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대호 대요리수로에서 스피너베이트로 인생 첫 런커를 낚은 김연욱 씨.
김연욱 씨가 낚은 50cm 배스 계측.
3월 말부터 4월 초는 어쩌면 1년 중 가장 쉽게 빅배스를 만날 수 있는 시기다. 경계심이 많은 빅배스들도 산란을 의식해서 연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스피너베이트에 빅배스들이 특히 잘 반응한다. 먹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채터 베이트나 저크베이트에도 역시 빅배스들이 잘 반응한다. 이번 5월호 현장 취재기는 프리스폰을 맞이한 대호에서 스피너베이트를 적극 활용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산란 배스 킬러는 스피너베이트
3월 29일 취재 당일 이른 아침, 이제 해가 막 뜬 시간에 대요리수로에서 김연욱 씨를 만났다. 바람막이 점퍼까지 3겹이나 껴입은 나였지만 아침 기온이 무척이나 쌀쌀했다. 몇 번의 사전답사에서 런커급 배스들을 내어준 대요리수로. 그렇기에 추위에 대한 걱정보다는 빨리 물가에 서서 피딩타임을 만끽하려는 마음에 설렜다.
수로에 들어서니 이미 수면에는 수많은 살치와 피라미의 움직임이 보였다. 아직 배스의 먹이활동은 보이지 않는 상황. 서둘러 스피너베이트를 운용했다. 공략 포인트는 연안에 자리 잡고 있는 삭은 부들과 갈대군락. 그러나 20분 넘게 운용해도 배스의 입질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이드에 얼음이 맺히기 시작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여러 번 답사한 곳이라 시간이 문제일 뿐 반드시 배스가 스피너베이트에 반응할 것이라 굳게 믿었다.
30분쯤 경과했을 무렵 드디어 수면에 배스의 먹이활동 모습이 포착됐다. 이제 스위치가 켜진 것이다. 그러나 좀처럼 스피너베이트에는 반응하지 않는 상황. 첫 입질은 낚시를 시작한지 50분쯤 경과한 6시50분 무렵에 들어왔다. 4짜급 배스였는데 스피너베이트를 흡입하는 힘이 약했다. 그러면서 훅셋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또다시 들어온 입질. 드디어 40cm급으로 마수걸이를 올렸고 시계를 보니 오전 7시5분이었다.
비바람과 돌풍 속에서 만난 런커
내가 마수걸이를 한 후, 수로 건너편에 있던 김연욱 씨를 불렀다. 내가 입질 받은 포인트가 더 나아보였기 때문이었다.
수로를 건너온 김연욱 씨에게 내 옆 자리를 내주었는데, 자리를 잡은 지 채 1분도 안되어 수면에서 첨벙첨벙하는 소리가 들렸다. “형님! 커요!” 빅배스란 말이었다. 서둘러 스피너베이트를 회수한 후 옆으로 내달렸다. 랜딩을 하지 못하는 상황. 내가 서둘러 랜딩을 해주었다. 빅배스! 눈대중으로 봐도 런커였다. 계측 결과 50cm! 김연욱 씨가 스피너베이트로 인생 첫 런커를 마수걸이하는 순간이었다.
이따금 수면에서 배스의 먹이활동 모습이 포착되었다. 우리가 스피너베이트를 쓰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빅배스가 걸릴 확률이 높다는 점. 둘째 지금이 배스의 아침 피딩타임이라는 점. 하지만 야속하게도 배스는 스피너베이트에 침묵했다.
마침 이곳을 찾은 다른 앵글러가 3명 더 있었다. 그 일행 역시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침 피딩은 끝났다. 이제 소프트베이트를 운용해야 한다. 나는 미리 준비해 온 번지리그를, 김연욱 씨는 프리리그를 사용해 갈대군락을 공략했다. 둘 다 게리야마모토 컷테일웜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역시 입질이 없었다.
오전 9시30분부터 바람이 불더니 이내 비가 내렸다. 기온이 올라서 가이드에 얼음은 맺히지 않았지만 비가 눈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낚시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추위에 한계를 느낄 무렵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캐스팅하고 차로 대피하려 했다. 그렇게 스피너베이트를 부들군락으로 통과시키는데 ‘텁’하는 배스의 입질이 들어왔다.
로드를 세우며 빠르게 릴링하니 저항하는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런커였다! 빠른 랜딩 후에 살펴보니 체고가 대단한 녀석이었다.
서산시 지곡면의 단골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대요리수로로 들어가 오후 낚시를 시작했다. 바람이 불었지만 눈과 비는 그쳤고 날씨는 개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배스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김연욱 씨는 채터베이트 로테이션으로 잡아냈고 나는 스피너베이트를 고수했다. 해가 질 때까지 이 기세는 이어졌다. 진짜 프리스폰 시즌이라는 것을 실감할 정도였다.
일주일 뒤 비바람 속에서도 배스 입질
일주일 전에 많은 배스를 잡은 곳을 다시 찾으면 어떻게 될까? 시기마다 결과가 다르겠지만 몹시 궁금했다. 마침 배스낚시를 배우고 싶다는 김태완 씨와 취재를 마친 후 일주일 뒤 대요리수로를 다시 찾았다. 날씨는 최악이었다. 종일 비바람이 불었다. 태완 씨는 인생 첫 낚시였기에 내가 처음부터 가르쳐야 했다. 다행히 그는 내가 가르치는 대로 하나 둘 테크닉을 체득해 나갔다.
배스는 역시 쉽게 반응하지 않았다. 확실히 지난주의 피싱프레셔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번지리그, 텍사스리그, 스피너베이트로 배스를 낚았다. 그리고 저녁 피딩에서 태완 씨도 텍사스리그로 배스를 만났다. 이런 날씨에 처음 낚시를 배운 날 마수걸이를 기록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그리고 배스는 그의 아내의 멋진 솜씨로 ‘피시앤칩스’로 요리되어 시원한 맥주의 안주가 되었다. 정성스러운 요리 사진에서 행복이 엿보였다. 낚시는 이렇듯 낚시 자체의 즐거움도 있고 조과를 통해 행복으로 이어진다.
5월호 현장 취재기 줄인다.
내비 주소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1157
1 필자가 스피너베이트로 낚은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2 취재 당일 사용한 스피네베이트.
3 김연욱 씨가 부들수초 주변을 공략해 배스를 낚아 올리고 있다.
대요리수로에서 런커급 배스를 추가로 낚은 필자.
필자가 사용한 바낙스 에스파다 로드로 낚은 런커 배스.
김연욱 씨가 이른 오전에 낚은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첫 취재를 마친 후 일주일 뒤에 다시 대요리수로를 찾아 빅배스를 낚은 필자.
비바람이 몰아 쳐도 배스가 입질했다.
대요리수로로 함께 출조한 김태완 씨가 첫 배스낚시에 씨알 굵은 배스를 낚았다.
김태완 씨 아내가 배스로 만든 피시앤칩스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