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

사이드메뉴
이전으로
찾기
[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29회) 기어 시스템의 변화 – 프랑스 MITCHELL의 경우
2025년 05월
공유
[연재 조홍식의 History of Tackle]

현대적인 주요 낚시 태클의 기원(29회)


기어 시스템의 변화 –

프랑스 MITCHELL의 경우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유튜브 조박사의 피싱랩 진행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대 스피닝릴의 내부에 들어있는 기어 시스템은 대부분 하이포이드페이스기어(Hypoid face gear)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어는 1966년 일본의 오모리제작소(大森製作所)에서 개발한 스피닝릴 전용 기어방식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하고 효율이 뛰어난 스피닝릴 전용 기어로 주목을 받아 현재는 모든 스피닝릴 제조메이커가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흔한 스피닝릴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은 브랜드의 생명이 다한 2000년대 초반까지 주류를 따르지 않는 자부심과 고집으로 스피닝릴을 만들어 판매했었다.



전통적인 프랑스 MITCHELL의 스피닝릴 모델. 좌로부터, 대형 302, 중대형 306, 기본형인 중형 300, 소형 우핸들 모델 309, 소형 아웃스풀 모델 908



스피닝릴이 영국의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 씨에 의해 최초로 발명되었을 때, 핸들로 감는 방향과 스풀에 감기는 낚싯줄의 방향을 90도로 전환하기 위해서 베벨기어(Bevel gear)를 사용하였다. 이 기어 시스템이 가장 간단하게 회전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뒤이어 생산된 다른 메이커의 스피닝릴도 대부분 베벨기어 시스템을 스피닝릴의 구동 기어로 채택하였다.

그런데 1930년대에 새로이 등장한 영국 하디(Hardy)의 스피닝릴은 베벨기어가 아닌 웜기어(Worm gear)를 사용함으로써 스피닝릴의 고급화를 달성했다. 스피닝릴이 귀족의 기호품이 아닌 대중적인 낚시도구가 된 이후에도 이 두 가지, 베벨기어를 사용하는 스피닝릴과 웜기어를 사용하는 스피닝릴이 1980년대 말까지는 양립했다.

1970년대에 일본 제품이 세계 스피닝릴 시장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생산성이 좋은 하이포이드페이스기어(Hypoid face gear)가 스피닝릴 기어의 주류가 되기 시작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시장에서 대단한 위치를 점하면서 스피닝릴 대중화에 앞장섰던 프랑스의 미첼(MITCHELL)은 이런 주류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잃지 않았다.


개성을 잃지 않은 프랑스 MITCHELL

‘미첼 300’은 세계최초의 양산형 스피닝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피닝릴 대중화의 주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47년에 탄생해서 2000년 단종될 때까지 단일 디자인으로 50년 넘게 만

들어진 세계 유일한 모델로 1960년대부터는 연간 300만대라는 생산량을 자랑했다. 그때부터 미첼은 세계적으로 스피닝릴의 대명사가 되었고 미국이란 세계 최대의 낚시 시장에서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중형 스피닝릴이었다. 요즘도 미국에서는 3000번, 4000번 사이즈의 중형 스피닝릴이 가장 인기가 높은 크기이다. 그래서 미첼 300은 20세기에 가장 흔한 스피닝릴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첼이 자랑하는 이 스피닝릴은 내부 기어가 신기했다. 마치 시계 부속과 같은 작은 기어 8개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하고 있었다. 미첼 300이 이런 기어를 사용한 이유는, 1940년대라는 개발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기어비가 높은 베벨기어를 제조할 수 없었고 생산비용면으로도 품질면으로도 양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동시대 다른 유럽제 스피닝릴과는 결이 달라 비교할 대상조차 없는데, 프랑스만이 디자인할 수 있는 독특함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구조의 스피닝릴을 50년이 넘도록 만들고 최근까지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도 놀라울 뿐이다.



1970년대 미국 내 MITCHELL A/S 광고 포스터에 등장한 300 일러스트


8개의 기어가 물려 돌아가는 MITCHELL 300의 내부



내부 기어가 독특한 미첼 300 스피닝릴

미첼 300시리즈는 중형의 300과 400을 중심으로, 소형인 308과 408, 대형인 302, 406 등등의 모델이 있었다. 모두 크기만 다를 뿐 둥그스름한 계란형 디자인은 다 똑같아 보였다. 그런데 중심 모델인 300과 400을 제외하고 다른 모델에서는 이런 독특한 기어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른 모델은 모두 교과서적인 베벨기어를 사용하여 스피닝릴을 만들었다.

미첼의 스피닝릴은 198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국내에서 생산하다가 1980년대 말에 생산거점을 타이완으로 옮겨 제조했다. 그 이전부터 겉모습은 같아도 내부 부품은 조금씩 달라졌는데 스피닝릴의 심장인 기어에 변화가 많았다. 아쉽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면에서는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프랑스 자국 생산 시기 모델에 사용된 베벨기어는 생산단가가 높고 정밀도가 필요했다고 알려졌다. 릴링을 해보면 기어 소음이 심해 요즘 스피닝릴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사용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생산된 파란색의 408 모델에 사용된 스파이럴 베벨기어(Spiral bevel gear)는 강철제 피니언 기어와 알루미늄제 드라이브 기어의 조합으로 현대의 스피닝릴 기준에도 허용 가능하다고 말할 만했다. 소음도 없고 매끄러운 릴링 감촉을 보였다.

다만 특정 모델에 한시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1970년대에 생산된 408모델은 빈티지 릴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는 모델이다. 이때의 미첼이 미첼 역사상 가장 성능 좋

은 스피닝릴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최고의 성능을 보였던 1970년대에 생산된 MITCHELL 408



1970년대에 최고 성능을 보인 미첼

적당한 가격에 성능도 좋아 미국 시장에서 사랑받던 미첼의 스피닝릴은 생산 거점을 타이완으로 이전한 1980년대 이후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1980년대~1990년대에 만들어

진 소형 모델인 308과 408 모델의 경우, 일반적인 베벨기어가 들어있는 모델이 있는가 하면 싸구려라고 말할 수 있는 페이스기어(Face gear)가 들어있는 모델도 있었다.

페이스기어는 제조 단가가 저렴한 기어로 사용할수록 기어마모가 심하고 릴링 감촉이 나빠지며 진동과 소음이 생기는 단점이 있었다. 소비자는 외형이 똑같으니 조잡한 기어가 들어있는 모델인 줄 모르고 본의 아니게 구매해 사용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더욱이 기어를 만드는 금속 소재를 황동, 알루미늄, 철 등으로 자주 교체하면서 하자가 발생, 1970년대에 쌓은 좋은 이미지에 먹칠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일본의 미첼 릴 수입사는 특별

주문으로 308pro 모델을 생산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부품은 타이완에서 생산해도 조립은 프랑스에서 하는 조처를 했지만, 베일 스프링의 품질, 라인 롤러, 오실레이션 정밀성 등 다른 이슈가 발생해 품질개선의 여지는 없었다.

이렇게 1970년대 이후 기어가 열악해진 이유는 날로 심해지는 일본제 스피닝릴과의 경쟁에서 생산비용 절감이 주요 목적이었다. 1980년대는 이미 일본제 하이포이드페이스기어 전성시

대로 베벨기어와 같이 제조비용도 비싸면서 사용감이 좋지 않은 기어는 사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 이후, 미첼 역시 세간의 주류를 따라가는 신모델도 여럿 만들었지만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피닝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프랑스의 미첼은 낚시산업 역사에서 보존되어야 마땅하겠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익이 없다면 냉정하게 폐기 처분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2017년, 미첼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퓨어피싱(Pure fishing)은 프랑스의 미첼 대표 사무실을 폐쇄하여 실질적으로 미첼의 생명은 끝이 났다.



1970년대 MITCHELL 408에 사용된 스파이럴 베벨기어


1980년대 초반까지 300을 제외한 다른 모델에 주로 사용된 베벨기어


1980년대 말, 성능이 좋지 않은 페이스기어가 사용된 MITCHELL 308


같은 모델이지만 기어시스템이 달랐다. 성능이 떨어지는 페이스기어(좌)와 정통 베벨기어(우)


1971년 생산누적 2천만 대를 기념해 한정 생산한 순은제 MITCHELL 300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애독자 Quiz

매월 30가지 특별한 상품이 팡팡~~

낚시춘추 애독자Quiz에 지금 참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