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대호 석문면 초락도리 교각에서 배스의 입질을 받고 파이팅하고 있는 필자. 지그헤드리그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35cm가 넘는 배스를 보여주는 필자.
“다리 밑에서 주웠습니다!” 폭염으로 인해 다리 교각 아래에 숨은 배스를 낚아 낸 필자. 씨알은 대부분 30~40cm다.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었다. 나는 틈틈이 충남의 저수지와 간척호를 답사하며 10월호 취재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취재지로 고려하던 인평지에서 커다란 수달을 만나면서 대호로 눈을 돌렸다.
8월 말임에도 대호는 여전히 고수온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여름 내내 같은 포지션에 있던 배스들은 프레셔도 많이 받았다. 계절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빅배스를 만나는 게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있었다. 대호라면 왠지 대물을 내어 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무려 한 달 동안 대호를 답사했다. 한낮에는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기 때문에 주로 오후 5시 무렵부터 시작해 일몰 후 한두 시간 더 답사를 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많은 마릿수는 아니었지만(사실 마릿수 보다 빅배스가 목적) 꽤 여러 마리의 빅배스를 랜딩했다. 대부분 버즈베이트에 나왔고 한낮에는 수심 깊은 물골이나 교각 아래에서 낚였다. 일부는 수초 군락 속에 은신하고 있다가 수온이 내려가는 저녁에 활동하는 듯했다. 나의 자신감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수온이 낮은 환경을 찾는다면 원하는 조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교각 아래 그늘에서 지그헤드 스위밍
이번 취재의 관건은 앞에서 언급했듯 한낮에 수온이 낮은 배스가 은신할만한 포인트를 찾는 것이었다. 나는 당진시 석문면 초락도리 536번지를 첫 포인트로 정했다. 이곳에는 상류 해창지에서 대호 본류로 연결되는 수로가 있는데, 그 수로에 몇 개의 콘크리트 교각이 있다. 교각은 마치 터널처럼 생겼고 빅배스들은 그 아래에서 더위를 피한다.
초락도리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반이었다. 도착과 동시에 교각 아래로 채비를 캐스팅하기 위해 험한 바위를 타고 내려갔다. 아파트 2층 높이의 가파른 경사, 물가에 도착한 후에는 교각 주변을 노리고 지그헤드리그를 스위밍으로 운용했다. 입질은 쉽게 받았는데 입걸림이 안 되는 상황. 작은 배스인지 아니면 큰 배스인데 입질이 짧은 것인지 일단 한 마리 걸어봐야 알 수 있었다.
낚시하고 있으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수온이 낮아져 활성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나는 하류의 교각 안으로 쉴 새 없이 지그헤드를 캐스팅했다. 첫 입걸림까지 쉽지 않았는데 마수걸이는 작은 배스였다.
이곳에 작은 배스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그리고 교각 아래로 좀 더 깊숙이 채비를 넣었다. 그러나 작은 배스만 계속 나왔다. 그러던 중 왼쪽으로부터 두 번째 교각으로 캐스팅한 지그헤드에 ‘텁’하는 입질이 왔다. 라인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훅셋! 그 순간 바낙스 하데스 스피닝릴의 드랙이 역회전하기 시작했다. ‘찌이이이이이이익!’ 예상대로 였다. 굉장한 힘이었다. 물속에 장애물이 많았기에 빠른 제압이 필요했다. 두 번의 바늘털이를 허용했으나 바늘이 빠지지 않았다. 랜딩 성공! 런커급 배스였다. 아쉽게 줄자를 차에 두고 와서 계측을 하지 못했다.
그사이 소나기가 멎었다. 나는 교각 아래로 캐스팅을 이어갔다. 적어도 한 마리 정도는 런커가 더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맞았다. 하류 좌측 첫 교각으로 던진 지그헤드에 다시 묵직한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엄청난 힘이 느껴졌고 드랙이 역회전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제압할 틈을 주지 않았고 6파운드 카본 라인이 교각에 쓸려 터지고 말았다.
버즈베이트로 같은 자리를 지속적으로 자극
오후 6시가 되어 초락도리를 빠져나왔다. 이제 저녁 피딩을 위한 포인트로 대호지면 도이리 1124번지의 두산양수장으로 이동했다. 나는 버즈베이트만을 운용했다. 다른 루어를 쓴다면 작은 배스가 낚이기 때문이었다.
캄캄한 밤이 되어 버즈베이트를 캐스팅했다. 아마 같은 자리에서 수백 번 캐스팅한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 입질도 완전히 끊겼다. 하지만 달빛에 의지해서 캐스팅을 이어갔다.
이미 50번은 넘게 버즈베이트가 지나간 부들군락 끝자락을 또다시 지날 무렵 ‘퍽!’하는 소리와 함께 마치 수류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강하게 챔질하니 묵직한 저항과 함께 파이팅이 시작되었다. 올려보니 46cm. 짜릿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내 옆에서는 드롭샷으로 낚시한 사람이 있었는데 계속 잔챙이만 올리고 있었다.
내가 밤에 버즈베이트만 고집한 이유가 바로 씨알 선별력 때문이다. 잔챙로 손맛을 볼 생각이라면 오후에 사용한 지그헤드만으로 충분하다. 작은 미노우를 사용한다면 더 재밌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빅배스가 목표라면 버즈베이트가 그 열쇠다. 가끔은 6인치 섀드웜을 이용한 버징이나 스피너베이트도 잘 먹히지만 도이리처럼 수면이 깨끗하고 육초가 잠겨 있는 구간, 마름이나 연같은 부상 수초가 적은 곳이라면 버즈베이트로 꾸준히 캐스팅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도 같은 자리를 수십 번, 수백 번 ‘지진’ 결과 전혀 배스가 없을 것 같은 자리에서 입질을 받았다. 배스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반응하지 않는 것 뿐이니, 버즈베이트로 배스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초락도리에서 포인트를 이동 중에 발견한 자리. 무너진 돌에 나무와 교각이 어우러져 배스가 은신하기 좋아 보였다.
참개구리
게리 야마모토 4인치 그럽웜에 지그헤드 1/16온스로 채비를 꾸렸다. 장비는 바낙스 컴퍼스 더 블랙 S652ULS 로드에 바낙스 하데스 2000S, 라인은 아미고 프리미엄 FC 6lb.
대호 상류에 있는 해창지에서 대호로 연결되는 수문.
지그헤드를 완전히 삼키고 올라온 배스.
필자의 버즈베이트 장비. 버즈베이트는 BKK 매드 크래커 1/2온스며 아미고 레드 FC 16lb 라인에 바낙스 아폴로 SV 111GL 베이트릴, 로드는 바낙스 컴퍼스 더 블랙 C692MH를 사용했다.
버즈베이트로 부들수초 군락 주변을 노려서 낚아낸 46cm 배스.
초락도리 상류 교각.
바늘털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그헤드의 바늘을 휘어서 사용했다.
도이리에서 일몰 후 버즈베이트로 낚은 배스를 보여주는 필자.
지그헤드리그에 사용한 게리야마모토 4인치.
버즈베이트로 낚은 46cm 배스 계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