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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현장] 통영 갈도에 부는 벵에돔 바람 5짜급 노린다면 최고의 선택
202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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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현장]


통영 갈도에 부는 벵에돔 바람


5짜급 노린다면 최고의 선택


이영규 기자


여름 갯바위 찌낚시는 고역이다. 해가 뜨자마자 올라붙는 지열, 작렬하는 태양 탓에 숨쉬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새벽 일찍 출조해 오전 무렵 철수하는 패턴이 유행이다. 지난 6월 중순, 삼천포 신양포구에서 밤 12시에 출항하는 한사리호를 타고 올해 첫 벵에돔 취재를 떠났다.



참갯지렁이로 뺀찌를 노렸던 박시언 씨가 대물 입질을 받았으나 끝내 목줄이 터져 놓치고 말았다.


부시리가 설치는 와중에도 36cm가 넘는 벵에돔을 올린 그렉스 필드테스터 박시언 씨.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장정규 씨가 벵에돔 채비로 끌어낸 부시리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매년 세 차례 정도 삼천포를 찾는다. 현지에 거주하는 장정규, 박시언 씨 일행과 자주 출조하는데 이 두 사람은 요즘 보기 드문 열성파 구멍찌낚시인이다. 그렉스 필드테스터이기도 한 두 사람은 업무가 없는 날은 어김없이 출조에 나선다. 요즘은 한창 시즌인 벵에돔과 뺀찌를 노리며 늘 신속하고 정확한 조황 정보를 나에게 보내주고 있어 취재 일정 잡기도 수월하다.

두 사람의 열성 덕에 취재원 구성이 쉬운 점도 있지만 그보다 내가 더 두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식도락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정규 씨는 전직 일식 요리사 출신으로 회 뜨는 칼솜씨가 예술이다.

이들은 낚시를 다녀오면 ‘반드시’ 장정규 씨 집으로 직행해 낚은 고기를 회 뜨고 구워서 만찬을 즐긴다. 보통 사람 같으면 만사 귀찮다며 그냥 귀가하기 일쑤지만 이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철수 후 잘 장만해놓은 요리상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바로 낚시의 참맛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집채 만 한 너울 속에 아슬아슬 포인트 상륙

이번에 두 사람과 찾은 곳은 갈도였다. 원래 갈도는 여름 돌돔낚시터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최근에는 대물 벵에돔터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두미도와는 뱃길로 20여 분 차이지만 그만큼의 씨알 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벵에돔뿐 아니라 참돔, 돌돔도 마찬가지이다. 두미도까지는 중근해의 성격을 띤다. 실제로 바다가 험한 날은 갈도를 목표로 나섰다가도 거센 파도에 막혀 두미도로 선회하는 경우가 흔하다.

취재일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잔잔한 바다였으나 자정 무렵 도착하니 거친 너울이 갈도를 할퀴고 있었다. 이맘때는 먼바다에서 너울을 밀고 오는 남풍이 주된 바람인데 취재일에도 어김없이 남서풍이 불었다.

출조한 낚시인 중에는 안전 때문이라도 두미도로 가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사리호는 갈도도 직행했다. 너울에 의지되는 동쪽 위주로 내리면 될 것이고, 주의보도 아닌 상황이라 선장이 갯바위 접안에 자신을 갖는 듯했다.

그러나 갈도에 도착한 직후 우리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말 그대로 집채 만 한 너울이 갯바위를 쓸어내렸다. 접안하다가 바다로 떠내려간 낚시가방만 2개. 낚시가방을 주어 다시 전달하는 데만 10분 이상이 더 걸렸다. ‘과연 이 상황에서 꼭 내려야만 할까? 차라리 날이 밝은 직후 너울이 약해질 때 내리면 어떨까?’하는 근심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런 계산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느새 나는 목적한 매섬 꼭대기의 제일 안전한 곳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찌낚시에 올라온 46cm 벵에돔

너울파도에 제대로 멀미한 나는 텐트를 치고 골아 떨어졌다. 반면 두 사람은 밤새 볼락을 낚겠다며 전자찌를 날려댔다. 결과적으로 볼락은 빈작. 밤새 볼락으로 쿨러 반을 채우고 날이 새면 벵에돔으로 나머지 반을 채운다는 게 최근 소문이었으나 뭐가 안 맞는지 볼락은 밤새 10마리도 낚지 못했다.

날이 새자 벵에돔 채비로 전환한 두 사람은 열심히 밑밥을 주며 낚시를 시작했다. 나도 서둘러 제로찌 채비를 꾸려 두 사람 사이에 끼여 채비를 날려댔다. 그러나 벵에돔 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28~32cm가 주종이었고 35cm가 넘는 녀석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도 아침 썰물에 와장창 올라왔을 뿐 중썰물 이후로는 마릿수가 크게 떨어졌다. 취재일 너무 낮았던 수온이 원인이었을까?

벵에돔은 그렇다 치고 느나느나식으로 나온다던 뺀찌는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박시헌 씨가 철수 직전 25cm급 1마리를 올린 게 전부였고, 우리 바로 옆에 내렸던 거제 낚시인도 30cm가 갓 넘는 녀석을 올렸을 뿐이었다.

굳이 변명거리를 찾자면 너울 파도 탓에 조류가 엉망이 되면서 벵에돔은 제대로 된 집어를 하지 못했고, 뺀찌 역시 멀미(?)를 하는 탓에 입을 꾹 다문 것으로 추측됐다. 특히 뺀찌가 ‘전멸’하다시피 안 낚였다는 것은 취재일 물속 여건이 심각하게 안 좋았던 것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었다.

철수 후 확인해보니 역시나 전반적 조황은 부진했다. 그러나 눈길을 잡아끄는 조과도 있었다. 도치골안통 미끄럼바위에 내린 이상길 씨가 46cm나 되는 굵은 벵에돔을 올렸고 잔챙이 벵에돔과 뺀찌로 20여 수가 넘는 푸짐한 조과를 올린 것이다. 너울 악조건에서도 이 정도 조과를 올린 것으로 보니 찌낚시 내공이 대단한 듯했다.

김성익 씨는 뺀찌라는 호칭은 다소 그렇고 돌돔급으로 볼 수 있는 42cm 정도 되는 돌돔을 올려 부러움을 샀다. 미끼는 참갯지렁이. 비록 마릿수 조과에는 실패했지만 이런 굵직한 씨알이 한 마리씩 툭툭 터지는 게 바로 갈도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기복 심한 여름 조황, 가을 되면 해소될 것

한편 올해 여름 벵에돔낚시는 작년에 비하면 씨알과 마릿수에서 약간 부진하다는 게 낚시인들의 평가이다. 내만권인 미조 갯바위에서도 작년에 흔했던 28~32cm급은 드물고 25~28cm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벵에돔낚시에서 2~3cm 차이는 엄청나게 큰 격차인데 현지 낚시인들은 쿠로시오 난류가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8월 말 이후부터 예년 씨알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의 미조 내만 벵에돔도 9월 이후 30cm가 넘는 씨알들이 폭발적으로 올라왔었다.

아무튼 6~8월까지는 냉수대도 심하고 너울, 해무 같은 악조건이 반복되는 시기이다. 그만큼 조황 기복도 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루하루 바뀌는 조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쿨하게, 곧 다가올 초가을 황금기를 기다리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게 찌낚시 고수들의 조언이다. 신양포구에서 출항하는 한사리호는 기상만 좋으면 매일 두미도와 갈도로 출조한다. 다만 출조 시간이 매우 유동적이므로 출조 전 반드시 출항 시간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문의 삼천포 신양포구 한사리호 010-2025-1333




장정규 씨가 너울 속에서 사용한 2B 구멍찌. 채비를 목적 수심에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어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삼천포까지 낚은 고기를 싱싱하게 살려왔다. 기포기는 충전식으로 내구성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인생기포기.


뺀찌를 낚은 박시언 씨가 바늘을 빼내고 있다. 취재일에는 뺀찌 조황이 부진했다.

30cm 전후급 씨알을 꾸준히 낚아낸 장정규 씨.


장정규 씨가 발밑에서 벵에돔을 걸어 파이팅을 펼치고 있다.


너울파도가 밀려드는 갈도 매섬에서 벵에돔을 노리는 촬영팀. 새벽부터 철수 때까지 강한 너울이 일었다.


취재일 김성익(왼쪽) 씨와 이상길 씨는 굵은 돌돔과 벵에돔을 올렸다. 이상길 씨가 낚은 벵에돔 길이는 46cm로 도치골안통 미끄럼바위에서 올렸다.


1. 뺀찌를 낚을 때 사용한 참갯지렁이(왼쪽)와 벵에돔을 노릴 때 사용한 크릴 미끼.

2. 한사리피싱의 한사리호.

3. 장정규 씨와 박시언 씨가 올린 벵에돔과 뺀찌 조과.

4. 출조 후 장정규 씨가 장만한 벵에돔 회와 볼락구이.


장정규(왼쪽) 씨와 박시언 씨가 매섬에서 거둔 조과. 높은 너울 탓에 마릿수 조과는 부진했다.


취재일 46cm 벵에돔을 올린 이상길 씨의 조과. 다양한 어종으로 푸짐한 조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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