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대동지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히는 최상류. 폭우 때 밀려온 모래톱이 보인다.
인천에서 온 이윤희 씨. 최고 46cm짜리를 낚았다.
인천 이윤희 씨의 조과.
처서가 지났지만 폭우가 이어지던 8월 11일, 천안에 있는 대동지를 찾았다. 이곳에서 이틀 전 낚시했던 이한구 씨가 “입질은 몇 번 보았지만 붕어를 만나지는 못했다며 워낙 터가 센 계곡지이지만 5짜까지 나온 대물터이다”라는 정보를 전해 왔다. 전날 10여 명이 출조 했으나 모두 철수하고 이한구 씨가 마지막으로 철수 중이며 일요일인 현재 저수지에는 아무도 없다고 전해 왔다. 그렇다면 월요일에 출발하면 이한구 씨가 언급한 상류의 명당 포인트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아 11일 새벽 5시에 서둘러 대동지로 출발하였다.
규모만큼 포인트 적은 게 흠
이번 출조에는 초등학교 동창생인 박희설 그리고 늘 함께하는 후배님인 홍순진 씨가 동출했다. 아침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저수지에 도착하니 박희설도 마침 도착하였고 상류로 가보니 이한구 씨가 추천했던 포인트에는 이미 다른 낚시인 세 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중류 정자에도 두 명이 앉아있어 목표했던 포인트는 모두 뺏긴(?) 상황. 어쩔 수 없이 박희설은 제방권으로 들어갔고 필자는 중류에 있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낚시를 준비했다.
이곳 대동지는 약 5천평 규모의 아담한 계곡지이나 5짜가 낚이는 대물터로 이미 소문이 난 곳이었다. 배스와 블루길이 이식되기 전에는 새우와 참붕어 그리고 토종붕어가 서식하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나오면 허리급 월척일 정도로 대물터가 되었다고 한다,
제방 오른쪽은 급경사 산이라 포인트가 없고 제방 왼쪽으로 2자리, 정자 앞에 2자리가 나온다. 주차공간은 넉넉하지만 중류권으로는 주차공간이 전혀 없어 접근이 어려운 편이다. 최상류에 3대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으며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골자리가 있는데 이곳이 최고의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폭우 때 밀려내려 온 모래가 쌓여 있고 건너편으로 물골 자리가 형성되어 있어 자리가 비지 않는다고. 이곳에서 하룻밤 낚시를 하신 인천에서 오셨다는 이윤희 씨는 “4짜급 대물 붕어를 걸어 앞까지 끌고 왔지만 마지막 바늘털이에 목줄이 터지며 놓쳤다”고 말했다. 언제 철수하시냐고 물으니 하루만 더 한다고 하시기에 그 자리를 찜해 놓고 다음날 이동하기로 했다.
낚싯대를 끌고 간 괴어
이곳 소류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마을을 지나야 하는데 길이 좁아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약 500m 전에 오미방죽이라는 소류지가 있는데 이곳도 대물이 꽤나 들어있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라고. 그리고 1.4km 전방에도 대동지보다 조금 큰 상장저수지가 있으며 이곳 또한 손맛 보기 쉽지 않은 대물터라는 것이다. 대동지를 찾았다가 마땅한 자리가 없으면 상장저수지도 들려보면 좋을 것 같다,
자리를 잡고 짐을 내린 후 약 3m 높이의 물가로 내려가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늘 누군가가 앉아있었는지 포인트는 잘 정리되어있어 좌대 편성도 수월했다. 대물터인 만큼 여유를 가지고 낚시해 보려고 3박 일정에 맞게 낚시 준비를 마쳤다.
바로 대편성을 하는데 의외로 수심이 너무 깊었다. 평균 4m나 돼서 3.0칸부터 4.2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깊은 수심 탓에 수심 맞추기가 어려워 대편성에만 거의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바닥은 비교적 깨끗해 찌 세우기는 편했다.
미끼로는 옥수수를 주로 사용하지만 옥수수어분글루텐도 잘 먹는다기에 준비했다.
대편성을 마치고 오전낚시를 시작해 보았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전혀 없었다. 얼마 후 홍순진 씨가 도착해 포인트를 살펴보았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어 중류권 연안의 풀을 베어내고 생자리를 만들었다.
초저녁이 돼 정자 앞에 텐트를 치고 본부석을 만들어 놓았기에 그곳에서 쉬며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로 와보니 오른쪽 찌 3개가 한 곳에 몰려 있었다. 그사이 님이 다녀가신 듯했다.
잠시 후 제방권에 앉았던 친구가 “어~ 어~” 소리를 질렀다. 낚싯대를 끌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빼앗긴 낚싯대를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봤다. 그 낚싯대는 밤새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다음날 필자 정면의 마름을 감아 버리며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이 낚싯대는 다음날 낚시점을 찾아가서 사온 릴낚시 장비로 겨우 회수할 수 있었다.
밤 낚 시 를 시작하였지만 동 이 트 도 록 찌 의 움직임은 없었다. 거의 말뚝을 박아 놓은 듯 약간의 건드리는 움직임조차 없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날이 밝고 말았다.
대물 한 마리 승부를 원한다면 강추
새벽 6시30분에 동이 틈과 동시에 오른쪽에 세워져 있던 3.4칸 대의 찌가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잠시 기다렸다가 챔질하니 덜컹하는 느낌과 함께 챔질에 성공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은 월척급 정도로 느껴졌다. 하지만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민 붕어는 잔챙이 붕어가 아니었고 한눈에 봐도 허리급 이상이었다. 뜰채에 담긴 붕어를 보니 상처 하나 없는 멋진 38cm의 대물 붕어였다. 이한구 씨가 동이 튼 이후 오전 9시까지는 꼼짝 말고 집중하라고 했었는데 그 말이 맞는 듯했다.
건너편 정자 앞에서도 그 시간에 입질을 받았고 이때 나온 붕어는 턱거리 4짜라고 했다.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하니 그대로 방생해서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다. 이후 기대를 가지고 더 지켜보았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마침 철수하신다는 상류권의 이윤희씨를 찾아가 보았다. 그는 전날 비가 내리던 낮 시간에 4짜에서 약간 빠지는 대물 붕어를 낚았고 새벽에 46cm의 대물 붕어를 또 낚았다. 전날 놓친 붕어가 아깝기는 했지만 애초 목표로 했던 4짜 중반의 붕어를 잡는 목표는 달성했다고 말했다.
낮에는 쉬다가 두 번째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초저녁부터 집중하였지만 입질은 없었고 전날의 부족한 수면 탓에 초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다.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에 일어나 보니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점차 세차지는 빗속에서 낚시해 보았지만 단 한 번도 찌는 움직이지 않았다.
날이 샌 뒤 살펴보니 정자 앞에서 한 마리의 붕어가 나왔지만 필자와 박희설 그리고 홍순진 씨는 붕어를 만나지 못했다. 아침식사 후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하루 앞당겨 철수를 결정했다.
오전 9시에 비를 맞으며 철수 준비를 하는데 밤새 원줄이 한번 터지고 36cm의 허리급 붕어만 한 수 잡았다며 아쉬워하는 박원길 후배만 남겨두고 철수했다. 이곳은 마릿수 붕어를 만나기는 어렵지만 이따금 나오는 대물붕어에 기대를 가지고 낚시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내비 입력 충남 천안시 동남구 동면 죽계리 178
박원길 씨가 취재일 일행이 올린 조과를 자랑하고 있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대동지.
붕어도시락 떡밥통에 앉아 쉬고 있는 이름 모를 나비.
필자의 대편성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필자의 낚시자리에서 바라본 제방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