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전역에 말풀이 자라며 가물치가 많아 잔챙이 성화가 적은 창녕 송곡지.
필자 일행과 다른 낚시인이 모두 상류의 부들수초가 자란 얕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낮에 낚은 32cm 월척 붕어. 죽은 새우 미끼에 잘 낚였다.
벚꽃이 만발하고 봄의 정취가 깊어져가는 지난 4월 5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송곡리에 있는 송곡지를 찾았다. 송곡지는 손실못으로도 부르며 1945년에 준공한 만수면적 2800평 규모의 아담한 평지형 저수지다.
서식 어종은 잉어, 붕어, 가물치며 외래어종은 없다. 토종터라 그런지 이른 봄부터 조황이 좋은 것이 특징. 제방으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어 저수지 전역으로 접근성이 좋다. 그래서 작지만 낚시할 곳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매년 봄가을에 밭에 뿌릴 물 양수
송곡지를 찾은 이유는 전날 먼저 들어간, 대구에 사는 지인 김태석 씨가 아침에 월척과 준척을 여러 마리 낚았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태석 씨가 지난해 이맘때에도 송곡지에서 많은 재미를 봤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낚시춘추에 소개할 목적으로 출조했다.
저수지에 도착하여 둘러보니 최근 가뭄으로 인해 제방 쪽에서 경운기와 원동기를 이용해 마늘밭에 뿌릴 물을 양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김태석 씨의 말이 의하면 주민이 이틀 전부터 저수지 물을 퍼올렸고 오늘이 3일째라 아마 양수를 멈출 것이라고 했다. 창녕에는 마늘과 양파밭이 많아 매년 봄, 가을에 물을 주기 위해 저수지마다 배수를 한다.
송곡지는 제방과 상류의 수심 차가 크지 않으며 제방이 낮아 수심이 깊지 않다. 출조한 당일에는 전역에 말풀이 자라 있었고 상류 일부 구간에는 부들수초와 뗏장수초가 연안에 자라 있었다. 상류 수심은 70cm 전후로 비교적 얕았는데 양수기로 물을 퍼올려 수심이 한 뼘 정도 낮아진 흔적이 보였다. 부들수초 군락의 끝자락을 공략하면 좋을 거라 판단해 좌대를 펴고 수초작업 후 낚시를 시작했다.
가물치 덕분에 잔챙이 입질 거의 없어
좌대를 편 곳의 수심은 80~90cm. 미끼는 작년 3월에 잘 먹힌 옥수수와 글루텐 미끼를 준비했고 작년보다 조금 늦게 출조한터라 사전에 새우 미끼도 준비했다. 낚싯대는 2.6칸 대부터 3.8칸 대까지 짧은 대를 펴서 외바늘을 사용해 채비를 마쳤다.
저녁 준비를 하기 위해 오후 5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좌측 말풀 사이에 넣어둔 3.0칸 대의 찌가 끌려가는 것이 보였다. 챔질하니 32cm급 월척 붕어가 낚였다. 낮에 새우 미끼에 잔챙이 성화도 없이 월척 붕어가 낚여 밤낚시가 기대되었다.
저녁을 먹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새우 대가리를 눌러 죽여서 사용했는데 수온이 높지 않을 때는 죽은 새우에 입질이 빨리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 밤이 되어 경운기가 멈추고 조용하게 낚시를 했다. 초저녁에 필자와 김태석 씨 자리에서 입질이 여러 번 들어왔고 27~29cm 준척이 새우 미끼에 낚였다.
자정이 넘어서니 입질이 뜸해 휴식을 취하고 아침 6시부터 다시 낚시했다. 해가 뜨니 다시 입질이 들어 왔고 준월척이 오전 11시까지 낚였다. 밤보다 낮에 조황이 좋았으며 낮에도 잔챙이 붕어의 성화가 많지 않아 낚시하기 편했다. 오전 11시까지 거둔 조과는 월척 4수에 27cm가 넘는 준척 10여 수. 모두 죽은 새우에 올라왔다.
오전에 저수지 연안에서 허리급 월척 붕어가 뛰는 모습도 보였지만 경운기 소음으로 경계심이 강해진 붕어가 연안으로 잘 붙지 않는다고 한다. 낚은 붕어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직 산란 기미는 전혀 없었으며 4월 중순경이 되어야 산란기에 접어들 것이라 추측된다. 미끼는 새우와 옥수수를 준비하면 좋을 듯하다.
내비 입력 창녕군 이방면 송곡리 168-1(송곡지, 손실못)
김태석(좌) 씨와 필자가 송곡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 일행이 송곡지에서 죽은 새우 미끼로 낚은 조과.
필자 일행이 송곡지에서 사용한 새우 미끼.
죽은 새우에 입질이 자주 들어왔으며 낮에 잔챙이 붕어의 성화가 없었다.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연안의 부들수초가 50cm까지 자라 있고 뗏장수초도 생기가 돌고 있다.
송곡지 전역에 자라고 있는 말풀.
송곡지 주변에 있는 마늘 밭. 가을에는 양파를 심어 이모작을 한다.
무넘기에 자리를 잡은 김태석 씨가 오전에 붕어의 입질이 들어와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