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산이2번수로.
낮 12시경 35cm 붕어를 낚고 놀라워 하는 필자.
전남의 대표 겨울낚시터로 유명한 해남 산이수로. 올해는 영암호의 가지수로인 이 산이수로를 집중 공략해보기 위해 자주 출조하고 있다. 산이수로는 겨울에도 붕어가 잘 나오는 대표 겨울터지만 수심이 얕아 강추위가 연속되면 수면이 얼어버린다.
1월 2일 아침에 대진수로에서 연구수로 방면으로, 산이7번수로부터 둘러보는데 7번, 5번, 4번, 3번수로에 모두 살얼음이 잡혀 낚시가 불가능했다. 밤낚시까지는 이상 없다가 새벽부터 수면이 얼자 찌와 원줄이 얼음에 갇혀 어쩔 줄 모르는 낚시인이 여럿 보였다.
나는 바로 전날 산이6번수로에서 낮낚시로 마릿수 월척을 했지만 다른 곳 조황도 파악할 겸 얼지 않은 곳을 찾아 천천히 이동했다.
해가 뜨면서 얼음이 녹고 있는 곳은 아침에 도착한 낚시인들이 대를 펴고 있어 계속 이동하면서 낚시할 자리를 찾았다.
산이2번수로에 도착하니 얼음이 없었다. 그런데 낚시인 엮시 한 명도 없었다. ‘이상하다~ 왜 여기는 낚시인이 없지?’ ‘혹시 낚시가 안 되는 곳인가?’ 지금껏 한 번도 낚시해보지 않은 2번수로라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물색, 적당한 수초 여건, 주차 여건까지 좋아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러자 하류 수문 옆으로 차가 빠지기 쉬운 곳이 있었다. 그 옆으로 수로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풀과 나무가 우거져 통행 시 주의가 필요한 곳도 있었다.
입질 없어 옮기려는데 허리급 두 마리 불쑥
주차 편한 하류 쪽, 뗏장수초가 적당히 뻗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지렁이 미끼용 낚싯대 3대, 글루텐 낚시용 낚싯대 3대를 폈다. 수심은 우측 뗏장수초 앞이 70cm, 정면 긴 대 방면은 90cm로 얕은 편이었다.
대를 편 지 약 2시간이 됐는데도 찌가 꿈쩍도 않았다. 등 뒤에 있던 해가 머리 위까지 올라오고 맞바람도 살랑살랑 부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역시 아무도 없는 곳은 이유가 있었군! 30분만 지켜보고 1번수로로 이동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낮 12시7분경. 그렇게 마음을 접었을 즈음, 뗏장수초 가까이 지렁이를 미끼로 꿰어둔 3.4칸 찌에서 미세하게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스멀스멀 올라오는 어신을 보고 챔질하자 물보라를 일으키며 튀어 오르는 붕어가 목격됐다. 얼핏 봐도 상당한 씨알이었다.
“아싸!”를 외치며 뗏장수초 위로 끌어올려 보니 체고가 상당한 35cm 붕어였다. 아무도 없는 수로에서 “오예~ 대박! 대박!”을 외치며 기뻐했다. 이처럼 탐색낚시로 좋은 포인트를 발견하고 낚시춘추 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내게는 큰 보람이자 기쁨이다.
첫 붕어를 올린 지 30분쯤 지난 시각. 이번에는 우측의 긴 뗏장수초를 넘겨 던져놓은 운명 5.2칸 대에 입질이 들어왔다. 70cm로 가장 얕은 수심이었다. 찌가 떠오른 뒤 살짝 들려서 옆으로 이동하는 입질에 챔질! 가장 우측에서 중앙까지 순간적으로 째버리는 붕어의 스피드와 힘에 깜짝 놀랐다. 끝까지 저항하며 발 앞까지 끌려온 붕어는 아까 올라온 녀석과 비슷한 체고의 대물 붕어였다. ‘와 이게 무슨 일이야?’
뜰채를 펴놓지 않은 터라 낚싯대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줄을 당겨 끌어내보니 35cm급 붕어였다. ‘우와 이런 대박터에 왜 낚시인이 아무도 없는 거지?’ 두 마리가 모두 빵빵한 허리급 월척이라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1월 초 현재 5번과 6번수로 조황도 출중해
이후로는 중간 지점 맹탕 바닥에서 월척급이 간간이 올라왔고 저녁 8시까지 허릿급 2마리 포함, 월척 5마리에 9치 3마리, 8치 1마리를 올릴 수 있었다. 낚시 결과 뗏장수초 가까이는 지렁이, 맹탕 바닥에서는 글루텐에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밤낚시를 제대로 못하고 철수하게 돼 이 소식을 지인에게 알렸다.
그러자 밤 8시에 도착한 지인도 아침까지 월척과 9치급으로 3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기사를 쓰고 있는 1월 초 현재 산이수로는 최고 호조황을 보이고 있다. 역시 최고의 호황터는 2번수로이다. 6번수로에서는 지렁이와 글루텐으로 낮낚시해도 월척과 허리급이 마릿수로 올라오고 있고 5번수로 역시 마릿수 월척 행진 중이다. 특히 5번수로는 얼지만 않으면 주간에도 마릿수 월척이 가능한 상황이나 약간만 추워도 얼음이 쉽게 잡히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비 입력 해남군 산이면 금송리 1061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운명 붕어 낚싯대.
뗏장수로를 넘겨 공략해 허리급 월척을 끌어내고 있는 필자.
지렁이를 먹고 나온 두 번째 35cm 붕어.
드론으로 촬영한 필자의 포인트. 주차 후 바로 낚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