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 나폴리호를 타고 나가 110cm 방어를 올린 필자.
원래 출조 날짜는 1월 12일이었으나 후배 한 명이 동행을 요청해 1월 11일에 제주 모슬포항에 도착했다. 이번 출조의 목적은 엄성진 선장이 운영 중인 나폴리호를 타고 참돔을 노리는 것이었다. 후배와 합류해 아침 7시에 출항했다. 그런데 예보와 달리 너울이 너무 심했다.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분 이상 항해한 듯했다.
도착한 포인트의 수심은 약 100m. 리트리브를 반복했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최근 들어 참돔 입질이 예민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마음을 비우고 계속 낚시를 이어나갔다. 낚일 놈은 낚이고, 안 낚일 놈은 안 낚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리트리브를 무한반복했다.
이 채비 저 채비를 계속 바꿔가며 낚시하는데도 도무지 입질은 감감무소식. 주변에는 온통 방어 조업배들뿐이었다. 사무장님께 “여기도 방어가 나오냐?”고 묻자 가끔씩 나온다는 답이 들려왔다. 그러던 중, 다이와의 컬리빔으로 채비를 바꾸고 150m 정도 흘리는데 큰 입질이 들어왔다. 150m 거리에서 히트해 90m까지 끌고 왔으나 다시 150m를 차고 나가는 줄다리기의 연속! 처음에는 미터급 참돔이 걸린 줄 알고 긴장하며 릴을 감았다. 지금까지 나의 타이라바 참돔 기록은 8짜인데 잘 하면 개인 기록을 깰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터오기 시작했다.
혹시 상어가 걸린 건 아닐까?
90m쯤 끌려온 놈이 다시 150m까지 차고 나가자 느낌은 참돔 같은데 도무지 힘이 안 빠져 어종에 대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상어가 물고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터트리고 말까?’하는 생각에 드랙을 꽉 잠그고 핸들을 돌리는데도 채비가 터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대략 20분 이상의 줄다리기를 했을 때 어느덧 녀석은 20m 전방까지 다가왔고 10m 정도 남았을 때 주변 낚시인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수면에 떠오른 녀석은 방어였다. 부시리는 미터급도 아주 큰 씨알이 못되지만 방어는 1m가 넘으면 부시리 140cm 이상급으로 인정받는다. 비록 기대했던 대물 참돔은 아니었지만 1m10cm에 육박하는 특방어를 낚은 터라 기분이 좋았다. 손맛에 몸맛까지 더블로 본 하루였다. 방어 개인 기록 경신에 도움을 준 나폴리호 엄성진 선장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가 올린 방어를 계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