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구치낚시
여름에 선상낚시를 나가 보구치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근해에서 쉽게 낚을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보구치는 민어과의 물고기로 흔히 ‘백조기’라고 불린다. 보구치는 마릿수 조과가 뛰어나면서도 낚시법도 쉬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보구치는 초여름 서해와 남해 근해에서 배낚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항구에서 10~20분 거리에 낚시터가 형성돼 뱃멀미 영향도 적다. 포인트 역시 밑걸림이 적은 사니질대가 많아 채비 손실도 적다.
시즌과 낚시터
서해는 7월, 남해는 6월부터 근해에서 본격 시즌이 열린다.
보구치는 모래가 섞인 뻘바닥에서 산란하기 때문에 뻘이 없는 동해에는 없고 남해와 서해에서만 낚인다. 서해는 태안, 보령, 서천, 군산, 격포, 남해는 거제 동부 해안, 진해만, 고흥 해창만, 여수 광양만 등이 대표적인 낚시터다.
예전엔 서해에서 7~8월에 백사장이나 방파제에서 보구치 원투낚시를 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원투낚시인도 보구치 만큼은 조황에서 월등히 앞서는 배낚시를 선호한다. 보구치 배낚시는 10~20m의 얕은 수심에서 낚이기 때문에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므로 여성과 어린이도 멀미 걱정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여름에 낚이는 씨알은 30~40cm로서 입문자도 20~30마리의 조과를 올릴 정도로 풍성한 마릿수가 매력이다.
보구치낚시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베이트릴 장비.
서해바다에서 보구치 선상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장비
우럭이나 참돔처럼 씨알이 큰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장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채비를 내리고 올릴 수 있으면 된다.
기존에 쓰던 우럭낚시용 외줄낚싯대와 장비를 그대로 쓰면 되고 낚싯배에서 나눠주는 자새(낚싯줄이 감긴 간이 낚시도구)를 써도 잘 낚인다. 광어다운샷이 인기가 높은 서해에선 보구치의 손맛을 느끼면서 낚기 위해 광어다운샷 장비를 그대로 쓰기도 한다. 보구치는 큰 힘이 드는 고기가 아니므로 이 정도 장비면 충분하다. 장비가 없다면 낚시점에서 1만원 정도에 릴과 낚싯대를 대여해 쓸 수도 있다.
채비
원줄은 PE라인 1호만으로 충분하지만 혹시 모를 밑걸림에 대비해 2~3호를 쓴다. 만약 우럭낚시용 릴에 4~5호 PE라인이 감겨 있다면 굳이 교체할 필요 없이 그냥 써도 상관없다. 보구치는 깊어야 20m 내외 수심에서 낚이기 때문에 원줄의 조류 저항이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채비는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편대채비를 주로 쓴다. 편대 양쪽에 바늘이 달렸고 중간에 봉돌을 달아 쓰는 방식이다. 보구치는 주로 바닥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가급적 바늘이 바닥에 가깝게 닿는 채비가 좋다. 그래서 위쪽으로 바늘이 연달아 달린 외줄채비 형태보다는 가자미낚시에 많이 쓰는 편대채비가 효과적이다. 우럭낚시용 편대채비를 써도 상관없으며 바늘이 세 개 정도 달린 묶음추채비를 쓰기도 한다.
미끼
청갯지렁이가 최고다. 보통 1인당 1곽씩 들고 나가는데 간혹 마릿수가 많을 때는 1곽으로도 부족할 때가 있다. 1인 2곽을 가져가길 바란다. 2인이 함께 출조했다면 3곽 정도면 충분히 하룻동안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방법
보구치 포인트는 암초가 없는, 모래와 뻘이 섞인 바닥이어서 밑걸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봉돌이 바닥에 닿은 느낌이 들면 낚싯대를 들어 고패질을 해준다. 그러면 투두둑 하는 강한 진동이 확실하게 대 끝에 전달되므로 이때에 맞춰 챔질한다. 입질이 생각보다 강하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미끼 꿰기다. 보구치는 식탐이 강한 물고기지만 청갯지렁이를 너무 길게 꿰면 늘어진 부분만 물고 흔들기 때문에 헛챔질이 많아진다. 따라서 청갯지렁이는 바늘을 완전히 감싼 상태에서 바늘 끝에서 2~3cm 정도만 남게 꿰어야 헛챔질을 줄일 수 있다.
남해에선 조류가 약하거나 입질이 없을 때엔 20~30m 전방으로 채비를 캐스팅한 뒤 끌어오며 입질을 유도하기도 한다. 고패질낚시와 던질낚시를 병행하는 셈인데 이 때문에 남해에선 외줄대보다는 캐스팅이 편한 선상루어대나 짧은 민물릴대를 선호한다.
무더운 여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파라솔을 설치한 낚싯배에서 보구치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요리
보구치는 맛에 있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어종이다. 불호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요리를 해놔도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사실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보구치가 언제, 누가 먹어도 맛있다면 최고의 인기 어종일텐데 실상은 초여름에 잠시 즐기는 계절낚시 그 이상의 대우는 못 받기 때문이다. 보구치 살은 그대로 요리하면 간이 잘 스며들지 않아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보구치 애호가들은 낚는 즉시 굵은 소금을 뿌려 염장한다. 이틀 정도 놔두면 소금 간이 적당히 되는데 이 상태로 요리하면 먹을 만하다. 비싼 오리지널 조기만큼은 아니어도 생으로 요리할 때와는 완전 다르게 맛이 좋아진다.
보구치는 살이 물러서 횟감으로는 인기가 없지만 회무침은 예외다. 초장과 채소를 버무려 먹으면 맛이 달고 입에서 녹는 듯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회무침은 낚은 보구치를 가져와서 손쉬우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은 요리 방법이다.
보구치 회무침
[참조기, 부세, 수조기, 보구치]
우리가 흔히 ‘조기’라고 부르는 물고기의 정식 이름은 ‘참조기’이다. 참조기는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어류로서 보구치, 부세, 수조기와 함께 조기류 물고기로 통한다. 영광굴비는 전
남 영광 앞바다 칠산도 해역에서 낚이는 참조기를 말한다.
지금은 자원이 대폭 줄어들어 그 자리를 중국산 참조기가 차지하고 있다. 서천, 군산 앞바다에서 보구치낚시를 하다보면 부세와 수조기가 종종 섞여 낚이기도 한다. 참조기, 부세, 수
조기, 보구치의 특징과 구분 방법은 아래와 같다.
참조기
•최대 크기가 40cm가량으로 부세에 비해 작게 자란다.
•부세에 비해 꼬리자루가 짧다
•머리 꼭대기에 다이아몬드꼴 무늬가 있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길다
부세
•최대크기 50cm 정도로 참조기보다 대형으로 자란다.
•꼬리자루가 길어 참조기보다 다소 길쭉한 체형을 가진다
•머리 꼭대기에 다이아몬드꼴 무늬가 없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길다.
수조기
•조기류 중 성장속도가 가장 느리다.
•조기랑 모양이 유사하나 배가 노랗지 않고 하얗다.
•위턱이 아래턱보다 조금 길다.
•입속이 붉은 색을 띤다.
보구치
•온몸이 은백색이며, 배가 하얗다
•아가미 뚜껑 위에 크고 검은 점이 있다.
•다른 조기류에 비해 등이 높다.
•몸체가 타원형에 가깝다.
•위턱이 아래턱보다 조금 길다.
•입속이 하얀색을 띤다.
참조기 / 부세 / 수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