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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제주 에깅 포인트 재발견 산란 무늬 노린다면 얕은 모래밭이 1순위
202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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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제주 에깅 포인트 재발견


산란 무늬 노린다면 얕은 모래밭이 1순위


김진현 기자




지난 6월 30일, 무늬오징어 취재를 위해 찾아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일대.

사진 아래에 토끼섬(상륙불가)이 있으며 그 뒤로 하도방파제가 보인다. 에깅은 하도방파제, 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에서 했다.


제주 월정해수욕장에 모인 관광객들.



올해 무늬오징어 조황은 전국적으로 절망적인 분위기다. 작년 만해도 5월 초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경남, 포항, 전남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늬오징어가 낚였지만 올해는 6월 말이 되었음에도 소식이 뜸하다. 작년에 큰 호황을 보인 통영, 거제, 여수 일대의 선상낚시에서도 거의 조과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부산, 경주, 포항 연안에서는 작은 살오징어가 낚이지만 무늬오징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이유는 단 하나, 수온이 충분히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늬오징어는 아열대성 두족류로 수온이 16~18도일 때 활성이 좋고 산란 후 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온이 22도가 넘어야 한다. 예년에는 6월 초 수온이 20도를 웃돌아 남해안 전역에서 산란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18도 내외에 머물러 무늬오징어를 찾아보기 힘든 것. 제주도 역시 불안정한 수온 탓에 조과가 부진했지만 드문드문 킬로 오버 무늬오징어가 출현해 그나마 나은 조황을 보였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수온이 오른다면 산란에 임박한 무늬오징어들이 호황을 보일 것으로 기대해 기온이 급상승한 지난 6월 30일에 제주도로 떠났다.


오렌지 컬러 에기로 4연속 히트!

오전 9시, 부산 에깅 낚시인 박민국 씨를 제주공항에서 만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하도리갯바위. 이 주변은 바닥이 모래이며 수심이 2m 내외로 아주 얕은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모래밭 위로 드러난 암초에 해초들이 빼곡히 자라 있는데 그 덕분에 무늬오징어 산란터가 된다.

하도리 연안 300m 앞에는 토끼섬이 있다. 이곳은 문주란 자생지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상륙과 낚시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낚시는 하도리 연안 갯바위에서만 할 수 있으며 토끼섬과 연결된 갯바위에서는 낚시할 수 없다. 토끼섬은 한때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무늬오징어 ‘훌치기 명소(?)’로 유명했지만 섬 주변이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최근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출조 당일은 그야 말로 불볕더위가 내리쬐었다. 정오가 만조라 그 타이밍을 노리고 하도리갯바위에 서서 에깅 로드를 열심히 흔들었다. 맑은 물색에 잘 먹히는 오렌지 컬러(3.5호 슈퍼 섈로우) 에기를 주로 사용했는데, 우리의 예상이 적중했는지 박민국 씨가 1kg이 넘는 무늬오징어를 히트했다.

올려보니 수컷 무늬오징어! 주변에 암컷을 찾아 떠도는 수컷 무늬오징어가 더 있을 것 같았고 계속 액션을 이어가니 700g 무늬오징어가 한 마리 더 올라왔다. 수심이 얕고 물색이 맑은 탓인지 먹물을 두 번 뿜어내니 금방 입질이 끊겼다.

지체하지 않고 바로 옆 하도방파제로 이동, 조류의 흐름을 감안해 3.5호 섈로우 에기를 캐스팅하니 곧바로 입질이 왔다. 이번에는 내가 800g이 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고 연이어 500g짜리 암컷도 낚았다.


난데없는 들망어선 진입에 포인트 초토화

제대로 포인트를 찾았다는 예감에 1박2일 일정을 모두 하도리에서 보내기로 했으나 오후 3시쯤 되니 바람이 터지기 시작했다. 캐스팅 방향과 전혀 반대로 바람이 불어서 결국 포인트 이동을 결정, 저녁을 먹은 후 조천읍에 있는 북촌방파제로 향했다.

북촌방파제도 하도리와 마찬가지로 연안 맞은편에 다려도가 있으며 바닥이 모래인 지역이다. 모래바닥에 드러난 암초 곳곳에 해초가 자라 있는데, 방파제와 주변 갯바위가 전부 무늬오징어 산란터로 알려져 있다. 단, 수심이 매우 얕고 조류가 빨라서 만조 전후에만 낚시가 가능하다. 우리는 다시 만조가 되는 새벽 1시에 낚시를 시작했다.

박민국 씨는 북촌방파제, 나는 북촌방파제 바로 옆 정자 앞 갯바위로 진입했다. 무늬오징어가 낚일 것이 분명하니 서로 다른 곳에서 마릿수 조과를 거두고 촬영은 나중에 할 셈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선 한 척이 방파제 바로 앞까지 들어오더니 그물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뻥치기라 생각했으나 자세히 보니 멸치잡이 들망어선(분기초망어업)이었다. 들망어선은 얕은 곳에서 집어등을 수면 가까이 비춘 후 놀란 멸치들을 뜰채로 퍼 올리듯 잡는 제주도 전통 어업 방식이다.

어선은 방파제 바로 앞은 물론 갯바위 연안에 바짝 접근해 멸치를 잡았고 2시간이 넘게 연안 곳곳에서 조업했기에 전혀 낚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들망에 과연 멸치만 낚일까 의심이 드니 도무지 낚시할 맛이 나지 않았다. 낚싯배가 빠져나간 자리를 탐색하니 전혀 입질이 없었고 인근 서우봉 일대 갯바위로 가서 캐스팅을 이어갔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암수 모두 알과 정소 주머니 가지고 있어…

다음날 오전은 간조라 낚시를 쉬었다가 오후 들물에 북촌방파제에서 작은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전날 오전에 호황을 보인 토끼섬 주변에는 스노클링을 즐기는 여행객과 해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에깅 원정은 아쉽게 막을 내려야 했다.

제주도로 출조하면 종종 겪는 일이지만 어선으로 인해 호황 찬스를 놓친 것이 무척 아쉬웠다. 해녀는 물론 들망어선의 연안 조업 자체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제주도 에깅 원정을 준비한다면 이런 변수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낚은 무늬오징어의 배를 갈라보니 암컷은 씨알이 잘아도 모두 알이 들어 있었으며 수컷 역시 정소 주머니가 크게 성장해 아직 산란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현재 수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므로 어쩌면 7월 중순 이후 다시 무늬오징어 호황 찬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비 입력 구좌읍 하도리 22-21




하도리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박민국 씨가 사용한 에깅 장비. 큰 무늬오징어에게 대응하기 위해 라팔라 오쿠마 인스피라S MH 타입을 준비했다.

박민국 씨가 낚은 킬로 오버 무늬오징어. 몸통에 가로 줄무늬가 있으면 수컷이다.

무늬오징어를 올리고 있다.


제주도 곳곳에 자생하고 있는 부채선인장이 꽃을 피웠다. 보라색 열매가 백년초다.

얕은 곳에서 유용한 야마시타 슈퍼 섈로우 에기. 1m 가라앉는데 8초 정도 걸린다.


오후가 되자 한치를 낚기 위해 하도방파제로 출조한 낚시인들.

드론으로 촬영한 하도방파제.


700g 무늬오징어를 낚은 기자.


드론으로 촬영한 북촌방파제. 사진 상단의 긴 방파제에서 주로 낚시한다.


오후 7시가 되자 북촌방파제 일대에 짙은 해무가 끼었다. 기온이 높고 수온이 낮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북촌방파제 콧부리에서 벵에돔을 노리는 낚시인.


취재 당일 거둔 무늬오징어 조과.


북촌방파제 일대에서 조업 중인 들망어선. 만조 시각에 맞춰 나와 연안 가까이서 작업한 탓에 낚시를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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