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서산 인평지로 출조한 정재한 씨가 스피너베이트로 배스를 히트해 랜딩하고 있다.
필자가 야마타누키 텍사스리그로 낚은 45cm 배스.
버드나무 꽃씨가 흩날리는 5월. 충남의 간척호와 저수지에 서식하는 배스들은 이미 산란을 마쳤다. 배스 산란 후기인 5월 초에는 조과를 거두기가 어렵기 마련인데, 산란 후 휴식을 취하는 암컷 배스와 부화된 치어를 보호해야 하는 수컷 배스 모두 먹이 활동과는 거리를 두는 상태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법은 언제나 존재한다. 배스에게 루어를 천천히, 오래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은 이 시기에 유용한 테크닉 중 하나다. 필자가 개발해서 사용 중인 이즈리그(Insert Sinker Rig)는 이러한 프레젠테이션을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비다. 여느 때처럼 산란 후기의 배스를 노리고 정재한 씨와 함께 지난 5월 3일 서산 인평지로 향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먹이를 쫓는 배스들
서산 인평지는 태안반도 초입에 있는 해안가 저수지로 봄~여름 배스와 겨울 붕어낚시가 유명하다. 예전에도 몇 번 낚시춘추에 소개했고 올해도 기대를 걸고 찾아갔다. 그러나 전날 밤부터 내린 비는 아침까지 이어졌다. 강수량은 적었으나 비를 맞으면서 낚시하면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므로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오전 9시 무렵 빗방울이 드디어 잦아 들었다. 정재한 씨와 나는 각자 태클을 한 개씩 챙겨 물가에 섰다.
비가 완전히 그치지 않은 상태였는데 바람까지 불었다. 일주일 전 나는 인평지 사전 답사를 진행했는데, 하류 제방 석축에서 이즈리그로 런커 1마리를 비롯해 몇 마리의 배스를 낚을 수 있었다. 그래서 취재 당일 하류 제방 석축을 포인트로 택했고 첫 채비로 이즈리그를 사용했다.
정재한 씨는 스피너베이트를 첫 채비로 사용했다. 비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배스가 진동이 강한 스피너베이트에 바로 반응했다. 석축 라인을 이즈리그로 탐색하던 나 역시 곧이어 입질을 받았다. 훅셋과 동시에 힘을 쓰는 녀석. 랜딩 결과 4짜 후반 배스였고 뒤이어 정재한 씨도 40cm급 배스를 랜딩했다.
흐린 물색, 스피너베이트에 연속 입질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비가 멈췄다. 그러나 수량이 불어 상류에서 흙탕물이 유입되었다. 점점 물색이 탁해졌는데 그럼에도 천천히 폴링하는 이즈리그에 배스가 꾸준히 반응했다.
산란 후기의 예민함 때문인지 파이팅 과정에서 훅셋이 빠지기도 했다. 나오는 사이즈는 3짜에서 4짜 중반. 4짜 중반 배스는 내가 놓쳤는데, 입술 끝에 훅셋이 되었고 배스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떨어졌다.
정재한 씨는 채비를 계속 교체했다. 스피너베이트에 계속 배스가 반응했기 때문이다. 흙탕물 유입으로 물색이 탁해지는 상황에 바람까지 불고 있으니 강한 파장을 내는 스피너베이트가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짧은 시간에 4마리 배스가 스피너베이트에 낚였다.
오후 2시 무렵에 도시락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상류 가사교 주변에서 낚시를 이어가기로 했다. 포인트로 가보니 인평지 수위가 높아서 가사교 옹벽이 물에 잠겨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배스가 옹벽 주변을 회유한다. 또한 줄풀 군락도 물에 잠겨 있어서 배스가 붙을만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다만 전날 밤부터 내린 비 때문에 상류는 온통 흙탕물인 것이 문제였다.
나는 게리 야마모토 2.5인치 야마타누키에 1.3g 비드 싱커를 사용한 텍사스리그를 사용했다. 비중이 높은 소프트베이트라 싱커 없이 사용해도 좋지만 1.3g 비드 싱커를 체결하면 바닥을 콩콩 찍으면서 진동으로 어필할 수 있다. 흙탕물에서는 이렇게 어필하는 게 좋다. 그리고 머지않아 ‘텅’하는 아주 강한 입질이 손에 전달됐다. 랜딩한 배스는 45cm. 뒤이어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텍사스리그 운용 중에 입질을 받았고 완전 흙탕물이어도 배스는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가 그쳤지만 가사교 상류에서 흙탕물이 유입되고 있다.
필자가 취재 당일 오전에 사용한 이즈리그.
준비해 온 도시락과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필자가 이즈리그로 낚은 49cm 배스.
필자가 상류에서 유입되는 흙탕물을 바라보고 있다.
아쉽게 터져버린 런커 배스
몇 마리 잡아내니 더 이상 입질이 없어 하류 석축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우리가 상류에 있는 동안 하류까지 흙탕물로 바뀌어 있었다. 정재한 씨는 다시 스피너베이트를 운용했고 나는 호버리그로 미드스트롤링 기법으로 운용했다. 짧은 트위칭을 반복해 연안에 들어와 있을 배스를 자극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약 30분의 탐사는 수포로 돌아갔다.
다시 가사교 상류로 이동. 그나마 가사교 옹벽과 교각 주변 스트럭처가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배스는 다시 그리고 계속 텍사스리그에 반응했다. 아쉽게 시멘트 구조물에 쓸려서 라인이 터졌다. 런커급 배스를 놓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가사교에서 짧은 시간 동안 총 7수의 배스를 랜딩했다. 무거운 싱커를 사용한 정재한 씨는 아쉽게 가사교에서 배스를 만나지 못했다. 가벼운 싱커를 써야 유리하다는 방증인 것이다. 오후 7시 반이 넘어가자 입질이 끊겼다. 이렇게 정재한 씨와의 첫 취재를 마무리했다.
내비 입력 서산시 부석면 가사리 1008-8(인평지 하류 제방),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1209(상류 가사교)
인평지 취재를 함께한 필자(좌)와 정재한 씨.
정재한 씨가 스피너베이트로 입질받은 배스를 올리고 있다.
필자가 인평지 가사교 상류에서 야마타누키 텍스사리그로 낚은 45cm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웨이트리스리그로 런커를 낚은 정재한 씨.
호버리그로 낚은 배스와 필자가 사용한 장비.
정재한 씨가 스피너베이트로 낚은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오후에 사용한 텍사스리그.
취재 당일 필자가 사용한 장비
이즈리그(ISRIG: Insert Sinker Rig)
*소프트베이트 : 게리 야마모토 - 4" Shad Shape Worm
*네일싱커 : KGOOD - 미사일 싱커 1/14oz
*코일훅 : KGOOD - 트위스트 락 2/O
*라인 : 아미고 - 테스트 카본 라인 12LB
*릴 : 바낙스 - 아폴로 SV 111GL
*로드 : 바낙스 - 컴퍼스 더 블랙 C692MH
라이트 텍사스리그
*소프트베이트 : 게리 야마모토 - 2.5" 야마타누키(Yamatanuki)
*비드싱커 : KGOOD - 브레스 비드 싱커 1.3g
*와이드갭훅 : KGOOD - 웜 훅 203 2/O
*라인 : 아미고 - 테스트 카본 라인 16LB
*릴 : 바낙스 - 아폴로 SV 111GL
*로드 : 바낙스 - ESPADA C701H GAE BO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