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동낚시터 관리실 앞 포인트 모습. 사진상 왼쪽이 무넘기이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진다.

백동낚시터 안내판. 다소 외진 곳에 있다보니 주변에 유명한 카페도 있다.

수면 위로 끌려나온 붕어. 계곡지라 그런지 힘이 꽤나 좋았다.

미끼용으로 사용한 노리텐 펠렛+어분첨가제.
양평 백동낚시터는 만수면적 약 1만1천평의 계곡지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벙어리장갑 모양처럼 생긴 게 특징. 장갑 엄지에 해당하는 골자리 포인트, 관리소 앞 포인트, 상류 포인트로 크게 나뉜다. 계곡형지답게 상류권 얕은 곳 수심은 2m 내외, 하류권 깊은 곳은 5~6m에 달한다.
취재일 필자가 낚시한 곳은 상류권이다. 사진으로 봤던 초대형 부교가 상류에 있는데 아마도 대한민국 낚시터에 있는 부교 중 최대 크기가 아닐까 한다. 이것은 넷플릭스가 남기고 간 흔적(?)이라고 하는데 대략적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초여름에 이곳을 통째로 빌려 연예인 여럿이 나오는 쇼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낚시터 곳곳을 배경으로 촬영 했고, 수면에 부교를 만들고 그 위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을 한 것. 촬영 종료 후 세트를 철거한 촬영팀이 바닥(부교)만 남기고 낚시터에 기증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최대 10명까지도 낚시가 가능하며 뒤쪽으로 공간이 넓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일정 인원 이상이면 예약도 가능하니 자세한 내용은 관리소로 문의하면 된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보다 규모가 정말 컸고 연안에서 3.2칸 폈을 때 찌 위치에서 낚시를 하는 느낌이라 왠지 모르게 고기가 잘 나올 것만 같았다.
블루길 성화 사라지면 어김없이 입질 살아나
낚시터는 장대 라인을 제외하면 4.0칸까지 펼 수 있기에 필자도 4.0칸으로 낚시를 진행했다. 방류 어종은 향어와 붕어가 비슷한 비율인데 오늘 필자에게는 붕어만 낚였다. 보통은 향어와 붕어가 같이 낚이곤 하지만 일기가 불순해서 그런지 향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백동낚시터는 사실 동절기 빙어낚시터로 더 유명하다. 얼음 썰매, 얼음 미끄럼틀을 비롯해 다양하게 즐길거리가 있어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보통 빙어낚시를 겸하는 곳을 보면 블루길이나 살치 등의 잡어가 있기 마련인데 이곳 백동낚시터 역시 블루길이 있었다. 그래서 낮에는 쉬엄쉬엄 낚시하고 밤에 낚시할 목적으로 느지막이 찾아갔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낮부터 블루길 입질 속에서 붕어가 낚였다. 블루길 입질은 쏙 끌고 들어가거나 2~3마디 빠르게 오르거나 하는 입질이 대부분. 그러한 입질 속에서도 붕어는 찌를 끝까지 밀어 올리거나 아주 묵직하게 올려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블루길 입질이 어느 순간 딱 끊어지고 정적이 이어지면 붕어가 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지저분한 입질을 거르다보면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대신 블루길 공격을 완전히 피할 수 없으므로 집어제와 미끼를 다소 딱딱하게 달았다. 마치 노지에서 건탄낚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가 출조한 날의 붕어는 먹성이 너무 좋았다. 중간에 받아먹기도 했고, 찌를 몸통까지 올려주는 등 입질이 확실하였다. 백동낚시터는 힐링낚시터로서 10마리만 낚아도 만족하는 곳인데 입질이 자주 이어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다.
입질은 오후 6시 전후가 피크였고 저녁식사를 하고도 입질은 계속 이어지다가 밤 10시 정도를 넘기니 붕어도 블루길도 뜸하게 입질이 들어왔다. 그래서 차에서 잠시 쉬고 새벽 2시부터 다시 낚시를 이어갔지만 이따금씩 입질이 들어오는 정도였다. 잠들기 전에 16마리를 낚았고 새벽 2시부터 아침까지 6마리를 낚았지만 날이 밝아진 이후로는 붕어나 향어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골자리에 가보니 혼자 출조한 단골분이 있었다. 연천에서 온 장군 씨였는데 거의 향어로만 15마리를 낚았다고 말했다.
풍광 좋고 물 좋은 계곡지
과거 기억을 떠올려보니 이곳 백동낚시터를 다시 찾아온 게 딱 10년만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육상 방갈로 위치와 시설도 그대로이고 초대형 부교 이외에는 대부분 그대로였다. 그렇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 오는 곳으로서, 관리인도 큰 욕심 없이 소소하게 유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면 10년 전에는 붕어낚시만 했었고 지금은 향어낚시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다시금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이곳을 왜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오늘도 향어를 염두에 두고 원줄 5호와 10호 바늘, PE목줄 4호와 5호로 무장을 했는데 붕어가 잘 낚여 기분이 좋았다.
풍광 좋고 공기 좋고 물 좋고 사람 좋은 백동낚시터. 장대라인은 낚싯대 길이 제한 없이 운영 중이다. 2~3인용 방갈로는 총 13개, 특실이 하나 있으며 일반실은 평일 주말 동일하게 4만원(입어료 제외), 특실은 7만원(입어료 제외)을 받는다. 입어료는 3만5천원이다. 단체손님을 위한 카페도 있으며, 식당, 샤워실, 수세식화장실 등이 있다.
문의 010-4161-7750,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백동길 26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