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석축에 나란히 앉아 붕어를 노리는 일행들.
제방 밑에 바로 주차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농사 차량 통행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출한 김성진 씨의 조과. 대부분 월척이다.
불과 몇 달 전 봄에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호황 소식에 행복한 고민을 했는데 본격 배수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붕어 보기가 힘들어졌다. 과연 지금부터는 어디로 가야 붕어를 만날 수 있을까?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출조지 고민에 빠질 시기다.
전남 장흥에는 열정을 갖고 모기와 날벌레만 견디면 무더운 여름에도 마릿수 월척으로 손맛이 가능한 저수지가 있다.
지금 소개하는 포항지로 원래 이름은 서산저수지이다.(낚시인들이 주로 포항지로 부르고 있어 혼란을 막기 위해 기사에서도 포항지로 부르기로 한다)
포항지는 약 11만평으로 규모가 크고 낚시 자리가 많다. 붕어까지 잘 나와 낚시인들에게 4계절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번에는 지인 6명과 단체 출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가급적 월척 붕어를 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장흥 포항지로 출조지가 결정됐다.
포항지는 평지지이며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지만 성화가 적다. 전역에 수초가 잘 발달해 있어 붕어자원도 무궁무진한 곳이다. 월척은 기본이고 4짜붕어도 가끔 낚인다. 도로변 편한 자리에는 낚시인이 많지만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 둑 아래 주차 후 둑을 넘어가면 낚시 자리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포항지 붕어의 입질 특징은 찌올림이 예쁘다는 것. 거의 모든 붕어들이 찌를 몸통까지 올리고 때로는 찌를 넘어뜨리기도 한다.
연과 마름 사이 공간 노리는 게 최고
일행 중 선발대 4명이 하루 먼저 포항지로 들어갔고 비교적 낚시인이 적은 동남쪽 제방에 자리를 잡았다. 선발대는 전날 퇴근 후 저녁쯤 도착해 대를 펴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온 강풍과 흐린 날씨 탓에 별다른 조과 없이 밤을 보냈다고. 그러더니 둘째 날 해가 뜨는 순간부터 여기저기서 조금씩 입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원래 필자는 점심을 먹고 차분히 출발하렸으나 “입질이 시작 됐으니 빨리 오라”는 전화가 걸려와 서둘러 출조에 나섰다. 정오를 막 넘겨 도착해보니 선발대 모두가 살림망을 걸어놓고 있었다. 선발대의 말에 의하면 짧은 대에서는 거의 입질이 없고 3.6칸 이상 긴 대에서 입질이 잦다고.
특히 마름에 바짝 붙인 채비에 가장 입질이 활발하며 두 번째는 연 가까이 붙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력 미끼는 글루텐이었다.
자리마다 수초 분포의 차이는 있었지만 5~6칸 대를 쓰니 멀리에는 연이 닿을 듯 말 듯 했고 연 바로 앞에는 마름이 있었다. 마름, 연으로 이루어진 수초 분포는 전반적으로 비슷했다. 종합해보면 우선 연과 마름 사이에 찌 세울 공간이 있다면 그곳 입질이 가장 좋았다. 그 다음은 연이 닿지 않는다면 가까운 곳보다는 먼 곳의 밀생한 마름 가까이 찌를 세우는 게 입질 받는 데 유리했다. 이렇게 정보를 수집과 정리를 마무리하고 바로 대편성에 들어갔다.
9치도 드물고 대부분 월척 이상급 낚여
필자의 자리는 연과 마름 사이는 구멍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마름 가까이에 찌를 세웠다. 수심은 깊은 곳은 1.6m였다.
포항지에서 잘 먹히는 주력 미끼는 글루텐이며 글루텐을 쓰면 집어낚시의 효과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럴 경우 필자가 자주 하는 대편성 방식이 있다. 일단 다대편성을 하고 입질을 기다린다. 낚시를 하다 보면 입질이 조금이라도 더 잘 들어오는 대를 파악할 수있다. 그러면 입질이 잘 들어오는 몇 대에만 더 집중적으로 글루텐을 자주 넣어준다. 다대편성한 낚싯대 모두에 집어를 하기는 힘드니 유력한 낚싯대에 더욱 집중 투자하는 방법이다.
대편성 1시간 만에 마름 밀생 구멍을 노린 운명 5.2칸 대의 찌가 몸통까지 솟으며 33cm 월척이 낚였다. 동출한 지인들에게도 활발한 입질이 들어왔으며 입질은 저녁식사를 할 때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주종은 9치부터 34cm. 9치는 드물고 대부분 월척이었다
식사 후 점점 어두워지자 갑자기 바람이 맞바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수초 사이에 찌를 세워야 하는데 맞바람이라 낚시가 쉽지 않았다. 바람이 터지고 입질도 확 줄어들었다. 밤새 맞바람은 멈추지 않았고 새벽녘이 돼서야 약해졌다.
농사 차량 통행에 방해 안되도록 주의해야
동이 트고 날이 밝은 뒤 보니 밤새 녹조가 조금씩 밀려와 물빛이 녹색이었다. 이른 아침에는 날이 흐려서인지 입질은 많지 않았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비추기 시작하니 다시 어제처럼 입질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2박 낚시한 선발대의 피곤함과 충분히 월척 손맛을 봤다는 점에서 일찍 철수하자는 분위기였다. 전날 해질녘 쯤 가장 늦게 들어온 심화식 씨만 5마리의 월척을 낚았고 나머지는 모두 10마리 이상의 월척을 올렸다. 요즘 같은 조황 부진기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조과였다.
지금까지 포항지를 다니면서 느낀 호황의 전조는 다음과 같다.
1. 바람 불 때는 조황이 떨어진다. 2. 밤낚시에 조과가 없으면 낮낚시에 입질이 잦다. 3. 어떤 날은 9치와 월척, 어떤 날은 허리급부터 4짜 등 그날그날 낚이는 붕어의 씨알에 차이가 크다. 주의사항이라면 모기와 날벌레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 농사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차에 신경 써야한다는 점이다.
내비 입력 :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2148-1
허리급 붕어의 입질을 받은 필자의 천류 운명 낚싯대가활처럼 휘었다.
포항지는 월척 이상의 큰 붕어가 잘 낚인다.
이기안 씨의 솜씨 자랑.
포항지 둑 아래 시멘트 포장길.
낚시춘추에서 발행한 ‘드론으로 본 남도 대물터’에 상세한 소개가 나와 있다.
대략적인 포항지 주요 포인트 구간.
취재일 올린 월척 조과를 보여주는 일행들. 사진 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이기안 씨.
필자가 낚은 32.cm 월척. 포항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씨알이다.
방류에 앞서 조과를 보여주는 조석근 씨.
포항지에서 잘 먹히는 글루텐 떡밥. 경원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오래오를 사용했다.
포항지 월척을 제압할 때 사용한 천류사의 운명 낚싯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