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좌안 중류에서 바라본 통영 예포지 전경.
좌안 상류에서 낚시한 임인우 회원이 새벽 2시경 올린 40.8cm 대물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와 동사리.
필자와 임인우 회원의 조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랜만에 로즈피싱밴드 회원과 경남 통영시 광도면에 있는 예포지로 출조했다. 8.15 광복절에 각자 다른 저수지로 출조 했었으나 대다수가 손맛을 못 본 터라 이튿날 함께 출조하게 된 것이다. 회원들에게 주소를 보낸 뒤 오후 1시쯤 마트에 들러 주류, 음료, 식사거리를 구입하고 부산에서 통영으로 출발했다. 통영으로 가려면 예전에는 창원~고성을 경유해 2~3시간 달려야 했지만 거가대교 개통 후엔 1시간 거리로 단축되어 편하게 갈 수 있다.
예포지는 준계곡지라 중상류는 수심이 2~3m, 제방권은 3~4m다. 바닥은 전반적으로 준평지형에 가까우며 서식 어종은 붕어, 잉어, 장어, 새우, 참붕어, 동사리 등이다. 한때 4짜 붕어와 월척, 준척이 골고루 나오던 순수 토종터였으나 10년 전 제방 보수공사 이후로는 이상하게 걸었다 하면 기본 씨알이 9치가 넘어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는 초저녁과 새벽낚시가 잘 되며 하절기에는 낮낚시가 잘 된다. 미끼는 새우, 옥수수가 잘 먹히며 새우는 예포지에 많이 서식하므로 채집해서 쓸 수 있다.
폭염 속 1시간 동안 제초작업
예포지에 도착하니 회원들이 먼저 도착해 낚싯대를 펴고 있었다. 땀이 비 오듯 흘렀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미치거나 정신이 나간 사람으로 볼 상황이었다.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하룻밤 낚시할 자리를 둘러보았다. 만수면적 1천500평 규모의 작은 계곡형 저수지다보니 낚시 자리가 많지 않았다. 게다가 먼저 온 회원들이 자리를 잡은 터라 자리를 쉽게 찾지 못했다. 제방과 우안 최상류 두 곳 중에 자리를 잡아야 했는데, 제방은 종일 해가 들기 때문에 그늘이 지는 최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최상류는 풀이 우거져 100m 정도 길을 만들어 진입해야 했다. 고진감래라는 말을 떠올리며 큰 마음을 먹고 1시간 동안 길을 닦은 뒤 장비를 옮겼다. 짐을 다 옮긴 뒤 낚싯대를 펴니 그때부터 해가 기울어 그늘이 졌다.
오후 4시쯤 되자 제방 초입에 앉은 강재갑 회원이 연신 붕어를 낚아내는 게 보였다. 필자는 어차피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본부석이 있는 제방 근처로 나가야 할 상황.
강재갑 회원의 자리로 가보니 정말 붕어를 여러 마리 낚아내고 있어 운 좋게 랜딩 장면도 찍을 수 있었다. 월척이라 생각할 정도로 당길힘이 좋았고 29cm급 붕어가 올라왔다.
입질은 계속 이어져 한 시간 동안 9치 붕어를 10마리 넘게 낚아냈다. 살림망을 가져오지 못해 개인 사진만 촬영한 뒤 낚은 붕어는 바로 방생했다.
제방권에서 9치급 붕어 연달아 입질
오후 5시쯤 되어서는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였다. 회원들과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고 전어 회와 함께 소주와 맥주를 곁들이며 더위를 식혔다. 회도 회지만 매운탕은 여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는 것 같았다. 예포지를 방문한다면 추천할만한 식당이다.
입추가 지나서인지 해가 빨리 서산으로 지는 듯했다. 술 한 잔 더 나누고 싶었지만 초저녁에 붕어 손맛을 봐야 하기에 저수지로 돌아왔다. 본부석에 모여 커피 한 잔 마시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저수지 수면에 어둠이 깔렸다. 케미를 달고 채비를 투척하는 사이 29cm급 붕어 한 마리가 올라왔다.
나는 초저녁부터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붕어를 낚아냈는데, 밤 9시가 되니 제방 좌측 상류에 자리한 임인우 회원이 연신 붕어를 낚아냈다. 크기를 물어보니 모두 9치급. 좀 더 시간이 흐른 후 제방권에서도 챔질하는 소리가 들렸고 24cm~28cm 붕어가 낚인 것을 확인했다. 반면 내 자리는 초저녁 입질 후 잠잠했다.
새벽 2시에 올라온 40.8cm
시간이 흘러 밤 11시쯤. 배가 출출해서 인근 치킨집에 생맥주와 치킨을 주문한 후 회원들과 야식시간을 가졌다. 저수지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새벽 1시. 각자 자리로 돌아가 새벽낚시에 집중, 나는 새우를 채집해 새벽낚시를 준비했다. 미끼를 교체하니 거짓말처럼 3분도 지나지 않아 붕어가 찌를 멋지게 올렸다. 챔질하는 순간 수심이 깊어서인지 9치 붕어라도 손맛이 당찼다.
새벽 2시경에는 임인우 회원이 다시 입질을 받았는데 첨벙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랜딩을 했다. 처음에는 계속 차고 나가는 형태라 잉어인 줄 알았으나 물 밖으로 올리니 붕어였다. 계측을 해보니 40.8cm! 필자는 4짜 붕어가 낚였다는 말에 희망을 걸고 낚시를 계속 이어갔다.
새벽에 찌를 바라보다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고 깨니 아침이었다. 낚싯대는 3대가 좌측 수몰나무 밑으로 처박혀 있었다. 혹시나 3대 중 한 마리라도 건져낼 수 있을까 조심스레 당겼지만 나뭇가지에 줄이 칭칭 감겨 붕어 얼굴을 못보고 채비만 터져버렸다. 하지만 폭염 속에서도 4짜급 대물붕어와 준척급 붕어로 손맛을 보았으니 다행인 것 같았다. 불볕더위가 시작되기 전 회원들에게 낚시장비를 걷고 철수하자고 했다.
이제 곧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만큼 잘 기억해 두셨다가 출조해보길 바란다. 참고로 예포저수지도 동네 주민들이 낚시인들 쓰레기 문제로 민원을 넣으므로 출조 시 동네주민과 마찰 없이 주차를 잘하고 쓰레기는 꼭 되가져가길 바란다.
내비 입력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산266
임인우 회원이 낚은 40.8cm 붕어 계측 모습.
제방 초입에서 바라 본 저수지.
제방 정중앙에서 낚시한 회원.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특급 포인트이기도 하다.
제방 초입에서 연신 29cm급 붕어를 올린 강재갑 회원.
낚시터 부근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즐긴 회원들.
초저녁 옥수수 미끼로 필자가 올린 29cm 붕어.
귀여운 새끼 동사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