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붕어낚시 상식 100가지(上)
지난 2011년 1월 신년호부터 붕어낚시 상식의 虛와 實을 연재하기 시작하여 만 3년이 흘렀다. 연재 횟수로는 36회. 매 회마다 대략 원고지 40매 분량을 썼으니 전체 분량은 1400매 정도를 쓴 셈으로 이는 책으로 엮었을 경우 대략 280페이지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이렇듯 우리가 구사하는 붕어낚시는 많은 상식을 내포하고 있으며, 우리가 구사하는 동작 하나하나는 다 그 상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그간 연재한 필자의 글은 그것들을 주워 모아서 하나하나 열거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전개해온 붕어낚시 상식은 사실 우리 모두가 대부분 다 아는 내용들이었는데, 다만 순간순간 망각하거나 아니면 착각하거나 그도 아니면 잘못 전달된 상식을 우연한 기회에 따라했던 것들을 추슬러 보았을 뿐이다.
이제 필자는 지금까지 만 3년을 연재해온 250여 가지 내용들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붕어낚시 상식 100선’으로 마지막 주요 요점정리를 하고 그간 36개월 동안 진행해온 붕어낚시 상식 편을 마감하고자 한다.
1.붕어는 붕어일 뿐 신비로운 영물은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 스스로 영물로 생각한 것으로, 붕어는 먹이사슬 하층에 속해 본능적인 경계심이 많은 수중생물의 모습 그대로일 뿐이다.
2.붕어가 먹이를 찾는 것은 청각-후각-시각 순이다
즉 살아 움직이며 파장을 내는 미끼가 죽여서 향을 가미한 미끼보다 집어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 향이 좋은 미끼가 색이 좋은 미끼보다 우선한다.
3.잠을 자거나 쉬고 있는 붕어는 입질을 하지 않는다
수초 그늘이나 장애물의 안전한 곳을 찾아 잠을 자거나 휴식 중인 붕어는 일체의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다. 특히 고수온이나 저수온일 때 심하다.
4.큰 붕어는 먹이를 야금야금 갉아먹지 않는다
큰 붕어가 먹이를 먹고자 했을 때는 어느 미끼든 단숨에 빨아들인다. 미끼를 깔짝거릴 때 새우 껍질을 벗기거나 작은 미끼로 바꿔서 넣으면 금세 잡어나 잔챙이가 나온다.
5.월척급이 되는 데는 평균 5년, 4짜급은 평균 8년이 소요된다
2009년도에 전국의 월척과 4짜 붕어를 표본으로 모아서 나이 측정을 해본 결과 월척급까지는 5~6년, 4짜급까지는 8~9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낚시춘추 2009년 3월호-필자 참여).
6.물색이 탁한 곳에 붕어 있다
붕어가 일생동안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대부분은 플랑크톤에 의존한다. 그러니 붕어는 플랑크톤이 잘 형성된 탁한 물을 찾아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7.붕어는 적정수온을 따라서 회유를 한다
붕어는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물의 대류를 따라서 회유를 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물의 대류를 따라서 회유를 한다.
8.접근은 작은 붕어가 앞서고, 이탈은 큰 붕어가 먼저 한다
붕어의 회유 모습을 보면 작은 붕어들이 떼를 지어서 앞에 나서고 뒤를 따라서 점차 큰 붕어들이 접근한다. 그러나 어떤 위험이 감지되면 큰 붕어일수록 먼저 그곳을 빠져나간다.
9.대물은 움직이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
잔챙이 붕어들은 하루 종일 연안 가까이에서 떼를 지어 논다. 그러나 대물붕어는 사냥시간을 제외하고는 자기 영역의 안정된 장소에 은신해서 머무른다.
10.대물은 경계심이 강하면서도 가장자리까지 사냥을 나온다
대물붕어는 경계심이 강하면서도 먹이사냥을 할 때만은 발밑 가장자리까지 사냥을 나와서 먹이활동을 하는데, 깊은 곳은 그만 중층에 떠서 경유해버린다.
장비 및 소품에 관한 상식
11.자기취향에 맞는 낚싯대가 좋은 낚싯대이다
순전히 스스로가 구사하고자 하는 기법 적용과 체질에 적절히 맞는 낚싯대가 좋은 낚싯대이다. 즉 스스로에게 좋은 낚싯대는 자기 취향과 체질에 잘 맞는 낚싯대이다.
12. 낚싯대 길이에 맞는 받침대를 구비하라
받침대는 낚싯대 길이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2칸 이내는 2절, 3칸 이내는 3절, 3.5칸 이상은 4절, 4.5칸 이상은 5절의 받침대 정도를 구비해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13.의자는 최대한 편안해야 한다
낚시는 스스로가 편안한 마음과 자세로 즐기는 힐링레저다. 그러므로 의자는 최대한 편안한 것을 구비해서 좋은 자세로 낚시에 임해야 한다.
14.꽉 물려 안 들어가는 낚싯대 마디 넣기
이런 경우에는 낚싯대 뒷마개를 풀고 반반한 돌이나 동전을 놓고 수직으로 세운 다음 안 들어가는 마디를 위에서 아래로 손목 힘을 이용하여 뚝뚝 치면 한 순간 스르르 들어간다.
15.얼어서 안 들어가는 낚싯대 마디 접기
이럴 때에는 얼은 마디를 입에 물고 한동안 호흡을 하여 녹게 한 다음에 살짝 비틀면서 넣으면 쉽게 들어간다. 다만 녹인다고 불에 낚싯대를 가져다 대는 것은 금물이다.
16.자리를 장시간 비울 때는 낚싯대를 걷어 올려두고 떠나라
혹 물고기가 입질했다손 치더라도 다른 채비를 감아버리거나 수초를 감아버려서 낚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빵’은 낚시가 아니다.
채비에 관한 상식
17.간단한 채비가 좋은 채비다
간단한 채비란 소품이 가장 적게 쓰이고 매듭이 적어 복잡하지 않은 채비다. 많은 소품 장치와 검증되지 못하고 부질없이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채비가 좋은 채비라는 것이다.
18.원줄 길이는 낚싯대보다 짧게 하라
원줄의 길이는 봉돌과 찌를 달아서 똑바로 세웠을 때 끝대가 휘어서 봉돌이 낚싯대보다 한 뼘 정도 짧게 채비하는 것이 사용하기에 좋다.
19.목줄 길이는 챔질 습관에 맞춰라
전통붕어낚시에서 목줄은 6cm 정도가 평균적인 길이이다. 그러나 성미가 급한 사람은 6cm 이내로, 느긋한 사람은 6cm 이상으로 채비를 하는 것이 챔질 동작에 맞춘 채비이다.
20.미끼에 비례해서 바늘 크기를 선택하라
큰 미끼를 사용해 대물낚시를 할 경우에는 그에 맞는 큰 바늘을 사용하고, 떡밥콩알낚시 등 작은 미끼로 마릿수낚시를 구사하고자 할 때는 작은 바늘을 사용한다.
21.유동채비냐 고정채비냐를 고민할 필요 없다
낚시를 조금 알아갈 때 유동채비는 찌올림이 좋고, 고정채비는 찌올림이 안 좋다는 주장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상상하는 것만큼 찌올림이 다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22.봉돌이 떠있는 채비 시에 유동봉돌채비는 무의미하다
봉돌이 떠있는 채비를 활용할 때에 유동봉돌채비는 의미가 없다. 어차피 입질을 하게 되면 떠있는 봉돌을 그대로 두고 원줄만 반응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3.입질이 미약할 시엔 내림채비(전내림채비, 기타 내림채비)를 활용하라.
동절기와 저수온의 냉수대가 형성될 때에는 붕어 입질이 아예 없거나 아주 미약한 상태로 나타난다. 이런 저수온기엔 내림채비 활용이 유리하다.
낚시터 & 포인트 선정 상식
24.지령(池齡)이 오래된 곳을 택하라
저수지가 축조된 지 오래된 곳은 신생지보다 안정된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개의 경우 신생지는 마릿수낚시에 유리하고 지령이 오래된 곳은 대물낚시에 유리하다.
25.동절기에는 해안가로 가라
동절기 내륙의 수계에 사는 붕어는 대부분 먹이활동을 억제하는 비활성 붕어가 된다. 그러나 바닷바람의 영향을 받는 해안가 수계의 붕어들은 겨울에도 활발한 먹이활동을 한다.
26.혹서기에는 계곡지를 찾아라
한여름 혹서기의 저수지는 물이 과도하게 뜨겁다. 따라서 붕어의 활성도가 극도로 떨어진 상태가 되므로 이런 때에는 시원한 계곡지의 그늘을 찾는 것이 좋다.
27.포인트는 먼 거리부터 접근하면서 단계별로 분석하라
낚시터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장소에서 대략적인 구역을 설정하고, 중간에서 낚시할 지점을 판단하며, 물가에 도달해서는 비로소 대편성을 위한 세부 포인트를 분석한다.
28.붕어 입장에서 판단하고 사냥 나올 곳을 포인트로 삼아라
포인트를 분석할 때는 항상 내가 아닌 붕어 입장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 내가 붕어라면 먹이사냥을 어느 경로를 통해서 어떻게 접근하겠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29.맑은 물색은 피하라
물 가장자리에 접근해서 바라본 물이 샘물같이 맑은 색이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맑은 물은 플랑크톤이 소멸된 상태로서 이런 곳은 붕어가 접근하지 않는다.
30.가스현상이 있는 수초는 회피하라
수초가 삭고 물의 환류가 안 이루어져서 가스현상이 발생하여 수중 용존산소량이 적은 곳은 피해야 한다. 그런 곳은 붕어에게도 오염지대이기 때문이다.
31.물때가 많이 낀 곳은 피하라
수중수초에 물때가 많이 낀 곳은 수서곤충이 붙어살지 않는다. 따라서 그것을 먹잇감으로 삼는 붕어가 접근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런 곳은 포인트에서 제외한다.
▲ 연안에 좌대를 펴고 수초대에 대를 편 낚시인.
32.청태가 있는 곳은 피하라
청태가 있는 곳은 붕어가 머무르지를 않는다. 특히 오래되어 때가 낀 청태 무더기는 붕어가 접근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곳은 포인트로 하지 말아야 한다.
33.급경사는 가까이, 완경사는 멀리 공략하라
연안이 급경사 지역이면 짧은 대를 쓰거나 뒤로 물러앉는 자리를 포인트로 한다. 그러나 완경사 지역이면 물 가까이 앉아서 먼 곳을 공략할 수 있는 곳을 포인트로 한다.
34.갈수 상태이면 제방 쪽, 만수 상태이면 상류를 포인트로 삼아라
저수지의 물이 빠지고 갈수 상태라면 수위가 낮을수록 제방 가까이를 포인트로 삼고, 만수 상태라면 수량이 많을수록 최상류 쪽을 포인트로 한다.
낚시자리 준비 & 대 편성 상식
35.낚시를 구사하기에 편안한 공간을 고려하라
머리 위와 좌우의 장애물, 그리고 물속의 장애물 여부까지 다 고려하여 편안한 낚시를 구사할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야 한다. 낚시는 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다.
36.옆 사람과 너무 가까이 편성하지 마라
동행을 했거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공간이 허락하는 한 전화통화 음성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여 대 편성을 하는 것이 예의다.
37.맞은편 불빛을 미리 예측하고 찌 방향을 결정하라
낚싯대 편성을 하기 전에 맞은편의 가로등 불빛, 혹은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손전등 불빛 등을 미리 예측하여 그것을 회피하는 찌 방향을 결정해야 불편함이 없다.
38.낚싯대를 과도하게 많이 펼치지 마라
많은 대를 펴기 위해서 찌를 의미 없는 곳에 세워놓는다면 오히려 시야만 분산되어 손해를 본다. 따라서 대물낚시는 6~8대, 마릿수낚시는 2~4대 정도 편성이 적절하다.
39.찌 전체의 폭을 시계범위 안에 두어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기 시계범위 안에 찌를 세워서 눈이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도록 찌 전체의 폭을 조절하는 것이 피로도도 줄일뿐더러 입질 파악에 유리하다.
40.물, 바람이 오는 쪽에 짧은 대를 펴라
낚시 간에 원줄이 흐름을 타서 서로 엉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짧은 대가 흘러오는 쪽에 있으면 긴 대의 원줄이 흘러간 공간이 확보되므로 엉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41.자연을 훼손하지 마라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낚시행위의 모든 것에 우선하여 지켜져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그날 그 장소에서 낚시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연은 지켜져야만 하는 것이다.
42.농작물 혹은 농토를 아프게 하지 마라
애초에 낚시자리로 진입하면서부터 농작물의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하고, 비록 놀리는 농토라도 차를 가지고 들어가거나 논바닥에 불을 피우는 등의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43.급격한 수위변동을 미리 예측하라
물이 불어나거나 줄어들 상황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낚시자리를 준비하고 대 편성을 하기 전에 꼭 급속한 수위변동을 미리 예측해서 고려해야 한다.
44.차 소음으로부터 떨어져라
차 시동소리보다 더 낚시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사실 차문을 여닫는 큰소리(충격)이다. 이 소리는 공기 중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수면에 부딪치면서 일순간 물고기가 긴장한다.
45.낚싯대를 급하게 펴거나 접지 마라
낚싯대를 펼 때나 접을 때는 차분차분히 해야 한다. 손놀림이 빨라지다 보면 낚싯대 마디가 완전히 뽑히지 않거나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46.낚싯대는 절대 바닥에 놓지 마라
만약 불가피하게 낚싯대를 바닥에 놓아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면 차라리 물에다 놓는다. 무심결에 바닥에 낚싯대를 놓았다면 즉시 낚싯대를 물에 넣고 흔들어서 헹구어 닦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