이며, 긴 구간을 탐사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채비는 스푼, 지그헤드리그, 드롭샷리그와 같은 겨울용 채비를 쓸 것을 주문했다.
그렇게 시작된 취재. 삼봉지(당진시 석문면 초락도리 535-78) 상류에서는 많은 살치 떼가 목격되었다. 가끔 배스가 살치 떼를 대상으로 먹이활동 하는 모습들이 관찰되어 첫 채비로 은색 스푼을 사용했다. 하지만 스푼의 트레블훅에 살치만 연달아 걸려 나왔다. 엄청나게 많은 살치들이 있다는 증거였다(나는 총 6마리의 살치를 낚았다). 그러던 중 묵직한 입질을 받고 훅셋하니 미디엄 파워의 로드가 휘청했다. 느낌으로 볼 때 족히 45cm가 넘는 배스라고 생각했으나 파이팅 도중 훅이 빠져 버렸다. 배스는 분명히 있으나 너무나 많은 살치 탓에 루어로 입질을 받는 게 쉽지 않아 보였다.
한편, 조금씩 자리를 옮기며 탐색하던 김연욱 씨가 스푼으로 마수걸이 배스를 올렸다. 충분히 의미가 있는 조과였다. 정수민 씨도 본인이 평소에 즐겨 쓰는 카이젤리그로 열심히 탐색을 이어갔다.
뒤를 이어 김연욱 회원이 드롭샷리그로 두 번째 배스를 만났다. 바닥에 채비가 걸렸고 이를 회수하려고 액션을 주다 입질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먹이활동이 활발할 시간임에도 입질을 받기 힘들어 포인트 이동을 결정했다.
오전 10시가 되어 해창지(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2603) 상류로 이동했다. 낚시를 시작한 지 3시간 동안의 조과는 김연욱 씨가 낚은 배스 2마리가 전부라 초조했다. 나는 팀장으로서 포인트와 패턴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두 사람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해창지 하류 우안에서 연안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며 갈대 주변을 탐색, 두 사람에게도 역시 연안의 갈대 군락을 탐색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던 중 지그헤드리그에 입질이 왔다. 바닥에 내버려두고 가끔씩 리프트&폴 액션만 주는 방식으로 운용했는데, 스테이 상태에서 입질이 온 것.
겨울이라 채비를 흡입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거라 생각해 라인이 흐르길 충분히 기다린 후 챔질했다. 역시나 배스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은 녀석이 올라왔다. 입질을 확인한 후 바로 두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하류 연안으로 오게 했다. 이 주변에서 추가로 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해창지 양수장 수로 입구였는데, 스위밍 지그헤드를 주력으로 운용했다. 배스가 있다면 분명히 반응할 것이라 생각했고 예상대로 35cm짜리 배스를 낚을 수 있었다.
삼봉지에서 돋보인 커버 공략
그 후 더 이상 배스를 만나지 못했다. 우리는 다시 삼봉지 최북단으로 이동했다. 최북단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며 연안 뗏장수초를 공략할 생각이었다. 저수온기에 내가 꼭 찾는 이곳은 큰 씨알까지는 아니어도 항상 배스를 내어주던 곳이었다. 물색을 보니 배스가 있을만한 탁한 물색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커버 공략을 해야 하므로 채비는 게리 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 기반의 프리리그로 변경했다. 로드와 라인도 커버 공략을 위해 튼튼한 것으로 준비했다. 로드는 바낙스 에스파다 C702H, 라인은 아미고 대물 16lb. 이 조합은 지난 가을에 55cm 배스를 손쉽게 제압했던 이력이 있을 정도로 커버낚시에 유용하다.
이곳에서는 김연욱, 정수민 씨가 먼저 조과를 올렸다. 게리 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나 4.5인치 라이트 이카리그를 썼는데, 커버 가장자리에 피칭으로 붙여 넣은 프리리그에 드물게 배스가 반응했다.
나 역시 같은 방식으로 채비를 운용했고 나름 씨알 굵은 배스를 만날 수 있었다.
배스의 입질을 받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배스가 있는 곳이라면 입질은 아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오래 기다려야 입질을 하는 게 아니라 채비가 물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현장에서 얻은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마릿수를 채워 나갔다.
마지막에는 웨이트리스리그 선택
늦은 오후, 아직 점심을 해결하지 못한 우리는 4시경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추운 날씨라 물이 끓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그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미처 다 끓지도 않은 물에 라면을 넣고 대충 식사를 마친 뒤 물가로 이동했다.
식사 후에는 채비를 바꿨다. 후반부에는 웨이트리스리그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루어는 게리 야마모토 2인치 야마센코를 선택했다. 비교적 가벼운 이 채비를 운용하기 위해 아미고 피네스 합사 1호를 원줄로, 리더 라인은 아미고 크리스탈 12lb를 썼다. 로드는 바낙스 에스파다 나노 C70ML VJAYA, 릴은 바낙스 하데스 프로 2000S를 선택했다. 채비를 넣자마자 바로 배스가 반응했고 배스의 오후 먹이활동 시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추가로 물 속 폐그물 주변을 공략해서 배스를 만났다.
어느새 한기가 점점 강하게 느껴졌고 주변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제는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걸음 수를 기록하는 앱을 열어보니 1만2천 걸음을 넘긴 상태였다. 추운 이 날씨에 입을 열어 준 배스들에게 고마웠고, 종일 함께 해 준 두 사람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취재기를 줄인다.
해창지 양수장 연안을 노려 35cm가 넘는 배스를 낚은 필자.
스푼에 걸려 나온 살치.
석문지 상류에서 스푼으로 첫 배스를 낚은 김연욱 씨.
필자가 웨이트리스리그 사용을 위해 준비한 장비. 1호 합사에 야마센코 2인치 웜으로
채비하고 가벼운 스피닝 장비를 사용했다.
필자와 함께 출조한 팀원들. 좌측부터 필자, 김연욱, 정수민 씨.
해창지 수로 입구에서 낚은 배스를 보여주는 필자.
씨알은 잘아도 취재 당일 마릿수 조과를 거둔 김연욱 씨.
정수민 씨가 준비해 온 햄을 넣어 라면을 끓이고 있다.
오후 4시가 되어 늦은 점심을 먹는 취재팀.
해창지 하류 연안에서 배스를 올리고 있는 김연욱 씨.
해창지 양수장 수로 입구에서 배스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는 필자.
야마센코 3인치 프리리그로 배스를 낚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