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진안 반월제
8년 만의 5짜 소식에 마이산이 들썩
이영규 기자
전북 진안군의 유명 5짜터인 반월제가 8년 만에 5짜를 마릿수로 배출해 대물 낚시인들의 출조가 줄을 이었다. 반월제는 지난 2017년 여름, 무더기 5짜 사태가 나면서 화제가 됐으나 이후 제방 공사를 이유로 물을 뺀 뒤 대물 행진이 멈췄던 곳이다.

우안 하류에서 바라본 반월제. 배수로 수위가 내려가 무넘기 쪽 땅이 외부로 드러나 있다.

박현철, 하민수 씨가 배수 와중에 올린 허리급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반월제에서 바라다보이는 마이산.

배수 중에도 반월제에서 낚인 허리급 월척들.
지난 8월 23일, 태양이 작렬하는 무더위 속에 진안 반월제 취재에 나선 것은 5짜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었다. 당시 마땅한 취재지를 찾지 못하던 중 진안에 와 있다는 비바붕어 박현철 프로의 말에 16년 전 취재했던 남계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진안은 지리적으로 고지대에 속해 여름에도 밤에는 기온이 크게 내려가는 특성을 보인다. 당시 김천 낚시인들과의 남계지 취재 당시 열대야를 피해 손맛을 톡톡히 봤던 기억이 생각난 데다 최근 반월제에서 5짜가 다시 비쳤다는 소문에 곧바로 취재 준비를 마쳤다.
고지대라 여름에도 밤에는 선선해
반월제는 진안군 진안읍 반월리에 있는 2만1천평 규모의 준계곡지다. 남계지와 마찬가지로 진안군을 상징하는 마이산이 시원하게 바라다보이며 밤에는 여름에도 점퍼를 걸쳐야 할 정도로 시원한 곳이다.
오후 1시경 도착하니 박현철 씨와 하민수 씨가 보트를 저수지 중앙에 정박한 뒤 ‘새끼 보트’를 타고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조과를 묻자 전날 밤에는 입질이 전무했다고. 알고보니 며칠 전부터 가을 배수가 시작돼 밤새 10cm 이상이나 물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2~3cm도 아니고 10cm나 빠지는데도 버틴다구?’ 배수, 보름달 밤에는 아예 물가로 나가지도 않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경우였다. 이에 대해 박현철 씨는 “그래도 보트낚시는 그나마 낫습니다. 연안 포인트는 지형이 완만해 붕어들이 내려간 수위보다 훨씬 멀리 빠져버리죠. 반면 보트낚시는 연안을 벗어난 붕어들이 모이는 깊은 수심을 직공할 수 있어 그나마 유리합니다. 특히 반월제처럼 중앙부 깊은 수심에 마름이 잘 조성된 곳이라면 배수는 웬만큼 극복할 수 있어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는 밤보다는 낮에 입질이 올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어둑해지는 시점에 낚시에 집중해야 합니다. 초저녁에 별 소식이 없다면 일찍 자고 동 틀 무렵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라고 말했다.
나는 최근 5짜가 낚였다는 우안 중상 콧부리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6대만 폈다. 배스터 그것도 5짜가 낚이는 한방터에서는 10대 가량의 다대편성이 기본이지만 너무 뜨거웠던 낮기온에 지쳐 자제한 것이다.
내 자리의 수심은 1.2m 정도로 적당했고 바닥도 깔끔해 포인트는 좋아보였다. 그러나 배수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 밤새 미동도 않는 찌를 바라보다 밤 11시경 잠이 들었다. 새벽에 중간중간 나와 찌를 응시했지만 별다른 입질은 받질 못했다.
이날은 보트낚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현철 씨의 예상대로 하민수 씨가 오후 6시경 34cm 1마리를 낚았을 뿐 밤새 확실한 대물 입질은 받지 못했다. 아무리 보트낚시로 중앙부를 노리고, 마름을 끼고 앉았다 해도 밤새 10cm나 배수가 되는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결국 며칠 전 박현철 씨가 올린 35~38cm 붕어들만 촬영하고 철수해야 했다.
9월 말부터 5짜 출몰 재개될 듯
한편 이번 취재에서는 5~7치급 붕어도 여럿 낚여 눈길을 끌었다. 이 고기들은 몇 년 전 큰 비가 왔을 때, 반월제 상류에 있는 소류지가 넘쳐 흘러들었다는 소문이 정설로 나돌고 있다. 이 사실을 잘 모르고 5짜만 기대하고 온 낚시인들은 의외의 잔챙이 출현에 발길을 뚝 끊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9월 중순 현재 반월제의 배수는 수시로 진행 중이다. 인근 벼를 바짝 말리기 전에 논을 물을 대는 일명 ‘배동받이’ 배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동받이 배수가 끝나는 9월 말이 돼 수위가 안정되며 또 다시 대물 입질이 재개될 전망이다. 전북지역 대물낚시인들이 이 시기를 선점하기 위해 호시탐탐 탐색전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비 입력 ‘반월제(진안군 진압읍 반월리)’를 입력하면 쉽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반월제 우안 하류권 포인트에서 바라본 모습.

반월제 중심부 마름 지대를 공략해 34cm 월척을 끌어낸 하민수 회원.

박현철, 하민수 씨가 타고 낚시한 스피돔 보트의 널찍한 내부.

박현철 씨의 삼합채비. 바닥과 내림, 얼레 등 다양한 채비로 전환할 수 있다.

비바붕어의 스피돔 보트. 텐트 일체형이라 편리하며 내부가 넓어 겨울에는 대형 난로를 설치할 수도 있다.

박현철 프로가 월척 붕어를 낚아낼 때 사용한 마루큐의 노리텐 떡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