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25일 거문도~대삼부도로 빅게임 출조를 나가 130cm급 부시리를 낚은 필자.

필자가 올린 미터급 부시리와 사용한 장비.
지난 10월 25일, 거문도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지금 거문도에서 부시리가 잘 낚인다”는 한마디를 듣고 출조에 나섰다. 하지만 여수에서 출항할 때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나는 직접 운항하는 소형 선박을 이용해 출조하고 있는데 여수 앞바다를 벗어나자마자 제법 높은 파도를 맞으며 거문도로 향해야 했다. 다행히 거문도에 도착할 때쯤에는 검푸른 바다가 우리를 반겼고 낚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다.
망치로 로드를 내려치는 듯한 입질
북서풍을 피해 거문도 남쪽에 있는 노루여에 도착하니 조류가 서서히 오른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바람은 여전히 셌지만 묘한 기대감이 솟았다. 물색은 어둡고 푸른 그야말로 부시리가 좋아할 색감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출조에는 라팔라의 오쿠마 살리나(Okuma Salina) 스피닝릴을 사용했다. 대부시리급 대형 어종을 상대하기 위한 스피닝릴은 강력한 드랙 성능과 부드러운 회전감이 필수인데 오쿠마 살리니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로드는 8피트 폽핑 로드를 썼고 라인은 서픽스131 PE 6호, 쇼크리더는 150lb를 사용했다. 루어는 우드 펜슬. 첫 캐스팅. 펜슬베이트가 포물선을 그리며 수면 위로 날아갔고 루어가 착수하자마자 슬랙라인을 회수하여 다이빙 액션을 주었다. 몇 번의 액션을 반복하던 순간, 갑자기 수면이 ‘퍽’하는 굉음과 함께 거세게 갈라졌다.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질을 받아 마치 망치로 로드를 내리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릴 드랙이 비명을 질렀고 이내 드랙을 더 잠그며 거센 저항에 대응했다. 1분 남짓 파이팅을 하니 녀석의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졌고 120cm급 부시리를 올릴 수 있었다.

함께 출조한 지인도 130cm 부시리를 낚았다.

대삼부도 앞에서 부시리를 걸어 파이팅하고 있는 필자.

출조 당일 주력으로 사용한 210mm 펜슬베이트.
조류 거센 대삼부도에서 130cm 랜딩
거문도에서는 미터급 부시리를 수십 마리 낚을 수 있었다. 마릿수가 너무 많아 동시에 히트해 랜딩하기도 했고 물칸에 넣지도 않고 방생한 것만 열 마리가 넘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큰 부시리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오후에는 거문도 북쪽에 있는 대삼부도로 이동했다. 중들물부터 대삼부도를 노리기 시작했으며 조류가 빠른 포인트를 찾아 탐색에 들어갔다.
바람은 잦아들었고 해류의 흐름이 아주 좋다고 판단해 표층만 공략하기로 했다. 큰 펜슬베이트를 사용했으며 길이는 210mm. 큰 부시리를 노리기 위해 강한 액션을 연출할 수 있도록 액션을 주었다. 삼십분 남짓 흘렀을까? 눈 깜짝할 사이 5마리 부시리를 올렸고 씨알은 대부분 110cm급이었다.
대삼부도 역시 미터급 씨알뿐인가 생각할 그때 어마어마한 입질이 찾아왔다. 첫 저항을 버텨냈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다시 굉장한 속도로 먼바다로 차고나갔고 드랙을 손으로 잡아도 역회전이 멈추지 않았다. 오래만에 초대형 부시리가 입질했음을 느꼈으나 이내 라인이 터졌고 녀석은 값비싼 펜슬베이트를 입에 문채 사라져 버렸다. 그 뒤로 함께 출조한 지인이 130cm급 부시리를 올렸고 나도 130cm급 부시리를 낚으며 씨알에서도 만족하며 출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펜슬베이트로 리듬감 있는 액션 연출
거문도와 대삼부도의 부시리 피크 시즌은 가을이다.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베이트피시와 부시리의 활성이 최고조에 달하며 이때는 표층으로 사냥이 이뤄진다. 그래서 10월 전후에 펜슬베이트를 이용한 캐스팅게임이 절정에 이른다. 루어 운용에서 있어 참고할 점은 리듬감 있는 액션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빠르면 큰 녀석들이 따라붙지 않고, 너무 느리면 흥미를 잃는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펜슬베이트의 다이빙 각도를 약간 낮춰 수면을 미끄러지듯 끌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여수 국동항과 거문도 현지에서 부시리 출조를 나가는 낚싯배가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출조할 수 있다. 루어 전용선의 경우 가을에는 매일 출조하므로 겨울이 오기 전에 대부시리 손맛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낚은 부시리를 방생하고 있다.

120cm 부시리를 보여주는 필자.

출조당일 사용한 필자의 장비. 로드는 8피트 폽핑 전용대며 스피닝릴은 오쿠마 살리나 14000이다.
오쿠마 살리나 스피닝릴은 20만원대 가성비 모델로 현재 부시리 입문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시리 릴찌낚시에도 사용 가능.