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홍성군 금마면 봉서리에 있는 봉서지에서 47cm 혹부리붕어를 낚은 필자.
오름수위가 진행된 봉서지 상류에 자리를 잡은 필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장마전선 북상 소식과 함께 중부지방에 비 소식이 들려왔다. 비 내리기 며칠 전, 전북의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마치고 철수하며 앞으로 다가올 오름수위 찬스를 대비, 지난 6월 19일 홍성군 금마면 봉서리에 있는 봉서지를 답사했다. 배수와 가뭄으로 충분히 물이 빠졌다 예상했기에 바닥 지형과 육초 상황을 둘러보기 위해서 였다.
봉서지는 만수면적 2만3천평 규모로 상류에 갈대와 부들수초가 포인트를 이루고 수면에는 마름수초, 물속 곳곳에는 말풀이 자라 있어 붕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만수 때는 대체로 수심이 깊은 편이며 매년 초봄에는 상류 수초 지역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꾼이 몰리는 대물터다. 붕어뿐 아니라 잉어, 떡붕어, 살치가 서식하고 있으며 외래어종인 배스도 서식하고 있다.
개구리밥 밀려와 첫 출조는 실패
6월 21일 오후, 며칠간 내린 비로 저수지 수위가 차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출조했다. 봉서지 상류에 도착하니 이미 발 빠른 낚시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장화를 신고 상류를 둘러보다 마름수초가 듬성듬성 있는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밤낚시를 기대하며 대편성을 했다.
밤사이 수위는 꾸준히 상승했지만 아쉽게도 개구리밥이 바람에 밀려와 포인트를 덮어 버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풍성한 조과를 예측했던 기대와 달리 준척급 낱마리 조과만 거두고 아쉽게 철수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6월 29일에 만수위는 아니었지만 수위가 안정권에 다다른 것 같아 다시 출조했다. 이번에는 내가 봉서지에 오면 즐겨 찾는 도로변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했다. 포인트 앞에는 마름수초 몇 줄기가 전부였지만 개구리밥도 안 밀려오고 물색도 약간 탁한 것이 좋아 보였다. 채비를 던져 수심 체크를 해보니 마름수초 주변만 유달리 수심이 얕아 아마도 그 주변 지형이 솟아 있는 듯했다.
유달리 수심 얕은 마름수초 주변 공략
3.4칸 대부터 5.3칸 대까지 대편성을 하면서 밤낚시를 준비했다. 찌불을 밝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4.4칸 대와 3.8칸 대의 찌를 올리는 입질이 있었지만 두 번 다 헛챔질이 되었다.
아쉬웠지만 잦은 입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높아졌다.
9시 반쯤 되었을까? 정면 4칸 대의 찌가 앞선 입질과 다르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가볍게 챔질했는데 낚싯대로 전해져 오는 무게감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바늘털이를 하거나 차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낚싯대 텐션에 의해 연안으로 끌려 나오는 것이 큰 자라를 연상케 했다. 마침내 수면에 떠올라 뜰채에 담긴 것은 어마어마한 체구의 붕어였다. 두 손으로 움켜쥐기에도 부족할 정도! 서둘러 계측자에 올려 보니 꼬리가 47cm를 조금 넘겼다.
채비를 다시 정비한 후 입질에 집중하면서 지난 두 달 동안 무더위 속에 이곳저곳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던 생각이 났고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지난 수고가 봄눈 녹듯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할 무렵 우측 3.4칸 대의 찌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턱걸이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해가 떠오를 무렵 좌측 4칸 대에서도 입질이 와 8치 붕어를 추가하고 9시까지 낚시를 해보았지만 한 번의 헛챔질 후 햇살이 뜨거워 철수를 준비했다.
철수 후 이틀 뒤 같은 자리에서 이광춘 씨가 49.7cm!
이날 총 5수의 붕어를 낚았지만 살림망 속에는 월척급 붕어만 담아 두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붕어를 꺼내 보니 살림망이 비좁았는지 꼬리가 닳아 있었고 비늘도 상당히 거칠어져 있어 서둘러 다시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이틀 후 수원에 사는 이광춘 씨가 내가 낚시한 자리로 출조해 5짜에 조금 못 미치는 49.7cm 인생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보통 2m 안팎 수심에서 입질이 있었으며 간혹 새벽에 얕은 수심에서도 입질이 있었으나 씨알이 잔 편이라고. 입질은 해질녘부터 시작했으며 준척급 붕어와 살치 입질이 있었고 찌 불을 밝히고 9시경부터 집중해서 자정까지 그리고 아침 5시부터 9시까지가 주요 입질 시간이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미끼는 옥수수만 사용했다. 오래전 글루텐 미끼를 사용해 떡붕어를 낚은 경험이 있어서 떡밥 미끼는 사용하지 않았다. 현재 무더위로 인해 표층 수온이 오르면서 찌와 원줄에 기포가 발생해 찌 오름 현상이 잦다. 지금은 배수를 멈춘 상태지만 조만간 다시 배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다시 큰 비가 내리고 수온이 안정되면 좋은 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비 입력 홍성군 금마면 봉서리 45-1
필자가 봉서지에서 철수한 후 이틀 뒤인 7월 3일, 수원 낚시인 이광춘 씨가 같은 자리로 출조해 49.7cm 혹부리붕어를 낚았다.
필자가 낚은 47cm 붕어 비늘.
계측자에 올리니 꼬리가 47cm를 조금 넘었다.
오름수위를 기다리며 일찍 봉서지 상류에 자리잡은 낚시인들.
수위가 내려간 봉서지 상류.
수위가 내려간 봉서지 제방권 지형.
연안이 드러난 봉서지 상류. 수몰나무 그루터기도 어이져 있다.
47cm 붕어를 방생하기 전 기념촬영한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