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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현장] 백령도 감성돔 탐사 대성공 서해 감성돔 북방한계선 드디어 찾았다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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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현장]

백령도 감성돔 탐사 대성공

서해 감성돔 북방한계선 드디어 찾았다

이영규 기자


과연 우리나라 감성돔의 북방한계선은 어디까지일까? 지금은 이런 질문이 큰 흥미를 못 끌 주제이지만 감성돔낚시 열기가 최고조였던 90년대만 해도 큰 이슈였다. 특히 남해나 동해에 비해 감성돔낚시 여건이 열악했던 서해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도 보령, 태안권 정도가 감성돔 서식의 북방한계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 위로는 뻘이 많고 간만 차가 큰 경기도와 인천권 바다가 버티고 있어 감성돔 서식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백령도 감성돔 탐사낚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백령도 남쪽 장촌포구 방파제에서 첫 감성돔을 올렸다. 30cm에 못 미치는 잔챙이였지만 백령도 감성돔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백령도 용기포신항에 도착한 후 백령도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번 취재에는 작은 전기자전거를 싣고 가 현지 포인트를 탐색했다.



작년 가을에 이은 2차 탐사

기자가 백령도를 찾은 것은 지난 9월 25일로 이번이 두 번째 감성돔 탐사낚시였다. 첫 번째 탐사는 작년 10월이었다. 그때도 1박2일 일정이었으며 감성돔은 낚지 못한 상황에서 백령도의 낚시 여건을 면밀히 살펴보는 데 중점을 뒀었다.

당시 기자는 백령도에서 감성돔이 낚인다 해도 낚시터로서의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단 포인트 여건이 너무 열악했다. 대부분 연안의 수심이 얕고 갯바위가 완만해 낚시할 만한 포인트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수심이 좀 나오고 발판이 좋은 곳은 직벽이나 절벽지대인데 이런 곳은 군사시설로 출입이 통제돼 접근이 어려웠다. 대다수 해안에 철책이 둘러쳐져 있어 마치 DMZ에 온 인상이었다. 여기에 방파제 입구마다 낚시금지 문구는 왜 그리 많은지….

가장 갯바위 여건이 좋았던 동쪽의 고봉포구라는 곳 역시 입구에 부대가 있고 방파제 입구에 낚시금지 문구까지 적혀 있어 낚시할 기분이 전혀 나지 않았다. 여기에 갯바위 전용 낚싯배는 꿈도 못 꾸는데다가 야간에는 아예 해안선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라 ‘과연 낚시터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갯바위 여건만 놓고 본다면 경유지였던 소청도와 대청도가 훨씬 양호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소청도는 우럭과 광어 등을 노리는 록피시 매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감성돔 갯바위 포인트 개발지로도 유력해 보였다.


그나마 낚시 여건 좋았던 장촌포구 방파제

내가 작년 1차 답사 때 봐둔 가장 유력한 감성돔 낚시터는 장촌포구였다. 백령도 남쪽에 있는 장촌포구는 규모도 크지만 그나마 군사시설에서 거리가 떨어져 있고 출입과 낚시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곳이었다. 특히 방파제는 비교적 수심이 깊어 낚시 여건이 좋았다.

방파제 내항에서 꽃게를 다듬는 어부들로부터 감성돔 서식에 대한 정보도 입수할 수 있었다. 마을에 사는 누군가가 매번 새우를 얻어가 30cm 남짓한 도미를 낚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그 도미가 감성돔인지 참돔인지는 모르겠으나 감성돔일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올해 2차 탐사에 나서게 되었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3시간 40분 소요

9월 25일에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코리아프라이드호를 타고 백령도로 향했다. 소요 시간은 3시간 40분. 목포에서 가거도, 포항에서 울릉도 가는 시간보다 더 긴 여정이었다. 이날 나는 비싼 비즈니스석을 예매했는데, 올해 인천시에서 시행 중인 요금할인제 덕분에 평일에도 많은 여행객이 몰려 일반석은 매진됐기 때문이었다. 인천 시민의 경우 백령도까지의 편도 요금이 고작 1천5백원(주중, 일반석 기준), 타 지역 사람은 정가의 70%(역시 주중에 한 함) 정도에 이용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었다.

소청도와 대청도를 차례로 경유한 여객선이 오후 12시 20분경 백령도의 관문인 용기포신항에 도착했다. 나는 전기자전거를 조립해 면소재지에 있는 모텔로 이동한 후 곧바로 낚시터로 향했다. 백령도에도 렌터카가 있지만 전기자전거로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오후 2시경 장촌포구에 도착해보니 여건은 작년과 동일했으나 예상했던 만큼 수위가 오르지 않아 고민이 됐다. 이날 물때는 11물. 조고차가 작은 일명 ‘쪽사리’ 물때라 그런지 평소보다 수위가 낮았다. 그 바람에 작년에 눈여겨 봐둔 방파제 초입 갯바위는 초들물임에도 바닥 수위를 보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방파제 끝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첫 낚시를 시작했다.

초들물 때 수심은 약 5m. 다행히 비교적 깊었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수위가 빨리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거의 만조에 가까워질 무렵 수위가 약간 올랐는데 그동안 올라온 고기는 망둥어, 노래미, 학공치 등이 전부였다. 밑걸림이 전혀 없는 것을 보니 뻘밭 같았다.

이 정도 여건이면 감성돔이 있어도 조류에 맞춰 잠시 들어왔다 나가는 녀석들일 뿐, 이 근처에 오래 머물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니 포인트에 대한 확신은 더욱 약해져갔다.



장촌포구 입구에 있는 용트림바위.


장촌포구 초입 갯바위에서 감성돔을 노리는 장면. 수위가 높지 않아 여건이 좋지 못했다.


장촌포구에서 두 번째 감성돔 입질을 받고 황급히 아래쪽 테트라포드로 내려가는 기자. 아쉽게도 이 고기는 놓치고 말았다.



연달아 들어온 두 번의 감성돔 입질

낚시 시작 2시간 정도가 지났을 무렵 방금 전 망둥어가 올라왔을 때의 미약한 입질이 또 다시 찌에 전달됐다. 크릴로 망둥어를 낚은 건 처음이라 비슷한 입질 형태에 실망하며 가볍게 챔질! 그러자 드랙 소음과 동시에 릴대가 급격히 휘어들었다.

‘앗! 이것은 감성돔 특유의 초반 질주가 아닌가!’

설마, 제발, 혹시….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버티자 은빛 어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은 분명 감성돔이었다. 비록 씨알은 30cm에 못 미치는 잔챙이였지만 백령도 감성돔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그 순간은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래 있었구나!’

개인적으로도 이번 백령도 감성돔 탐사낚시 성공은 지난 96년 9월 외연열도 첫 감성돔 탐사 성공, 같은 해 10월 호도, 녹도 감성돔 탐사 성공, 98년 9월 인천 덕적도 감성돔 탐사 성공, 2000년 8월 인천 소이작도 감성돔 탐사 성공에 이은 쾌거였다. 더욱 기뻤던 점은 지금까지의 모든 탐사낚시에서 내가 감성돔을 직접 낚았다는 점인데 특히 2000년 8월 소이작도에서 낚은 54.5cm 감성돔은 나의 국내 감성돔 기록이기도 하다.

두 번째 입질이 찾아온 것은 약 3분 뒤. 채비를 다시 던져 넣자 구멍찌가 방파제 끝 합수머리로 향하다가 또 망둥어 입질마냥 스르륵 잠겼다. 긴장한 채 뒷줄만 잡고 기다리는데 수면에 늘어졌던 원줄이 갑자기 떠올랐다. 깜짝 놀라 챔질하자 이번에는 훨씬 강한 힘으로 저항했다.

분명 4짜가 넘는 씨알로 직감한 나는 번개처럼 아래쪽 테트라포드로 뛰어내렸다. 높은 테트라포드에서는 놈을 끌어내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순간의 결정이 악수가 됐을까? 놈은 어느새 테트라포드 안으로 처박아 버렸고 약 1분간 기다렸으나 끝내 뽑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로는 더 이상 입질이 없었고 짧았던 입질은 이 두 번으로 끝이 났다.

철수 후 이튿날 새벽에 다시 장촌포구를 찾았으나 추가로 감성돔을 낚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오전 6시경 도착하니 어제 방파제에서 입질 받았던 때보다 수위가 많이 올라 지형과 조류 방향이 변해 있었다. 유력한 포인트로 예상했던 갯바위 포인트는 여전히 수위가 낮아 별 메리트가 없었다. 결국 갯바위에서 20cm도 안 되는 살감성돔을 몇 마리 낚은 게 이날 오전 낚시의 전부였다.


인천권 먼바다 감성돔터 개발의 신호탄 되길

오전과 오후 각각 서너 시간에 불과했던 백령도에서의 1박 2일 탐사낚시는 이렇게 종료됐다. 그리고 두 번에 걸쳐 탐사낚시를 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백령도 감성돔낚시는 그다지 대중성이 없다는 게 솔직한 판단이다. 일단 여객선 시간만 3시간 40분 걸리는 너무 먼 거리, 좋은 감성돔 포인트의 부재, 군사시설 집중으로 인한 출입 구간 및 시간 제한 등이 걸림돌이었다.

아무튼 지금까지 인천권 감성돔낚시는 가까운 영흥도와 시화방조제(경기도 안산시 관할) 일대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먼바다 섬까지의 탐사는 미흡했다. 덕적도 감성돔 탐사를 성공한 지가 벌써 28년 전이지만 너무 오래돼 요즘 낚시인들은 아예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탐사낚시 성공은 인천 먼바다 감성돔터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백령도행 코리아프라이드호의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


인천항에서 백령도까지 운항하는 코리아프라이드호. 자전거를 싣고 갈 수 있으며 추가로 1만원을 받는다.


백령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사곶해수욕장.


취재일에 사용한 푸가의 마하 0.5호 구멍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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