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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13] 담수동물의 심각한 감소 실태 “지구에서 50년간 85% 감소했다”
202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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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13


담수동물의 심각한 감소 실태

“지구에서 50년간 85% 감소했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몇 해 전 어류학자의 발표에 참석하였는데 현재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양이 정상적인 상태와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인상적인 발언이 있었다. 그 반증의 하나가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어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휴전선 근처를 조사해 보니 쏘가리가 매우 많아서 물반고기반이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의 어류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는 주장인데, 이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라는 것을 밝힌 연구가 WWF에서 발표되었다.


담수생물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

WWF(세계자연기금)은 2년마다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라는 세계의 야생동물 감소 현황과 대책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2024년에는 지난 50년간 지구상 야생동물의 73%가 감소하였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하였다. 어류,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의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5천495종의 동물종, 3만5천 개체군집단 자료를 분석하였다고 하니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자연기금은 100개국에서 1만7천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세계 최대의 자연보전 활동 단체이다. 영어로 World Wide Fund for Nature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초기 이름인 World Wildlife Fund (세계야생동물기금)에서 유래한 WWF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서식지별로 나누어 담수, 육상, 해양 동물의 지난 50년간 변화를 비교하였는데 담수동물이 85%로 가장 많이 감소하였고, 육상동물이 69%, 해양동물이 56%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지리적으로는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95% 감소를 보여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서식지보다 담수의 동물감소가 심한 것은 하천이 인간의 거주지, 경작지와 겹치기 때문이다. 개발 압력이 강하다 보니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공간을 점차 인간에게 빼앗기는 것이다.




야생동물 감소 위기를 발표한 세계자연기금의 지구생명보고서


지난 50년간 서식지별 야생동물 감소율. 담수동물이 가장 많이 감소하였다. (WWF, 2024)



농업으로 인한 자연 훼손이 근본 원인

보고서는 야생동물이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이 서식지 변형과 파괴라고 지적하였는데, 그 근본 이유는 대부분 농업이다. 식량 생산을 위해 숲은 벌목되고 가축을 위한 목초지와 경작지가 된다. 우리나라는 경작이 어려운 산지가 많아 삼림이 63%이나 남아 있고, 경작지 비율은 16%에 머물고 있지만 평지가 많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덴마크,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의 나라에서는 경작지 비율이 50%가 넘는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육상서식지 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반면에 하천은 다른 나라보다 더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하천변 습지는 논으로 개간되었고, 주거지와 경작지를 얻기 위해 제방을 쌓고 하천폭을 좁혔다. 우리나라 육상생태계가 개선되고 있어서 야생동물이 증가하고 생태계 건강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할 사람이 많겠지만 담수생태계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생태학에서는 물과 육지가 접하는 ‘얕은 물가’를 가장 중요한 서식지로 본다. 수생식물도 많고 이에 의존하는 동물도 많아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특히 물과 육지를 오가는 양서류에게는 완경사 수변은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육상서식지에 비하여 면적도 현저히 적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서식지이다. 그런데 가장 귀중한 수변서식지가 오히려 가장 많이 훼손되어 있다.


하류의 퇴적물과 제방 등이 생태계 변형

담수동물을 감소시키는 서식지 훼손으로는 하상의 모래 퇴적, 제방에 의한 하천폭 좁히기, 하도 직선화, 하상 서식지 단순화, 제방에 의한 횡적 생태통로 차단, 보에 의한 동물 이동로 종적 단절, 부영양화 등을 들 수 있다. 담수생태학을 전공한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나라 하천에서 가장 심각한 원인은 모래 퇴적이다. 농경지에서 침식된 토사는 하천 바닥에 쌓여 자갈 틈을 메우고 덮는다. 농촌의 많은 하천은 자갈을 볼 수 없는 모래 하천으로 바뀌어 동물 다양성이 매우 낮다. 자갈 표면에는 부착조류가 살고, 자갈 틈에는 수서곤충이 살며, 수서곤충은 어류의 먹이가 된다. 그러나 모래로 덮이면 수서곤충이 없어지고 물고기도 줄어든다. 모래에 사는 특수종을 제외하면 동물 다양성이 낮다. 자갈은 어류 산란장으로도 필요하다.

알이 모래와 진흙에 덮이면 산소부족으로 부화할 수 없으므로 물이 잘 통하는 돌에 붙여야 하는데 모래로 덮이면 산란장이 없어진다.

제방도 매우 해로운 서식지 변형이다. 급경사 제방은 물과 육지를 오가는 동물의 이동을 차단한다. 특히 양서류와 같이 유생기에는 물에서 살다가 성체는 육지에 사는 많은 동물에게 큰 장애가 된다.

홍수 시에는 하천 유속이 빨라 동물들은 수변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급경사 제방을 오르지 못하면 떠내려가게 된다. 제방으로 하천의 폭이 좁아지면 홍수 시 유속이 더욱 빨라지므로 동물이 떠내려 갈 위험이 커진다. 급경사 제방으로 갇힌 하천에서 개구리와 곤충이 귀해지는 이유이다.


남획도 생물 감소의 주요 원인

보와 댐에 의한 하천의 단절도 동물 감소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에는 1만7천개의 저수지와 3만4천개 이상의 보가 있다. 평균 하천 700m당 하나씩 보가 있어 어류의 이동을 막고 있다. 많은 어류가 산란장을 찾아 상류로 오르며, 겨울 갈수기가 되면 월동지를 찾아 하류로 이동해야 한다. 하천 본류와 지천 사이의 연결이 중요한데 지천에 설치된 보 때문에 이동이 불가능한 곳이 많고 보를 오르지 못한 어류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보를 하나씩 거칠 때마다 어류 종수가 줄어드는 이유이다.

서식지 파괴 다음으로 중요한 동물 감소의 원인은 남획인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종이 집중적으로 포획의 대상이 되므로 점차 감소하고 경제성이 없는 종은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나라 야생생물보호법은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의 포획은 제한하지만, 담수어류는 법적 보호에서 마저 제외되어 어업이 허용되고 있다.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어 인간마저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야생동물 감소를 막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모래 퇴적으로 하상이 편평하게 단순화된 훼손된 서식지. 

동물다양성이 낮아진다. (낙동강 내성천, 사진 김범철)


직벽 제방을 쌓아 하천 폭이 좁혀지고 서식지가 훼손되어 동물이 살기 어려운 하천 사례(사진 김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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