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 양포항 피딩타임호를 타고 출조한 포항 장길면 신창리 앞 연안.
수심이 6~20m로 깊지 않지만 50~60cm 참돔이 타이라바에 낚여 화제가 되고 있다.
양포항 전경. 어업 여건이 좋아 큰 항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해에서 참돔이 낚인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남해, 서해, 제주에 비해 낚이는 양이 적고 씨알도 크지 않아 낚시인에게 화제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포항 피딩타임호 최호영 선장이 양포항 일대에서 50~70cm 참돔을 타이라바로 낚고 있으며 마릿수 조과도 좋아 주목을 받고 있다.
해질녘이 약속의 시간
지난 1월 1일, 야마시타 필드스탭 이승호 팀장, 장창기 스탭과 함께 동해 타이라바 호황의 근원지를 찾아 출조했다. 이승호 팀장은 지난 12월 25일에 피딩타임호를 타고 출조해 참돔을 여러 마리 낚은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기대에 차있었다. 그는 “참돔이 낮에는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40cm급 참돔이 한두 마리 낚이지만 해가 질 무렵에는 수중여 주변에서 폭발적인 입질을 보입니다. 씨알이 50cm 이상으로 굵고 마릿수도 많아 오늘도 기대가 큽니다”라고 말했다.
낮에는 참돔이 잘 입질하기 않기 때문에 최호영 선장은 오후 물때를 노리고 출조한다. 그래서 보통 오후 1~2시에 출항해 해가 진 후 오후 7~8시에 철수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낚시 시간이 짧지만 그만큼 ‘물때’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뱃삯이 7만원으로 저렴하고 단시간 낚시에 집중할 수 있기에 남해나 서해에 비해 합리적인 출조방식이라고 말하는 낚시인들이 많다.
수심 얕아 30g 헤드를 주력으로 사용
오후 2시, 양포항에서 출항해 포항 구룡포 방면으로 10분 정도 달려 포항시 남구 장기면 신창리 해안도로 앞에 있는 바위섬 일대에 도착했다. 신창리 앞 연안에는 크고 작은 여가 많고 연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큰 바위섬이 하나 있는데, 참돔은 바위섬 주변에서 낚인다고 했다.
주변 수심은 얕은 곳이 6m, 깊은 곳이 20m가 나왔다. 생각보다 얕은 수심에 타이라바 운영이 제대로 될까 생각했는데, 출조한 낚시인들은 대부분 30g 내외의 타이라바를 사용했다. 이승호 팀장은 “주변 수심이 얕고 조류가 약하게 흐르기 때문에 타이라바를 자연스럽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헤드의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유리합니다. 포인트에 도착한 직후나 조류가 약한 상황이라면 헤드의 무게를 30g으로 사용하며 조류가 강하게 흐르면 60g까지 사용합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에 도착해 바위섬 주변으로 낚싯배를 흘리며 타이라바를 내리니 금세 쏨뱅이가 물고 나왔다. 이 주변에서는 붉바리, 우럭, 볼락, 열기도 잘 낚인다고 잘 알려져 있어서 낮에는 록피시를 노리고 해가 질 무렵에 본격적으로 참돔을 노리기로 했다. 그런데 출조한 당일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참돔의 입질이 전혀 없었고 흔하게 낚이는 쏨뱅이도 잘 낚이지 않았다.
타이라바에 청갯지렁이를 달거나 새우 미끼를 사용한 텐야도 준비했지만 입질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 쏨뱅이로 소소한 손맛을 즐기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피문어와 더불어 오는 봄까지 조과 기대
기다리던 참돔 소식은 주변 낚싯배를 통해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바위섬 주변에서 참돔 릴찌낚시를 하던 낚시인들이 먼저 참돔을 올린 것이다. 멀리서 봐도 60cm가 넘는 큰 씨알의 참돔을 두 마리 올렸고 소형 레저보트에서 타이라바를 시도한 낚시인들도 작은 참돔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피딩타임호에서는 참돔의 입질을 받는 낚시인이 없었다.
참돔의 입질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타이라바를 하고 있는 피딩타임호 주변에 크릴 미끼를 사용하는 선상낚싯배가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릴을 사용하면 조류에 떠내려간 크릴을 따라 참돔이 이동할 확률이 높고, 크릴이 띠를 이루며 흘러간 주변에서만 참돔이 낚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형 레저보트가 피딩타임호의 흐름을 방해해 원하는 위치로 들어갈 수 없었건 것이 큰 원인으로 보였다.
최호영 선장은 해가 진 직후부터 마지막까지 바위섬 근처로 낚싯배를 접안했지만 쏨뱅이와 우럭만 낚이고 참돔은 낚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조류가 강해지며 조류의 띠가 구룡포 방면으로 길게 뻗어나갔는데, 피딩타임호의 위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해가 완전히 진 후 야간 항해 장비가 없는 레저보트는 철수했는데 그 틈을 노렸지만 참돔의 피딩타임은 끝이 난 듯했다. 참돔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입질을 받지 못해 최호영 선장은 물론 낚시인들이 실망하고 철수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철수하며 동해 참돔 시즌은 이걸로 끝인가 낙담했지만 참돔 소식은 바로 다음날에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전날 ‘꽝’을 모면하기 위해 더 이른 시각에 출조한 최호영 선장은 참돔을 여러 마리 낚아냈고 그 이후에도 기상이 좋아서 출조한 날에는 계속 참돔을 낚았다. 거짓말처럼 취재팀이 나갔던 당일에만 참돔이 입질하지 않았고 참돔은 계속 낚였다.
최호영 선장은 “양포항 참돔이 언제까지 입질할지 의문이지만 바람이 잦아들어 날씨가 좋아지면 봄까지 조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곧 시즌이 시작될 피문어와 함께 양포항 겨울철 배낚시 시즌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출조문의 양포항 피딩타임호 010-2709-8189
양포항 현지에서 즐겨 사용하는 야마시타 유동식 타이라바 세트.
헤드가 둥근 원형이 인기 있다. 무게는 30~60g 사용.
야마시타 필드스탭 이승호 팀장이 준비한 텐야.
타이라바 형태의 헤드에 바늘을 꿰고 미끼는 새우를 사용한다.
물속에서 큰 파장을 내는 꼴뚜기 타입의 파동베이트.
타이라바로 큰 쏨뱅이를 낚은 장창기 스탭.
양포항 일대에서 낚이는 참돔의 평균 씨알.
포인트로 출항하고 있는 양포항 피딩타임호.
지난 12월 24일에 출조해 60cm급 참돔으로 손맛을 본 이승호 팀장.
붉바리를 낚은 박성일 씨.
12월 27일에 출조해 씨알 큰 참돔을 낚은 손상현(다이와 필드스탭) 씨.
취재당일 40cm가 넘는 큰 우럭을 낚은 장창기 씨.
3kg급 피문어를 낚은 낚시인.
60cm가 넘는 참돔을 낚은 낚시인.
지난 12월 25일에 양포항 일대에서 타이라바로 참돔 호황을 거두었다.
좌측부터 손상현, 장창기, 이승호 씨.
해가 진 후 신창리 바위섬 일대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참돔 호황 소식을 듣고 출조한 레저보트도 많았다.
양포항의 또 다른 매력
야간 피문어 배낚시
양포항 일대의 참돔 조과가 저조하다면 피문어 출조를 기대해도 좋다. 이른 오전이나 해가 진 직후에는 3kg 내외의 피문어가 잘 낚이고 있으며, 본격적인 시즌이 도래하는 2월이 되면 10kg이 넘는 피문어가 양포항 일대에서 낚인다. 현지인들은 오전과 오후에 참돔 타이라바를 즐기고 해가 진 후에는 피문어 배낚시를 병행에서 나가는 추세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참돔과 피문어가 꾸준히 호황을 보이기 때문에 출조는 현장 상황에 맞춰 선장과 합의 후 결정할 수 있다. 출조 예약은 전화또는 네이버밴드 피딩타임호를 통해 가능하다.
지난 12월 25일 야간에 거둔 피문어 조과. 아
직 시즌이 이른 편이라 1kg 내외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