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현장]
충주 달천
대물 소식에 인생붕어 찾아 떠났건만…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석축 연안을 따라 나란히 자리를 잡은 일행들. 전방에 마름이 밀생해 있었다.
강정대 씨가 올린 4짜 붕어.
포인트 인근 나무에 열린 버찌.
성덕현 씨가 4짜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38cm를 올린 심우현 씨.
지난 6월 13일 충주에 살고 있는 최기혁 씨로부터 4짜 붕어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으니 어서 내려오면 좋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주말에 조카 결혼식이 있어 당장 내려 갈 수가 없어 며칠이 지난 6월 17일이 되어서야 찾아가게 되었다.
미리 알려준 주소지를 찾아가니 탄금호 상류권으로, 약 20m의 높은 제방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는 곳이라 접근이 쉽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인생붕어를 낚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좌대와 텐트 그리고 낚시 장비 등을 메고 들고 몇 차례 급경사를 오르내리며 좌대와 텐트를 설치했다. 어느새 얼굴은 물론 옷 전체가 땀으로 젖고 말았다. 낚시를 시작도 하기 전에 온몸의 기운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오름수위보다 내림수위에 입질 잦은 곳
이번에 찾아간 곳은 달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 역시 충주호 방류에 따라 수위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늘 일정하지는 않지만 하루 두 차례 충주댐의 방류 영향권에 있는 곳이다.
이날도 새벽에 도착해서 보니 수심이 70cm 정도로 계속 낮아지고 있었다. 오전 7시에 충주댐의 발전으로 인한 방류가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이 시작되고 있었다. 충주댐에서 방류된 물은 2시간 이내에 탄금호에 도착하고 이때부터 오름수위가 시작된다.
낮 12시가 되면 만수위가 되며, 이후 조금씩 수위가 낮아지고 오후 7시가 되면 최저 수위에 다다르게 된다. 이후 다시 충주댐의 방류가 시작되고 자정쯤이면 만수가 되며, 이후 다시 수위가 서서히 낮아지며 새벽에 최저 수위가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탄금호 붕어들은 수위 변화에 내성이 생겼는지 먹이 활동의 제약이 없는 듯하다. 특이한 점은 오름수위 보다는 내림수위에 입질이 더 자주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자리했던 곳은 탄금호 상류권인 충주하수처리장 부근. 지도상에는 달천으로 표시되어 있다. 달천은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하여 괴산군과 충주시를 가로 지르는 국가하천으로 충주시 중앙탑면의 탄금대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길이는 123km이며 한강수계에 속한 지류 중 가장 남쪽에 위치 해 있다. 달천의 중류 구간에는 괴산호가 위치 해 있다.
또 한 줄기는 남한강으로,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에서 발원하여 충주호를 거쳐 탄금호에서 달천을 만난 후 양평군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남한강과 달천이 만나는 곳에 탄금호가 있으며 거의 전역이 포인트일 정도로 낚시 여건이 매우 좋은 곳이다.
한편, 충주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낚시인들에게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 덕에 낚시인이 많이 모이는 우륵대교 부근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고 매일 관리자가 청소를 할 정도로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대형 종량제 봉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해 주기도 하며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치워가기도 한다. 그덕에 이곳 탄금호에서는 200명 이상이 모이는 낚시대회가 매년 몇 차례씩 열리고 있다.
수위 변화 클수록 붕어 활성도도 좋아져
낚시 준비를 마치고 한참을 쉬며 땀을 식힌 뒤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포인트 앞으로 마름이 자라 올라오며 드문드문 군락을 이루고 있었지만 사이사이 빈공간이 있어 찌를 세우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짧은 대 보다는 긴 대가 유리하다는 최기혁 씨의 말에 따라 가장 긴 4.8칸부터 3,2칸까지 긴 대 위주로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좁은 수초 사이에 찌를 세워야 했기에 몇 번씩 던져도 이탈되지 않는 옥수수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편성을 끝내고 나니 수심은 50cm로 저점에 이르렀다. 낚시 여건이 극히 나빠져 잠시 휴식을 가졌으며 잠시 후 충주댐에서 방류를 시작한다는 스피커 방송이 나왔다. 마침 필자에게 달천 대박 소식을 전해준 최기혁 씨도 합류했다.
그런데 최기혁 씨가 불안한 전망을 꺼내들었다. 주말이 지나며 방류량이 줄어들어 붕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붕어가 잘 나올 때는 장마를 대비하여 충주호의 수위가 하루 50cm씩 줄어들 때였다는 것. 수위 변화가 1m 이상씩 크게 나자 붕어의 움직임이 많아진 것이 입질이 잦았던 이유였다. 그때가 지난 6월 11일 전후였으며 이때 4짜가 20여 수 넘게 나왔다고 한다.
당시 최기혁 씨는 47cm, 강정대 씨와 성현덕 씨는 허리급과 4짜를 마릿수로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일이었던 6월 17일에는 수위 변화가 50cm 정도로 크지 않았고 특히 6월 15일에는 충주댐의 방류가 전혀 없어 낚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전 8시가 지나면서 다시 오름 수위로 변했다. 이때 입질을 받아 붕어를 걸었지만 마름을 감아버리며 터지고 말았다. 이후 이렇다 할 입질 한 번 없이 정오가 되었고 이때 최고 수위가 되었지만 대물이 나오던 시기의 만수위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듯 했다.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르는 무더위에 텐트에 있지 못하고 나무 그늘이 있는 둑으로 올라와 휴식을 취했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자리로 내려가니 잠시 후 다시 수위가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낮 시간에 수온이 오르자 바닥에 있던 부유물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고 이 부유물들이 바람에 따라 이동하며 찌를 밀고 다녔다.
어둠이 내린 후 두 번째 입질을 받았지만 8치 정도의 잔챙이 붕어였다. 그마저도 뜰채 없이 들어 올리다 떨구고 말았다. 밤 10시까지 버티며 낚시를 이어 갔지만 왔다 갔다 하는 부유물과 입질이 없는 오름수위라 일찍 휴식을 취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보니 부유물도 어느 정도 가라앉은 듯했고 바람도 시원하여 다시 자리에 앉아 찌를 세웠다. 이날도 자정쯤에 최고 수위를 찍은 뒤 다시 내림수위로 돌아선 듯하여 입질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충주호의 방류량이 많지 않아서인지 대물 붕어들은 물론 아예 입질 자체가 없었다.
결국 날이 밝아올 무렵에야 입질을 받았고 이때 준척급 붕어가 한 수 나왔다. 녀석은 배스의 공격을 받았는지 꼬리지느러미가 반쯤 잘려 나간 불쌍한 모습이었다. 이후 동이 텄고 이때 옆자리의 홍순진 씨 쪽에서 강한 챔질 소리가 들렸다. 이때 나온 붕어가 34cm의 월척 붕어였다.
오전에 입질이 집중된다는 말이 있어 아침낚시를 이어갔지만 오전 10시가 지날 때 쯤 26cm의 잔챙이 붕어만 한 수 만났을 뿐 제대로 된 붕어는 만나지 못했다. 낮부터 밤까지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결국 아무런 조과도 없이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이미 수위는 저수위가 되었고 그 시간이라도 집중을 해 보았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큰비 오면 재도전할 것
이곳도 4월부터 5월초까지 산란을 위한 붕어들이 상류권으로 올라 붙으며 그때 대물 붕어를 만날 수 있다. 그 이후로는 6~7월 큰비가 지나가면 다시 한 번 붕어들이 붙는다고 한다.
오전 8시 철수하며 일행들의 조과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8~9치의 잔챙이 붕어 몇 수만 했을 뿐 기대했던 대물 붕어는 없었다. 홍순진 씨가 올린 월척 1수가 전부였다. 필자 주변에서 낚시했던 현지인 심현우 씨만 38cm의 대물 붕어 1수를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출조를 통해 충주댐에서 하루 두 번 발전을 위한 방류를 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대체로 저녁 무렵부터 수위가 오르고 늦은 밤 만수위가 된 뒤 새벽에 다시 수위가 내려가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충주댐이 배수를 멈추면 탄금호 수위가 낮아지는데 붕어들의 활동은 이때가 가장 활발해 이때 입질받을 활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큰비가 내린 뒤 다시 한 번 찾기로 하고 아쉬운 철수를 했다.
내비 입력 충북 충주시 봉방동 686-18
드론으로 촬영한 달천.
밤이 되자 부유물이 밀려들어 낚시를 포기했다.
홍순진 씨가 좌대를 설치 중이다. 경사가 급한 석축이라 좌대가 필수였다.
배스의 소행인 듯 꼬리가 잘려나간 붕어.
드론으로 촬영한 상류권.
삼성비즈솔루션 파워탱크의 무선 서큘레이터.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성덕현 씨가 올린 대물 조과.
동행한 홍순진 씨는 34cm 붕어로 손맛을 봤다.
드론으로 촬영한 탄금대교 일대.
최기혁 씨가 올린 47cm 대물 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