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농어 부문 국내 최대어 기록은 지난 2016년 6월, 충남 당진 한여 해상에서 김진성 씨가 낚은 117.5cm입니다. 유민 씨의 118cm 기록이 인증될 경우 점농어 부문 국내 최대어 기록은 9년 만에 경신되며, 최종 결과는 오는 12월에 열리는 낚시춘추 2025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에서 결정됩니다.<편집자 주>
지난 7월 6일 군산 개야도 갯바위에서 118cm 점농어를 낚은 필자.
10년 넘게 갯바위 루어낚시를 취미로 하고 있지만 대어를 낚거나 호황을 거뒀다고 해서 많은 낚시인들이 보는 공간에 글을 써보지는 않았다. 동행한 지인, 팀원과 기뻐하면 족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오랜 기간 함께해 온 분들이 내 등을 떠밀며 낚시춘추에 기고하라고 추천했고 나 역시 ‘이번만큼은 충분히 기념할만한 일이다’ 싶어 못 이기는 척 컴퓨터 앞에 앉았다.
끝썰물 노리고 새벽 5시에 갯바위로 진입
지난 7월 5일, 군산매니아 클럽 회원들과 함께 오후 3시에 개야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군산항에서 개야도까지 하루 2회 왕복 하는 여객선은 오전 8시와 오후 3시에 출항한다. 단 금요일 오후 3시 배는 정기적으로 휴항하므로 터미널에 문의해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개야도 민박집에서 1박 후 새벽 간조 전후를 노리기 위해 새벽 5시에 민박집에서 가까운 갯바위로 들어갔다. 간조에 가까운 시간이라 드러난 갯바위를 따라 들어가 작은 바위위에 올라섰다. 이 자리는 3물이지만 평소에도 조류가 매우 강한 포인트이다. 물때를 잘 맞췄는지 유속이 적당했다.
썬베이트 1온스 지그헤드에 버클리 스위밍뮬렛 4인치 펌프킨씨드 컬러를 체결해 낚시를 시작했다. 포인트가 좁은 곳이라 나는 뒤에 물러서 있었고, 먼저 캐스팅을 시작한 문강용 형님께서 두 번째 캐스팅에 작은 농어를 올렸다.
이때 시각이 오전 6시. 형님께서 바로 자리를 양보해주셔서 나도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마치 폐 로프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어 로드를 지긋이 세웠다. 그러자 로드를 통해 약한 꿀렁임이 느껴졌다. 그때만 해도 방금 전 낚인 작은 농어와 비슷한 씨알이 걸렸다고 생각했다.
힘들이지 않고 릴링하는데 약 40m 전방에서 농어가 바늘털이를 시도하는 것이 보였다. 옆에 선 형님과 동생이 “우와 크다!”를 외쳤다. 작년에 개야도에서 1m 농어를 두 번 낚았고, 지인들 또한 미터급 농어를 낚았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씨알의 농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릴링할 때의 저항감이 다소 약하게 느껴져 커야 80cm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속 바늘털이에 간담이 서늘
이날은 새 로드를 처음 사용한 날이고 몇 차례 캐스팅 후 바로 입질을 받은 터라 더욱 감이 무뎌졌던 것 같았다. 낚시 자리가 수중여가 날카롭게 발달한 곳이라 신중하게 힘 빼기에 들어갔다. 늘 챙기던 뜰채마저 두고 온 상황. 립그립으로 랜딩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미터급 점농어는 바늘털이를 잘 하지 않는다는 상식과 달리 녀석은 멀리서 3~4번 이상 힘차게 뛰어올라 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방 20m까지 끌려온 녀석은 이내 물속으로 다시 잠수했고 또 다시 2~3분 줄다리기와 바늘털이를 반복한 후에야 발앞에서 허연 배를 보여주며 떠올랐다. 문강용 형님께서 물에 발을 담그며 멋지게 립그립으로 주둥이를 잡아 랜딩에 성공. 그 순간 “헉!”하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졌다.
지금껏 낚았던 미터급들과는 체구가 완전히 달랐다. 감정표현이 서툰 나지만 저절로 탄성이 터질 정도로 몸집이 거대했다. 랜딩을 지켜본 회원들이 “축하빵 한 방 맞아야 한다”며 축하를 해주었다.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준 군산매니아 형님과 백재일우(百載一遇) team.101 아우에게 그리고 멋진 립그립 기술로 점농어 랜딩을 도와준 문강용 형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현장에서 줄자로 재니 118cm가 나왔다.
랜딩을 도와준 군산매니아 문강용 형님이 농어 주둥이에 주먹을 넣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